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이 다닌 유치원 원장님이 개원 40주년을 며칠 앞두고 지병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지금은 여섯 살 난 셋째가 다니고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가 이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꼭 유치원에 갔던 기억이 난다. 부모 대상으로 아동심리나 양육방법 및 아이와 놀아주기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감정코치, 행동지도, 자존감, 부모의 리더십, 뇌의 발달 등 그때 교육 받았던 자료들과 자녀 교육서들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외부에서 유명 연자를 섭외하여 자녀 교육에 대한 특강도 열어주었다. 아이들에게 뭘 가르치려하기 전에 먼저 좋은 부모가 되라는 내용들이 많았다. 덕분에 나는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유치원에서 감정코치로 유명한 최성애 박사를 초청하여 특강을 하였다. 아내가 강의를 듣고 와서 책을 하나 건네주었다. 아이들의 정서와 애착에 관한 내용이었다. 애착(attachment)이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깊고 지속적인 유대감’이라고 한다.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신체접촉이나 애정표현을 자주 해주면 아이들은 장성한 후에도 부모에게 깊은 유대감
생명체의 모습, 동물의 모습이 지금과 같이 진화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자 할 때 우선 풀어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어째서 대부분 얼굴에 몰려 있는가?”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육근(六根), 다시 말해 ‘눈, 귀, 코, 혀, 몸, 생각’의 여섯 가지 지각기관(根) 가운데 눈, 귀, 코, 혀가 모두 얼굴에 몰려 있다. 얼굴에 분포한 신근(身根)까지 합하면 모두 다섯 가지 지각기관이 좁디좁은 얼굴에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다. 어린 아이든, 어른이든, 노인이든…. 사람도 그렇지만 강아지도 그렇고, 개구리도 그렇고, 물고기도 그렇고, 새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메뚜기도 그렇다. 왜 그럴까? 왜 이렇게 진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먹기 위해서’다. 인간을 포함하여 그 어떤 동물이든 ‘입 구멍’에 먹이를 넣어야 신체가 보전되는데, 아무것이나 다 먹이가 될 수는 없다. 눈으로 탐지하여 ‘먹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 가까이 접근하여 코로 냄새를 맡아서 그것이 먹이인지 확인한다. 부패하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입 구멍 속으로 넣어서 혀를 대어 먼저 표면의 맛을 본다. 그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제가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입니다. 전공의 2년차의 일상은 매우 바쁘게 돌아갑니다. 일과 중에는 진료실을 지키며 원내생을 지도하는 동시에 리모델링을 앞둔 진료실 환경개선에 분주하고, 야간에는 각종 연구과제 실무 진행과 임상시험 준비, 또 대학원 수업까지 빼곡한 일정이 이어집니다. 칼퇴근은 고사하고 집에서 여유롭게 저녁을 차려 먹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역에서 노숙인 상담원으로 활동하며 만나온 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습니다. 때로 누군가의 죽거나 다친 소식이 들려오더라도 코로나 시국의 문제로 조문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내심 바쁜 일상을 떠올리며 안도하곤 합니다. 삶의 방식이 점차 ‘나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낍니다. 분주한 마음 그대로 집에 돌아와 업무를 이어갑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는 루틴입니다. 수많은 그룹 채팅방의 메시지를 읽고 최소한 이모티콘으로, 필요하다면 장문으로 답장을 보내야 합니다. 그렇게 알림창을 아래로 넘기다가 어느 개인톡에 시선이 꽂힙니다. “형 저 검정고시 붙었어요.” 얼른 메시지를 눌러 다시 한번 들여다봅니다. 제가 아는 그 녀석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가성비가 매우 높다. 이러한 좋은 가성비는 2020년 보건의료기관 이용 측면에서 OECD 국가 중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가 연간 16.9회로 가장 많다는 통계에서도 뒷받침된다. 의료비 경제성과 의술의 관점에서 거의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의료인의 노력과 희생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건강보험제도(NIH: National Health Insurance)는 의료종사자들에게 헌신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하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의 도입은 1963년 의료보험법이 제정되고, 민주화 이후 의료보험 확대는 정치 쟁점이 되어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1994년에는 전국민 의료보장제가 확립되었다. 1999년 12월에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현재 법령)이 200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고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관리가 통합되어 지금에 21년이 되어가고 있다. 치과의사는 서비스 공급자가 되고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강제 가입되어 개원하기 위해서는 사업장현황신고와 개설신고를 한다. 진료수가는 원가 보전률이 50-60%에서 시작되었고 현재는 수가가 인상되어 현실화하려고 한다고하나
치과란 분야가 외과의 영역에 속하는 이상 손기술이 좋아야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실질적으로는 치과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본인의 손기술이 좋은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일단 시험성적에 맞춰서 치과대학에 들어오긴 하지만 6년동안 혹은 인턴, 레지던트 포함 10년의 수련 기간동안 손기술은 점점 발전하여 예술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동료치과의사들의 모습을 SNS의 케이스 리포트를 통해 매일 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학회에서의 케이스 리포트보다 SNS를 통해 동네치과의사들의 수술 실력과 보철, 보존(충전) 실력을 매일 들여다보며, 세상에 숨은 고수들이 많음, 특히 대한민국에 이렇게 손기술이 좋은 사람들이 많음을 아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것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이 미적 작품을 형성하는 창조활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치과는 다른 외과적 술식과는 다르게 눈에 보이는 작업을 많이 하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진료 자체가 예술의 한 분야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창조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전공하는 화가가 처음부터 원근감, 공간배치, 색감 등이 풍부한 완벽한 그림을 그릴 수는
■ 2021년 6월 15일 이후 세미나 일정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서울 구로구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요즈음 오는 7월 4일 치러지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퇴근 후 집에 가자마자 동영상 강의를 2배속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시험공부를 하는데 불쑥불쑥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지난해 처음 응시했던 시험에서 답안을 답안지에 다 옮겨 적지 못해 시험을 망쳤던 것. A원장은 “작년 1차 시험에서 시험지를 받아들고 당황했다. 그동안 많은 시험을 치러오며 시험에는 도가 텄다고 생각했는데, 지문을 다 읽기도 벅찼다”며 “결국엔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만, 지난해 1차 시험에서 나 같이 시간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한 사례가 많았다고 들었다. 올해 시험은 또 어떻게 문제가 출제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세 번째 치러지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 자격시험을 앞두고 개원가 응시자들의 걱정이 크다. 들쑥날쑥(?)했던 통합치의학과 시험 난이도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2019년 시험 최종 합격률은 77.8%, 2020년 시험 최종 합격률도 79.9%로 비슷했지만, 매년 1차와 2차 시험 합격률의 큰 격차, 여기서 실제 느껴지는 체감 난이도를 고려하면 응시자들의 우려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2019년 1차 시험 합
5년 이상 장기근속한 치과위생사를 조사한 결과, 치위생전문성이 낮을수록 재직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과위생사의 전문적 역할 수행 욕구와 실제 환경의 괴리로 인해 나타난 부정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장기근속 치과위생사들의 재직의도 영향 요인’(김윤정 외 5인)을 주제로 한 이번 연구는 한국치위생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0년 7월 1일~9월 11일간 전국 각지의 치과 병·의원에서 5년 이상 장기근속 치과위생사 20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펼쳤다. 연구팀은 연령, 혼인여부, 최종 학력, 근속 기간, 병원 규모 등 9가지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재직의도를 리커트 5점 척도로 평가했다. 연령의 경우 31세 이상이 3.16점으로 30세 이하 2.94점보다 다소 높았다. 혼인여부에서는 기혼이 3.22점으로 미혼 2.98점보다 높았다. 최종학력은 전문대가 3.12점으로 대학교 3.01점보다 높았다. 이 가운데 규모에서는 병원과 의원 모두 3.05점을 기록해, 재직의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직 경험이 ‘없다’가 3.10점, ‘있다’가 3.02점으로 이직경험 또한 재직의도에 소폭 영향을 줬다. 특히 연구팀은 전문직 자
흉기난동을 벌여 치과 원장과 직원을 다치게 한 60대 초반 남성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판사 이진영)은 지난 5월 27일 특수상해로 기소된 피고인 A씨(남/61세)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경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치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안면마비 증상을 겪었다. 당시 A씨는 B원장(남/57세)에게 피해보상과 추가치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품은 A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9시 35분 치과병원 앞에서 출근하는 B원장을 기다렸다. 이후 A씨는 B원장을 발견, 건물 안 계단까지 따라 들어가 “이야기 좀 합시다”라고 말한 뒤 준비해온 흉기로 B원장에게 상해를 입혔다. B원장이 “사람 살려”라고 소리치며 피고인을 뒤에서 붙잡았으나 소용없었다. A씨는 뒤늦게 사건을 목격하고 자신을 말리던 치과 직원 C씨(남/42세)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당시 A씨는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흉기를 놓치자 추가로 준비한 흉기를 하나 더 꺼내 B씨의 옆구리와 허벅지를 공격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
“성능에 하자 일절 없습니다. 멸균 소독 완료했습니다. 문자주세요.” 의료기기업체가 아닌 개인이 ‘중고OO’, ‘OO장터’ 등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핸드피스, 스케일러 등 치과 의료기기를 판매 중인 모습이 포착돼 일선 개원가의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기기법상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중고의료기기를 구매해 사용할 경우, 식약처로부터 사용중지 명령과 더불어 이를 위반 시 5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서다. 현재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핸드피스와 스케일러 등 치과용 의료기기를 판매한다는 내용이 여럿 게재된 반면, 관련 업자가 판매 글을 게재했다거나 검사필증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확인이 어려웠다. 중고의료기기 제품 판매 게시글에도 ‘멸균돼 있다’, ‘깨끗하고 문제없다’, ‘공회전소리 매끄럽습니다’. ‘수량은 두 개 있습니다’, ‘고속 핸드피스 팝니다’ 등 거래 관련 내용만 게재돼 있었다. 현행 의료기기법상 중고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선 유통 절차에 따라야 하며, 시행규칙에 따라 제조·수입업자나 판매·임대업자를 거쳐야 한다. 각 제조·수입업자나 판매·임대업자도 의료기관으로부터 중고제품을 구입한 뒤에는, 품질검사 단계를 거쳐 검사필증을 부착하고 나서야 소비
최근 코로나 블루 등 각종 정신질환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치대생의 번아웃과 우울증에 대한 연구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스페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의·치대생의 번아웃과 우울증, 자살 충동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최근 한 연구진이 국내 치대생을 대상으로 우울증 및 번아웃에 대해 조사한 연구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해 눈길을 끈다. 치대 3, 4학년 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20명(17.9%)이 번아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피연구자의 44.6%는 높은 감정 소진(emotional exhaustion), 51.8%는 개인 성취도 감소(personal accomplishment)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36.6%는 이인증(depersonali zation)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해지면 타인에 둔감해지고 냉소적이 되는 이인증은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초래한다. 우울증 진단 검사(PHQ-9)에서는 17%의 학생이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 학업과 업무량이 많을수록 상관관계가 높았는데, 주당 50시간 이상 학업량을 가진 학생은 주당 40시간 미만인 학생에 비해 우울증
코로나19 여파로 군 병원을 이용한 군인이 크게 줄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군인권실태조사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이 2020년 9월까지 최근 5개년간 군 병원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가 유행한 작년 군 병원 이용률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사의 경우 2019년 대비 분기당 1만명 가까이 이용객 수가 하락했다. 치과 분야를 살펴보면, 이용객이 2019년에는 분기당 2만1000명이었지만, 작년에는 분기당 1만6000명이 찾아 5000명가량 줄었다. 장교 계급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기당 2750명의 장교가 찾던 군 치과는 작년 2100명으로 이용률(-24%)이 급감했다. 군 병원 이용률이 감소한 것과 관련 피조사자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프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웠다” 등의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