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자인 롤프 브레드니히(Rolf W. Brednich)는 아래와 같은 글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Shaw)에 버금가는 비판을 한다. 어느 나라 중앙정부에서 외진 벌판에 큰 창고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한참 건설계획을 세우고 거의 완성된 기획안을 검토하던 관료하나가 ‘창고에 도둑이 들어 약탈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뜬금없는 지적을 하고, 중앙정부는 야간경비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공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 중 적당한 사람을 선발하여 채용하였을 때, 또 어떤 관료하나가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이 없으면 어떻게 근무를 하나?’라고 지적하며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을 야간경비직 자신이 직접 짤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 문건을 작성하는 사람과, 근무시간 계획표를 짤 사람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여, 두 개의 일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때 관료하나가 또 입을 열며 ‘야간경비가 정말로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일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며 야간경비직원을 상시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어 두 사람을 고용했다. 한 사람에게는 야간경비의 근무를 관리, 필요시 조사, 감독하는 일이 맡겨지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야간경비와 조사자에 대한 보고서를
얼마전 코엑스에서 열렸던 SIDEX 2017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어느 업체 부스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던중, 신경치료는 해서는 안될 치료라는 얘기를 듣고, 필자는 얼마전 사망한 유명 여배우의 사망원인이 신경치료에 기인한 암이라는 주장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기사를 보고 말이 안되는 얘기라 생각하며 가벼이 지나치듯 넘어 갔는데 그 원장의 주장은 아니지만 똑같은 얘기를 생생히 듣게 되니 적잖이 당황하였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지않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과계의 새로운 논쟁으로 인한 분열로 이어질까 걱정도 앞선다. 모 원장의 주장에 대해 “학문적으로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특히 암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에 올렸다”고 비난하면서 서울지부는 모 원장을 치협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였다고 한다. 유발 하라리라는 이스라엘 학자가 요즘 핫피플로 주목 받고 있다. 45개국에서 500만권 넘는 판매부수의 책, “사피엔스”의 저자로서 빌 게이츠, 오바마 전대통령, 저커버그가 독자라는 것이 더욱 주목을 받는거 같다. 하라리 교수는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등 여러종이 공존하다 사피엔스가 지구라는 행
요즘들어 치과전문의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전문의제도를 잘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보철전문의에게 미국치과전문의제도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미국은 치과의사로서 살기에 꿈만 같은 나라일거라고 생각들 하시죠? 그래서 그런지 치과전문의에 대한 프라이드가 큽니다. 한국의 덤핑문제는 임플란트 같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가의 치료가 등장한 이후 더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런 고수가진료를 위한 충분한 Training을 받지 않은 GP가 치료행위를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겠죠. 수년의 수련과정 중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Specialist는 억울해서라도 덤핑을 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다른 Specialist에 비해 떨어질 게 없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값을 낮추는 건 자존심 문제랑도 상관이 있겠지요. 미국에도 덤핑이 만연된 곳들이 있습니다. Los Angeles나 Texas 같은 곳에서는 한국보다도 싸게 덤핑을 치는 분들 찾는 게 어렵지 않거든요. 그 분들은 거의 100% 다 GP들이고요. 결국 똑같은 문제가 미국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미국에서도 Specialist 수가가 유지되고 Referral system이 힘을 발휘하는 곳들의 공
30년 전 태어날 때 필자하고 너무나 똑 같아 신기했고 무엇을 보아도 중첩되어 나타나던 아들이 치과의사가 됐다. 그리고 그 아들이 얼마 전 결혼을 했다. 필자는 아들과 자랑스럽거나 안타까웠던 추억이 유난히 많은 편이니, 온갖 일을 추억한 뒤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2살 때 자동차만 보면 차 종류를 다 알아 맞추어 천재인가 신기했던 일, 초등학교 때 전교 회장을 하면서 워커힐에서 악장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던 일, 중학생 때 몽고 두르노고비에서 새벽에 천명의 환자가 기다리는 가운데 썩션을 잡아 주었던 의료봉사, 매년 강북 4개구 체육대회에서 필자와 같이 축구대회에 참가해 골을 넣었던 일은 즐겁고 가슴 벅찬 추억이다. 또한 고1 중간고사 때 엄마와 다투어 집을 나가 그 뒤로 매주 토요일 심리학 교수님과 식사를 싫다 하지 않고 3년 동안 한 일, 고 3때 엄마 몰레 아카펠라 대회를 나가 대상을 한 일,고 3때 9월 모의고사는 1등을 하고도 본 수능 시험을 잘 못 치르자 “애비도 그랬는데, 집안 내력인가보다”생각하며 가슴 아팠던 일도 있었고, 재수 4개월 동안 집을 떠나 외할아버지와 생활하면서 104㎏이던 몸무게에서 36㎏을 빼 너무나 놀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일어날만해서 일어나는 실제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보질 못하고 관념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바라봅니다. 관념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치들입니다. 그러한 가치들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필요한 것들이지만 오히려 우리를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관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수용하는데 시야를 흐리게 하기 때문에 불만족스럽고 힘들게 사는 인생이 되기도 합니다. 병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입니다. 진단이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치료와 장비를 동원해도 치료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일어나는 실제를 정확히 보질 못하고 관념으로 진단하면 처방이 부실하여 삶이 괴롭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교육을 받으며 사회적 인간으로 자라다 보니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관념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관념적 판단이 삶을 지탱해 주는 구실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일어날만해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눈에 보이든 보
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논어 이인 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위가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지위를 맡을 자질이 없음을 근심하라.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나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노력하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位)이 있다면, 이루고자 하는 그 일을 이룰 능력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노력으로 인해 이루고자 하는 일을 할 능력이 갖추어졌다고 스스로 인정하거나 타인에게 인정받으면, 자신이 능력이 있음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기다리기 보다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位)에 대해 말을 하고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이루고자 하는 일을 실행하여 그 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본다. 논어의 구절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상상을 하게 만들어 준다. 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를 보며 역사속에서 생각나는 인물이 있는가? 처음 이 문장을 읽으며 불현 듯이 제갈공명이 떠올랐다. 대학생 시절부터 힘들다고 느낄 때 나는 어린왕자와 삼국지를 읽었다. 지금까지 10번 이상은 읽었으리라. 어린 왕자를 읽으며 어린시절로 돌아가 현재의 고민에서 일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1993년 유럽에 처음 갔을 때 비행기가 내린 곳은 히드로 공항이었습니다. 영국을 여행하며 그저 길에 서있는 내 앞을 지나가며 ‘excuse me’라고 낮은 저음으로 말했던 영국신사의 목소리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슈퍼마켓에서 진열대 물건을 보고 있는 내 앞으로 물건을 집으려던 손이 지나갈 때 들리던 ‘excuse me’도 생생합니다. 이래서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전 출장으로 영국에 다녀왔습니다. 런던에 들어서며 예전의 그 느낌을 기대했지만 23년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는 영국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얌전히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은 모두 여행객입니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이미 건너가기 시작하는 것은 양호한 편이고 신호와 무관하게 모두들 무단횡단을 합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그렇게 여러 날 런던에 머무르면서 보고 또 보았지만 무단횡단은 그들의 일상이었습니다. 관찰을 하던 몇 일째 저는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차량은 신호를 엄격하게 지킨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있건 없건 횡단보도 앞에서는 멈춰섭니다. 정지선 역시 정확하게 지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무단횡단을 하는
5월 10일 오전 부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은 좌우로 갈라진 대한민국을 어루고 보다듬어 잘 봉합해야하며 그 동안의 국정 공백을 메우고 산적한 현안들을 서둘러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합니다. 10년만의 정권 교체인 만큼 숨가쁜 국정 운행과 격변 수준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갑작스런 대선과 갑작스런 정권 교체 상황에서 치협과 치과계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됩니다. 저녁 식사 후 가족들과 거실에 모여 과일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날이면 다같이 9시 뉴스를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재미있는 드라마를 두고 왜 재미없는 뉴스를 열심히 보시는지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다시 그 나이가 되어 세상 돌아가는 데에 관심도 생기고 하다보니 나라의 수장이 국가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와 그 중요성을 알고, 국가 정책이 저희의 삶과 업에 얼마나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관에 따라 치과계는 많은 부분이 변하고 발전해갈 것입니다. 이번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의료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 공공의료를 강조하는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이번 정부의 의료정책 기본
우리 대한민국치과계에 때가 이르러, 일상의 진료현장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이슈일 수 있는, 우리들의 리더를 선택하는 이벤트에 ‘모두 관심을 기울인다’라는 옳은 결정과 ‘참여’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존경하고 친애하는 우리 치의님들 모두, 그 곳이 어디였든, 어떤 목소리였든 각자 보여주신 치과계에 대한 사랑의 몸짓이었고 헌신의 실천이셨음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어느 길목에서는 서로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던 순간들도 있었었지만… 그건 왜였을까라는 질문에 이런 싯구를 떠올려봅니다.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소동파- 횡간성령측성봉 橫看成嶺側成峰 원근고저각부동 遠近高低各不同 불식여산진면목 不識廬山眞面目 지연신재차산중 只緣身在此山中 횡으로 보면 산줄기, 측면을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보는 이마다 다르니, 진정 알 수 없노라, 여산의 참모습을. 그것은 이 몸 산중에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 사위를 덮었던 안개도 걷히고, 대략 산중을 벗어나 원경을 바라볼 자리로 돌아들 오신 듯 싶습니다. 여산의 ‘참모습이 무엇이다’ 라고 뜻을 모으기 힘들었던 까닭은, 우리 모두 그 산에 오른 길, 머물렀던 자리, 내려온 길이 서로 다르다보니 바라
사회 환경은 우리의 의지나 바람과 관계없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한다.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의 책자에 의하면 세상은 안전지대와 안락지대로 구분된다. 여기서 안전지대는 사회의 영역이고 안락지대는 개인의 영역이다. 개인의 안락은 사회의 안전 속에 있을 때 진정한 안전지대가 되는데 만일 안전지대가 이동했는데 개인의 안락지대가 그대로 머물러 있어 두 개가 분리되면 그 곳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개인은 사회의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전지대를 따라 이동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익숙한 상태를 고수할 것인지 선택을 하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안전지대와 안락지대를 일치시킨 사람들이다. 세상과 상황이 변했는데도 이전의 안락지대에 머무는 것은 개인의 도태를 의미하며 더 이상 안전하지도 않으며 자신을 더 이상 보호할 수도 없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다가올 미래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의 안전지대에 머무르려면 스스로 시대에 맞는 변화와 발전을 해야 한다. 우리의 발전과 변화가 사회에 주는 영향은 경제현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승수효과와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승수효과란 ‘나비효과’ 또는 ‘도미노 현상’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치과대학으로 학제가 환원되어 십 수 년 만에 스무 살 배기들이 모여 있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젊은 세대의 다양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강의실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며 끼리끼리 무언가를 얘기하는 학생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과거 학생들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였던 지식의 권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실 교수자가 수업시간에 얘기하고자 했던 지식들은 ‘구글’과 ‘유튜브’에서 이미 다 무상으로 유통되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은 지식의 권위에 고개를 숙이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생활 패턴은 어떠할까?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은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편재성(ubiquity), 졸업장이 더 이상 신분과 번영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자격증의 가치 하락, 글로벌시장, 국가고객만족도 등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는 모든 가치의 순위화, 그리고 “Z세대”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을 일컫는 Z세대는 태어난 그날부터 디지털과 함께 생활해왔던 199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을 의미한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이 세대는 정보보다는 영감을 찾아다니는 특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