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evidence에 의해환자진료에 임하고연구결과로 발표될 때… 어느날 만약 9시 뉴스에서 ‘잇몸에서 피가 나면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쳐 죽을 수도 있어"란 제목 하에 일부 최신 연구결과를 과학적인 용어를 인용하면서 소개했다고 가정해 보자. 또 진료 중에 환자에게서 교정치료를 받고 난 다음부터 “턱관절이 아파요”란 말을 들을 수 있다. 치의학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빨라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과연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또 매일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려운 하지만 과학적이어야 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자주 있다. 현재 미국에선 임상 연구방법의 발전 (randomized clinical trials & meta-analysis)으로 학교에서 혹은 수련의에게 치의학을 가르칠 때, 그리고 실제 환자를 진료할 때의 21세기 paradigm은 evidence-based dentistry라고 한다. Evidence-based health care를 Sackett들은(1997)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The conscientious, explicit and judicious use of curr
박우성 - 91년 단국치대 졸 - 현)대구 수성치과의원 원장
자기도 사랑을 안주면서이런저런 이유로치아에 대한 사랑을 가로막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드라마와 CF에 쓰여 귀에 익은 복음성가이다. 이 노랫말처럼 이 세상의 모두는 아마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을 것이다.오후 진료 시작 - 챠트를 보니 2000년으로 시작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체어에 앉히는 것조차 힘이 든다. 사탕을 주겠다며 치과의사로서는 해서는 안될 말까지 해가며 달랬지만 실패. 밤새 아파서 울었다니 치료하기는 해야겠고, 안쓰럽기는 하지만 할 수 없이 개구기 물리고 온 스텝이 힘을 합쳐 치료를 해냈다. 사전동의를 얻었건만 부모의 표정이 안 좋다. 문득, 아기 부여잡고 치료했다가 3페이지나 되는 장문의 항의 편지를 받았다는 친구가 생각이 났다. 4시. 초등학교 여학생이 부모하고 왔는데, 6번치아가 뿌리만 겨우 남은 수준이다. 깜짝 놀라서 치료계획과 이 치아의 중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부모는 치료비를 듣더니 (post & gold cr.) 꼭 그래야 되나요? 하며 시큰둥하다. 괜히 나만 호들갑을 떤 셈이 돼 버렸다. 퇴근하려는데, 할머니가 앞니가 솟고 아프시다고 왔다. x-ray를 보니 근관치료를 해야되는 상황이다
박우성 - 91년 단국치대 졸 - 현)대구 수성치과의원 원장
공기와 물이 맑은조그만 소도시로구석구석 역사의 흔적이… 간단한 내용의 글을 의뢰받았을 때 어떤 내용을 어떤식으로 전개할까에 대해 고민했었다. 여러 선후배님의 일상적인 직업, 학문적인 내용은 너무 고루하고 취미나 운동의 내용도 너무 상투적이고 그렇다고 개인적인 글을 쓰기도 우습게 보인다. 고민끝에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정읍의 문화와 먹거리에 대해 써보기로 결정했고 가을 단풍, 동학, 겨울눈 관광에 정읍을 찾을 수 있는 동료 가족들께 미리 소개하는 의도로 편하게 글을 쓰겠다. 이곳 정읍은 전주에서 남쪽으로 약 40km, 광주광역시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인구 14만의 농촌도시로 망부상, 내장단풍, 그리고 동학혁명 발상지로 유명하다. 일단 정읍 톨게이트를 들어오면 덕천면 황토현이라는 곳에 동학혁명 유적지가 있다. 이곳에는 혁명의 인물과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자녀들의 역사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오전에 역사 현장을 탐방하고 점심을 먹기 좋은 곳으로는 중앙파출소 근처 다복정이라는 아구탕 집이 좋다. 전북 과학대학 근처에 정읍사 공원은 정읍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각종 정읍문화마당이 이
아이들 앞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환자들에게 편안한 항상 같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나에겐 알토란 같은 딸이 셋이나 있다. 여기서 내가 ‘셋이나’라고 표현한 건 너무 많다는 뜻이 아닌 그만큼이라 좋다는 뜻이다. 솔직히 셋째 딸을 보았을 땐 내심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유달리 씩씩하고 영리한 셋째아이를 키우며 지금은 언제 그런 마음이 들었냐싶게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운게 사실이다. 성격도 제각각, 하는 짓도 제각각이라 아이 셋을 키우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고 곱게 잘 자라 주어 감사할 뿐이다. 아빠라고 거의 매일, 이 일 저 일로 아이들이 다 잠든 후에 들어가기가 일쑤고 게다가 급하고 인내심 없는 성격 때문에 본의 아니게 아이들이 된서리를 맞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내 내게 사랑의 눈길을 주어 오히려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더구나 내 아이들은 나를 세상에서 최고의 아빠로 여겨준다. 그래서 이런 행복감에, 아버지가 된다는 건 큰 축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들 앞에서 나는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자주 갖게 된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는가 보다. 어쨌든 인내심 없는 내 성격은 종종 환자를 대할때도 드러나곤 한다. 나
박명애(作)·84년 경희치대 졸·현)중랑구 성누가치과의원 원장
할머니집 커다란 솥에서 구수한 선지국이 끓고 있어 저녁 무렵이라 배도 고픈참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상가는 장사가 잘 안되는지 업주가 수시로 바뀌기 일쑤인데 유독 두집만 굳세게 영업을 지속하고 있었다.하나는 슈퍼마켓이고 또 한군데는 조그만 먹거리 가게였다. 슈퍼마켓이야 다양한 생필품을 파는 곳이니 그런대로 장사가 돼 버틴다 싶었지만 별볼일 없어 보이는 가게가 나름대로 유지되는 것이 신통하기만 했다.커다란 솥과 도마겸 선반으로 쓰는 합판테이블이 전부인 2평도 채 안되어 보이는 작은 가게였다.종업원도 없이 두툼한 솜이불같이 생기신 할머니가 혼자 일하고 계셨다. 커다란 얼굴은 항상 웃음이 담겨 있어 보는 사람의 마음도 넉넉하게 만드셨다. 하루는 퇴근길에 살것이 있어 슈퍼마켓에 들러 가려다 보니 그 할머니집 커다란 솥에서 구수한 선지국이 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녁 무렵이라 배도 고픈 참에 먹음직스러운 선지국에 눈길을 주고 있는데 쌀가마니같은 얼굴에 선지국만큼이나 구수한 웃음을 띠고 “한번 잡숴 보세요”라고 권하시는 할머니 말씀에 한봉지(3500원) 사들게 됐다. 집에 돌아와서 맛을 보니 그렇게 맛깔스러울 수가 없었다.내가 먹어본 선지국중 으뜸이었
하루종일 진료하고임프란트 수술까지 하면파김치가 됐지만 숙제만은… 나는 58년 생 개띠이다. 77학번이며 올해 46세이고 며칠후면 47세가 된다. 치과의사 면허를 받은 지는 20년 이상 지났으니 이미 중년도 한참 지난 나이인 셈이다. 몇 해전부터인가 문득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적게 남아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연두색으로 새싹이 돋아나는 싱그러운 오월의 신록과 눈부시게 맑은 찬란한 가을풍경을 볼 때 문득 초조함이 더해지는 건 나만 그런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돌이켜보면 공부에 찌들었던 학창생활 도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면 책 위에는 침이 흘러 젖어있고 팔과 가슴이 저려 한동안 통증에 시달렸던 그 졸리운 기억의 연속인 학창생활 , 그보다 더 못한 수련의 과정, 그리고 더 더욱 힘든 개업의 생활의 기억들이 밀려온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숨가쁘게 허덕이며 살아온 나날들이지 않은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바람이 부는 지도 모르고 오로지 어떻게 하면 저 대기실의 환자들을 빨리 처리할까만 생각하며 보내지는 않았는가 말이다. 15년 간의 개업한 결과 이제 병원도 있고 번듯한 집도 있
박명애(作) - 84년 경희치대 졸 - 현)중랑구 성누가치과의원 원장
홈페이지라는 것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이메일로 앙케트를 수집한다면서 ‘홈페이지’를 왜 만들었느냐고 내게 물어 왔다.그러나 나는 자신의 신분도 안 밝히고 어떤 목적으로 앙케트를 수집한다는 설명도 없어 가차없이 지워 버린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 홈에 자주 오시는 분의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의 학교 숙제였다고 한다.여기서 그 아동의 예의 없음은 고사하고 나 역시 이 물음에 무엇이라고 답해야 하나 하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름대로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 때 그간 내가 써 왔던 글들을 스크랩 하는 기분으로 시작했지만 남들은 과연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벌써 내가 내 홈페이지를 만든 지 한 5년이 된 관계로 그냥 들여다 만 봐도 냄새로 알 수 있는 지경에 와 있다고 자부하는 터 이지만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이유를 대강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첫째로 무조건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서 홈을 만든 사람들을 들 수 있다.때로는 불순한 목적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앞뒷집 사람과도 함부로 사귈 수 없는 처지에 미지의 다른 곳 사람들을 사귀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럴 수도 있겠지….그저 막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