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덴티스트
짝짝짝!!!! 희미하게 박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계속 맴돌던 귓속의 멍함이 사라짐과 동시에 박수 소리는 갑자기 커졌다. 아!~ 끝났구나, 드디어 끝났어. 울컥함이 올라오는 찰나, 다리에는 힘이 다 빠져나간 듯 풀썩 주저앉고 싶었다. 어떻게 인사를 했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기억나지도 않은 채 무대 뒤로 걸어갔다. 대기실 안 모든 학우가 기립 박수를 치고 있었다. 너무 멋진 연주였다고 말하는 그들의 거짓말 같은 찬사를 들으면서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4년간의 노력과 땀이 그 7분 동안 증발되었다. 딸아이가 고3이 되던 해였다. 입시를 앞둔 학부모로서 미루고 미루던 대학 입학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려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갑자기 어디를 클릭했던지 화면이 바뀌더니 대형 그랜드 피아노와 활짝 웃는 노교수가 눈에 들어왔다. 잘못 들어왔구나 싶어 나가려던 순간,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나면 무료한 시간을 골프와 피아노로 보내야지 하면서 어렴풋이 했던 결심이 떠올랐다. 서울 사이버대학 문화예술대학 피아노과. 해외유학파 교수들의 가르침을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 심심풀이로 해보자. 설마 진짜 음대 같진 않겠지? 오는 사람들도 뭐 그리 대단하게 잘
- 이수미 e-스마일치과의원 원장
- 2022-01-26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