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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 싸움에 ‘등 터지는 원장’

갈등 심할땐 사기저하·경영악화 초래, 인성 중심 채용·면접시 기존 직원 참여도

A원장은 최근 시름이 깊다. 새롭게 영입한 실장이 기존에 근무하던 스탭들과 불화를 빚으면서 시작된 고민이다. 기존 멤버의 리더 격의 스탭이 이 새로운 실장과 첨예하게 갈등하면서 급기야는 “저 사람 때문에 근무하기가 힘들다. 결정을 내려달라”고 A원장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경영과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결정이 내부의 반발을 산 셈이다. A원장은 “치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인 만큼 밤잠을 설칠 만큼 많은 생각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 동시에 절반 이상 퇴사 위기 ‘아찔’

스탭 싸움에 원장들의 등이 터지는 상황이 다반사다. 이미 내부 시스템이 완비된 대형 치과의 경우 결원이 생겨도 매뉴얼대로 업무를 진행하면 되지만, 사람이 전부인 동네치과의 경우 내부 갈등이 발생하면 이는 고스란히 경영에 차질을 빚게 된다.

B원장은 최근 직원의 절반 이상이 동시에 퇴사할 뻔 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사연은 이렇다. 병원에 5명의 스탭들이 있었는데, 문제는 조무사와 치과위생사가 절반씩 있는 상황에서 갈등의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차가 앞서는 조무사가 치과위생사와의 관계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고, 이것을 실장인 치과위생사가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흔들리게 된 것. 이 원장은 “면담을 했는데 모두 울면서 서로 저 사람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하더라. 병원 분위기도 엉망이 되고 정말 난감했다”고 고백했다.

근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직원들만 있는 C원장 역시 ‘사내 갈등’에서 자유롭진 않았다. 개원 20년이 넘은 C원장은 “그동안 숱한 갈등사례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질투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직원들끼리의 싸움이 많았는데, 주로 여직원이 많은 치과의 특성 상 남자 원장의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치과 내 갈등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치과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성남시의 한 치과에서 근무하는 15년 차 실장은 “갈등이 심한 치과는 응대 또한 나쁠 수밖에 없고, 퇴사로 결원이 생길 경우 다른 직원의 의욕이 저하돼 결과적으로 치과에 타격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 뽑을 때 ‘인성’ 중점적으로 봐

그렇다면 원장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갈등관리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당연해 보이지만 ‘채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갈등을 겪어 본 적 없다는 마포구의 16년 차 D원장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1차 공고 시 비전, 정신무장에 대해 설명 ▲면접 시 우리 치과 컨셉에 대한 자세한 설명 ▲급여 얘기는 나중에 ▲2차 면접에 기존 직원들도 참여시켜 검증 등으로 요약된다. D원장은 “이렇게 뽑힌 직원들에게는 자기 파트를 부여하는 등 책임감을 갖게 하고, 공동의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인화단결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강연활동을 하는 E원장의 조언도 비슷하다. 그는 ▲직원은 동반자다 ▲채용 시 적성을 꼼꼼히 살펴라 ▲공과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공정한 대우 ▲복리후생에 대한 투자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면 과감히 해고 등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C원장은 ‘갈등 해결의 포스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원장이 섣불리 개입하려고 했다가 ‘편애한다’는 식의 오해를 살 수 있다. 최고참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 내부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게 가장 좋다. 직원들의 대소사를 가족처럼 챙기는 것도 인화(人和)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