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무서웠습니다”
어제의 일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일상이 변하기를 바라며 진료하는데 밖에서 번잡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마음도 웅성거려 곁눈질로 보니 남자 세명이 들어오는게 보였습니다. 팔짱을 낀 세남자들이 이상하기는 하지요. 아무튼 좀 이상한 분위기였습니다. 성인 남자 치료 받는데 보호자가 두명이나 따라 오는 일은 드문 일이기도 하고요. 저희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예진하고 제게 문의후 x-ray를 찍는데 방사선실로 보호자들이 따라들어가는 눈치였습니다. ‘뭔가 사단이 있구나’생각하면서도 진료중인 환자를 중단할 수 없어서 그냥 두었습니다. 이때 이미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남자 셋이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친한 사람들 같구요. 형과 동생같은 느낌.순간 떠오른건 환자를 가장한 강도단…그럼 떼강도. 어째 보안업체에서 비상벨 설치하라고 할때 하지 않았던고 하는 생각…. 또는 동네 양아치들이 우리 치과에 예쁜 위생사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러왔을까 하는 생각… 그래 우리 OO씨가 이쁘긴 예뻐…. 이윽고, 마침내 그들에게 제가 다가가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후자(예쁜 직원)쪽에 바람을 두고 다가가는데, 저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던 두 남자가 돌아서더군요. 그냥 그런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