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집에 들어와 지친 하루를 끝낸 후 낮에 받았던 스트레스나 신경써야 할 여러 일을 잊기 위해 술이나 게임 등으로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거나 기절하듯 잠이 들기도 한다.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쳇바퀴 돌 듯 병원으로 출근하여 환자를 보는 것이 우리의 하루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진지한 의미보다는 말초적인 자극이나 쾌락과 같은 단순한 흥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그 이유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뭘 해도 무기력하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거나 살아가는 목적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무감각하게 살아간다. 우리는 갖지 못했을 때는 갖고 싶고 일단 어느 정도 얻게 되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다. 얻고 나면 지키고 싶고, 지키고 싶을 때는 잃을 것을 두려워한다. 바로 이런 욕망과 걱정과 두려움이 우리를 항상 바쁘게 하고, 스트레스에 휘둘리게 한다. 환자를 왜 이렇게 많이 봐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무리하다가 자신의 건강을 해쳐 치료를 위해 이제까지 모은 재화를 다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삶은 분명 유한한데 목적이 아닌 수단을 위해 주객 전도
2022년도를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0여만 명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국제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눈물 나는 전쟁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양대 후보 모두에게 제기된 도덕성 문제와 범죄 의혹으로 누가 얼마나 좋은지를 판단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 싫은지를 따지는 비호감 선거전이었고 거기에 가족이나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더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 양상은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특히 선거운동 내내 지역, 세대, 성별, 계층 간 사람들의 의견이 양극화로 더 심해져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었다.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숱한 의혹 제기와 흑색선전으로 오르내리는 지지도를 보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피곤하고 혐오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런 것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이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창피한 일들이었다. 어쨌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