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것
1987년 2월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서울에 홀로 대학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왔다. 입학식에서 부산 사투리를 쓰는 친구가 혹시 치의예과 신입생이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본인도 같은 학과 신입생이라고 잘 지내보자고 했다. 물론 고등학교 동기가 27명이 서울대에 같이 입학을 하여 친하게 지낼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치과대학은 혼자여서 잘되었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 친구는 브니엘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부산의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하나 더 섭외하고 학습동아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나중에 치과의사가 되었을 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는 미적분학과 물리학 학습 동아리가 되어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다. 그런데 그 유명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화 투쟁이 터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위해 거리를 헤매일 때, 우리는 도서관에 있었다. 1학기 기말고사를 학과 차원에서 거부하기로 하고 시험장 입구를 일부 학생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나는 그 와중에 시험을 보러 들어갔다. 나중에 치과교정학을 전공한 친구가 입구에서 나에게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나중에 친구들을 어떻게 보려고 이렇게 하느냐?” 사실 부친이 사업에 망하고 월
- 김성곤 강릉원주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교수
- 2021-06-28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