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이 생각한 젊음
만 14세 미만은 형사상 미성년자이다. 이는 비비탄총을 들고 포X몬과 유X왕카드를 강탈하는 무장강도짓을 해도 형법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몸이 약해서 유X왕카드를 빼앗는 쪽보다는 빼앗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만 14세가 넘어서 무장강도 행위가 금지된다는 건 희소식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더 늘어났다. 기숙사 고등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생활에서 부모님의 잔소리가 많이 줄었다. 집에 들어오지 않고 학교에 있으니 부모님은 내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고, 그만큼 내 행동반경에 자유가 생겼다. 저녁시간에 몰래 외출을 해서 삼겹살을 먹고 들어와도 집에 있는 부모님은 알 도리가 없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19세에서 20세가 되었을 때였다. 나는 담배는 안 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술집도 갈 수 있고, 새벽까지 PC방이나 노래방에서 놀 수 있으며, 운전면허도 딸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라는 울타리는 날 지켜주기도 했지만 가둬두기도 했고,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니 시간적 여유가 훨씬 많이 생겼다. 덕분에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이때 처음 해봤다. 때문에 나는 나이 먹는 일이 싫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 이인규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2학년
- 2023-08-16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