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진료실에 들어서면서 계단을 밟았다. 아마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계단을 밟지 않을까 싶다. 일상에서의 계단은 그저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공간적 이동에 필요한 수단일 것이다. 물론 우리의 생활 동선을 따라가 보면 수직적 계단 이외에도 수평적 계단도 있겠다. 나는 휘감아 도는 계단을 상상하고 어지럼증을 느낄 때도 있고 엉키고 뒤틀린 계단이 눈앞에서 떠오르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계단은 여러 가지 색깔을 입은 채로 하늘에서 쏟아지기도 하고 빙빙 돌기도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끝도 없이 이어지고 이어진 계단의 이미지도 떠오르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혼란스러운 계단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한다. 붉은색으로, 푸른색으로, 또는 색동옷을 입은 것처럼 하늘에서, 구름에서, 연처럼, 면류관처럼, 땅에서, 똬리를 튼 뱀처럼, 자갈밭처럼, 태아가 웅크리고 있는 자궁 속처럼 계단이 나타난다. 환각의 상태다. 환각의 계단들은 정열로, 슬픔으로, 기쁨으로 다가온다. 혼돈이다. 참 모호하고 애매함을 계단이 갖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한 모습을 드러낸 계단이 아니고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그것은 물론 나의 머릿속의 계단의 이미지가 복합적인 구
걷는다는 것, 여러분들에 있어 어떤 의미인가요. 살기 위해, 먹기 위해, 걷기 위해 걷는 일상의 보편성을 넘어 이를 통한 사회적 편익, 타인과의 소통을 꿈꾸는 ‘워커’(walker)가 여기 있습니다. 자신의 걷기를 ‘주변 환경을 향해 스스로를 확장해 나가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그는 이 같은 걷기의 부담 없는 재발견을 주변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합니다. 본지에서는 ‘walking group’을 운영하면서, 올바른 걷기의 이론과 실제를 제시하고 있는 ‘걷기 전도사’ 최운침 원장의 특별한 칼럼을 이번호부터 격주로 게재합니다<편집자주>. 300~350만 년 전 인간이 두발로 선 이 후 걷기는 가장 본능적이면서도 기본적인 동작입니다. 이러한 걷기는 이동의 목적뿐만 아니라 특히 근래에 들어서 운동의 측면에서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습니다. 특별한 도구 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할 수 있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효율적입니다. 게다가 계획을 세워 반복적으로 걸으면 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감도 커지고 일상의 활동량도 늘어나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즈음 걷기에 대한 정보는 넘쳐납니다. 인터넷에서 장점들에 대해서도 좋은
치과용 광중합기의 표준은 “ISO 10650:2015 Dentistry - Powered polymerization activators”에 규정되어 있다. LED 광중합기의 개발에 따라 기존 할로겐램프는 1부, LED는 2부로 표준서가 마련되었으나 2015년 통합이 되어 모든 종류의 치과용 광중합기가 하나의 표준에 담기게 되었다. 또한 기공실에서 사용되는 간접법용 광중합기 혹은 레이저나 플라즈마아크 장비는 이 표준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광중합기의 파장범위는 385nm에서 515nm이며, 분류는 아래 표와 같다. <광중합기의 분류> <치과용 광중합기의 요구조건> 다른 전자장비와는 다르게 의료기기로서의 치과용 광중합기의 요구사항이 아래와 같이 기술되어 있다. (1) 디자인: 유지 및 보수의 용이성을 위하여 분해와 조립이 쉽게 이루어져야 한다. (2) 연결부:청소와 소독이 가능하도록 주 전원에서 분리와 연결이 가능하여야 한다. (3) 작동 조절:실수로 전원이 켜지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조절부를 가져야 한다. (4) 열 발생: IEC 80601-2-60에 의거하여 과도한 열발생이 없어야 한다. <빛 방출량에 대한 규격> ·이 표
제30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끝이 났다. 지난 4월 4일 결선투표 개표 결과 9566표 중 5002표를 획득한 김철수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 치열하고도 힘겨웠던 선거전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머쥔 후보자들에는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또 아쉽지만 낙선한 후보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회원들이 직접 회장단을 선출하는 직선제가 처음으로 실시됐다는 점이다. 결선투표에서는 1차투표 시 전화번호 오류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됨으로써 68.8%라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1차투표 때보다 3.2%p 증가한 것으로 직선제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반영됐다. 하지만 처음으로 실시되는 직선제이다보니 미흡한 점도 있었다. 선관위는 회원들이 좀 더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더욱 만반의 준비를 갖췄어야 했고, 회원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선거과정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화합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 급선무다. 선거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열기를 가라앉히고 치과계 현실로 돌아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현재 개원가는 보조인력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으나
연재순서 1. 의료전문직의 위기와 대처 2. 자율규제를 다시 생각한다 3. 전문직업성을 전면에 둔다는 것 4.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울 때 3월 1일부터 시행예정이었던 의료인 명찰 패용 의무화가 6월경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명찰 패용 의무화는 성형외과의 유령의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된 이후 그 규제책으로 나온 것이며, 막상 시행을 앞두고 의료인들의 격한 반대로 고시공포후로 유예되었다. 작년 다나의원 사태는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문제와 원장이 뇌병변으로 진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시 면허취소까지 가능한 의료법 개정이 이뤄졌고, 정부는 동료평가제(전문가 평가제) 시범사업 실시 등 면허 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카데바 인증샷 사건으로 또 다시 의료계는 상당한 비판에 직면하였으며, 자성의 목소리도 일어났다. 이후 시체 촬영과 관련한 처벌 조항이 신설되고, 과태료 상한선을 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이는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의료인의 부적절한 모습은 정부의 규제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일반의인 시프먼(Herold Shipman) 사건은 대표적인 의료스캔들이다. 24년간
화사한 봄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강산의 환송을 받으며, 우리 곁의 육신으로 머물지 않으시고 선생님께서 하늘로 가신지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떠나신지 5년이 되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누구나 느끼는 지난 세월의 빠름을 저도 절감하건데, 때론 지난 5년의 세월이 다가올 5시간보다 짧은 듯합니다. 한없이 다 챙겨주시던 선생님의 무한한 사랑과 끊임없는 열정에 눈시울을 적십니다. 계실 때는 항상 부족함에 심한 꾸지람만 들어서 피하고 싶은 때도 많았지만 이젠 그 질책이 사랑이 되어 고마움과 진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쉼 없는 노력과 교정에 대한 열정, 나눔과 사랑으로 전 세계의 후학들을 가르치신 선생님의 삶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혹독하리만큼 하셨고, 발전된 새로운 지식을 전 세계에 베푸시는 데에는 아낌이 없으셨습니다. 외국에서의 강의를 준비하실 때마다 작성하신 원고를 바를 정(正)자를 밑에 써가며 천 번을 읽으시고, 일찍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실 때는 손에는 한영·영한사전 두 권이 전부였지만 가슴에는 확신과 용기가 가득차있었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힘들게 받아들이신 지식을,
제95회 IADR(Internatioanl Association for Dental Research) General Session이 지난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었으며, 전북대학교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윤정호 교수님의 지도하에 고석영 전공의와 연구실 연구교수이신 김중현 박사님과 함께 학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번 General Session에서는 치과분야 연구에 대한 매우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었으며, 샌프란시스코 Moscone West Convention Center의 대규모 메인 룸을 포함한 약 50개 가량의 크고 작은 홀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강연과 연구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교과서에만 보던 연자들의 강연들을 들을 수 있었고, 치주와 임플란트에 대한 다양한 최신 지견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고석영 전공의는 각각 “Clinical evaluation of narrow-diameter implants improved by reverse-tapered profile”, “Effect of trabecular titanium structure on osseointegration in beagle dogs”라는 주제의 연구내용
나라가 온통 시끄럽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되면서 각 정당마다 새로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경선이 뜨겁습니다. 우리 치과계에서도 이번에 투표를 합니다. 아니 오늘 진행 중입니다. 세 명의 후보들이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견발표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드디어 오늘 뚜껑이 열리는 날입니다. 그럼 여러 유권자 여러분, 아니 우리 치과선생님들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치과의사협회장을 뽑을까요? 미국에서 최고 공직자를 뽑을 때 선정기준은 최고의 능력, 최고의 도덕성, 최고의 전문성이라고 말들을 해왔습니다. 이 3가지 기준을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로 바꾸어 3C로 요약을 합니다. 실력(Competence), 인격(Character), 헌신(Committment) 어떻건 간에 투표를 할 때 보는 기준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냥 자기 지역이냐, 아니냐로 결정합니다. 제 생각일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정치성향과 비슷한가 아닌가를 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방송에 나와서 매력이 없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여간 많은 분들이 그때 그때마다 다른 말
작년에 환갑이 지났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젊어서는 생각지도 않게 좋은 점들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이가 들다보니, 기억력이 떨어져 가슴에 대못이 박혔던 그 쓰디쓴 고통조차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더 편하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어귀가 마음에 절절이 와 닿는다. 쇠락해져가는 기억력을 한탄하며 가슴 아파 한 적도 있었으니 이제는 기억이 안 나면 필요 없는 것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만다. 내게 나쁜 짓하고, 못된 짓 하고, 가슴에 상처를 준 사람들조차도 잊혀져 오히려 편하다. 나이가 들다보니, 술이 약해졌다. 취한 후 기분에 술집 바꿔 가며 밤새 마셨던 술이건만, 요즈음은 취하면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돌아다닐 기분도 나지 않아 빨리 집으로 갈 생각만 한다. 술을 마시면 다음날 일하는게 너무 힘들다는 것이 머릿속에 각인되어서 취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이기심이 발동한다. 다음날 술이 깬다해도 그 후유증이 사흘은 간다. 정신집중이 안되어 일이 힘들어지다 보니 술 생각이 자꾸 사라진다. 남들이 일생 마실 술을 40대까지 이미 다 마셔버린 듯하고, 담배도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하루에 두 세갑 피워댔고 남들이 일생 피울 정
지난 3월 28일 치협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첫 직선제 협회장 선거의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결선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문자투표는 3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우편투표는 투표용지가 일괄 발송된 상태로 4월 4일 오후 6시까지 선관위가 지정한 우체국 사서함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관위가 이를 취합해 4월 4일 오후 8시부터 개표작업이 이뤄진 뒤 최종 당선자가 확정된다. 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28일 개표에 앞서 세 후보들과 장시간의 논의 끝에 결선투표 시 회원정보를 수정하는 선거권자에 대해서도 선거권을 부여키로 합의한 뒤 개표를 결정했고, 규정과 원칙에 따라 결선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8일 진행된 문자투표 과정에서 상당한 민원과 논란이 있었지만 선관위와 후보자들이 개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그에 따라 결선투표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지금으로서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절차대로 결선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최상이다. 지금 상황은 누구의 잘잘못과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선거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원칙대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인만큼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선관위 결정에 따라 주는 성숙함
나는 따뜻한 남쪽 부산에서 수련생활을 하고 있는 전공의이다. 고향이 부산이지만, 내가 다녔던 학교는 강원도 소재의 유일한 치과대학,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이다. 우리나라 지도의 저 먼 아래쪽 끝 부산에서 20년간 살아온 나에게 강원도는 실로 미지의 땅이었다. 사실 면접을 볼 때만 해도 그냥 여행 삼아 가 보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어쩌다 보니 합격을 하게 되었고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하여 이곳 강원도에서 길고도 짧은 6년간의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굉장히 낯설었다. 날짜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개강 첫날인 3월 초였을 것이다. 대운동장에서 입학식을 하는데, 어느 순간 스르르 눈발이 날리더니 30분도 안 되어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이는 것이었다. 눈이 잘 오지도 않을뿐더러, 눈이 내리더라도 가루처럼 풀풀 날리면서 땅에 닿자마자 녹는 장면만 익숙하게 봐 왔던 나에게 이는 실로 충격적인 경험이었기에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이때까지 지내왔던 따뜻한 나라와는 정말로 다르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눈 얘기를 할 것이 참 많다. 학교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태백산맥 줄기의 정상 근처에는 5월까지도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는데,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