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
서른이 되면 굉장한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에는 스무 살이 되면 자유를 만끽하며 꽃다운 20대를 보낼 줄 알았다. 스무 살이 되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스펙과 학점에 대한 준비로 20대 초반을 보냈다. 취업, 입학 등의 수많은 경쟁의 회오리를 지나 보내면 바래왔던 자유와 행복이 있을 줄 알았다.‘송지은’이라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 제목처럼 ‘예쁜 나이 25살’에 치전원에 입학한 후 또 다른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시험 관문을 매번 통과하고 보니 벌써 29살… 내가 상상했던 서른 즈음의 나는 10대, 20대 때의 나와는 다른 훌쩍 성장한 멋진 ‘어른’의 모습이었지만, 현실은 눈앞의 과제와 시험들을 힘겹게 헤쳐 나와 지치고 상처투성이인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자유와 남들이 말하는 행복을 여전히 원하지만, 그건 또 다른 나의 10년 뒤 모습일 뿐이었다. 그래도 25살에는 꿈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는 나를 응원하며 나의 행복은 5년 쯤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의 생활과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 일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