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6)-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자 치과 정의를 내릴 때 왜 과학이라는 단어보다 예술이라는 용어를 먼저 사용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예술은 인간으로 어떤 대상을 ‘봄(watch)’에서 시작한다. ‘본다’는 것은 관찰과 사고를 통해 그 대상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파악하는 데는 사고의 전제가 상상을 동원함에 있다. 그래서 콜링우드는 “예술은 최초의 기본적인 정신활동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원용한다면 치의학도 무엇보다도 정신의 분야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예술가는 정서적인 공명(共鳴)을 통한 설득에 근거하고, 철학가는 논리적으로 일반적인 진실에 도달하고자 한다. 예술가는 감각적인 형상을 창조하려 하고, 사상가는 진리의 구조에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예술가는 주제나 소재를 통해 인생을 해설하고, 철학가는 지성을 통해 경험에 바탕을 두고 과학적인 이해를 하려한다. 그래서 철학자와 예술가는 서로 갈등의 관계가 상호보완의 관계보다 강하였다. 그러나 바움가르텐이 미학이라는 말을 사용한 후 비트겐슈타인 등의 예술철학자들에 의해 예술과 철학의 상호관계가 해명되었던 것이다. 이제
월요 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선량(選良)의 시기 선거철이다. 세상을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어떤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정치지망생들은 자신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기의 경쟁상대인 사람은 그런 개혁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흠을 찾아 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때로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몸을 혹사시키는 행동을 보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사람이 당선이 되어, 이 세상은 큰 변화 없이 이어져 나간다. 사실, 목소리 큰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 온 적은 없었다. 오히려 어지럽히는 일들이 많았다. 세상의 변화는 소리 내지 않고 꾸준히 한가지 길을 걸어 온 사람들의 노력들이 쌓인 결실이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자신먼저 바꾸라는 금언을 한번쯤 마음에 두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을 실천하고자 계획도 세우고 실행에 옮겨보지만, 실제로 결실을 얻는 경우는 별로 없다. 소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월요 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희망을 노래한다 얼 쇼리스의 ‘희망의 인문학’은 가난한 이들에게 스스로의 ‘작은 민주주의’를 체험하게 한 경험을 소개해 준다. 빈민들에게 정치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며, 공적인 삶으로 나아 가도록 알려준다. 무력의 포위망에 둘러싸여 무기력하고 삶을 포기한 그들에게 살아갈 힘을 부여해주며 자기통제능력을 키워준다. 또한 그들 스스로 자치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겨났다. 이는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사유하는 과정을 거친 후의 일이다. 여자치과의사(여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달프다. 물론 전문인으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활동한다. 하지만 치과 뿐 아니라 육아, 가정, 사회활동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짐을 지고 있다. 주변에서 슈퍼우먼처럼 여겨져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감당을 못하면 스스로도 위축이 된다. 자신의 일들 외의 것에 생각하고 참여하고 활동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마음의 여력이 없기도 하다. 아픔이 있을 때조차 함께 나눌 곳이 없을 때도 있다. 이러할 때 짐을 같이 나누어 지고, 함께 고민해 주며,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동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정치는 나
월요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복지부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라 ‘한비자(韓非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초나라 여수라는 강에 사금(砂金)이 많았다. 사람들이 몰래 사금을 훔쳐 가자, 나라에서 이를 금했다. 위반하다가 잡히면 찢어 죽여 판자에 못박아 길에 내거는 고책이라는 형벌에 처해서 본보기를 삼았다. 하지만 사금을 훔치는 사람은 줄어들지 않아서 시체가 강을 막을 정도였다. 그 이유는 (관리를 매수를 하든 속이든) 잡히지 않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사람에게 “너에게 천하를 다 주는 대신 너를 죽이겠다”고 한다면,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하를 가지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붙잡히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을 알면, 비록 고책 같은 무서운 형벌을 정해 놓아도 지켜지지 않는다.(내저설상편) 복지부는 얼마 전 치협과 관계 의료단체를 불러 모아 개정된 의료법 시행을 위한 회의를 시작한 것으로 보도 되었다. 복지부는 사실상 지금까지 치협과 UD치과와의 전쟁에서 어느 한편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객관자적 입장을 취해왔다. 여지껏 미동도 안하다가 치협이 애를 써서 ‘의료법 개정안’ 이란 별로 탐탁해 하지 않는 선물을 안겨주자 이제야 기
월요 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의료법 개정 이후 기존의 1인 1개소 원칙을 좀더 명확하게 규정하고 면허대여를 금지한 의료법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처리되었다. 법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제 추가적인 논의가 유관기관에서 논의되고 있고 경과기간이 끝나는 8월부터는 법위반으로 인해 처벌받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가히 치과계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만했던 그리고 여러 난관을 어렵게 극복하면서 마지막에 극적으로 통과되어 우리의 마음에 더 각인된, 의료법 개정을 위한 그간의 수개월 동안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법과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개인의 양심과 상식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서로의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당사자들 모두를 무척이나 곤혹스럽게 만든다. 양심과 상식은 서로 많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역사회 치과의사회와 치협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소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법규정을 만들려면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월요 시론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치위생계 발전이 치계 외연 넓히는 길 우리나라에서 4년제 학부의 치과위생사 교육을 시작한 지 올해가 꼭 10년째이다. 이 분야에 첫 발을 뗀 필자로서는 세월의 무게만큼 그 소회가 적지 않다. 지난 시절에 4년제 치위생학과 설립의 필요성을 두고 지루한 논란이 거듭됐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4년제 학부의 치과위생사 교육이 출범해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로 인해 치위생계에 일어난 크고 작은 변화를 돌이켜 보면 여기에서 녹을 먹는 필자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4년제 치위생학과가 탄생함으로써 치위생(학)계의 안팎으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으며, 아직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자라나고 있다. 외형적 측면에서 2002년에 하나의 대학에서 시작한 4년제 치위생학과가 현재는 무려 22개의 대학으로 늘어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관련 대학원에 치위생학의 석사과정이 생겨 운영되고 있으며, 치위생학 박사과정의 개설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렇게 급속한 양적 팽창이 바람직한지 하는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적어도 치위생학의 고등교육 및 학문 체계 구
월요 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나의 내면의 무의식 찾아가기 그 동안 5회에 걸쳐서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을 알아보았다. 아이의 문제가 결국 나의 문제로 다가오고 나의 무의식을 자극하며 불안과 방어기제로 나를 무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부부관계든 환자와의 관계이든 우리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할 것이다. 이제는 아이의 문제가 아닌 우리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연습을 제시하면서 가족이 치유되고 자신을 치유하는 것으로 나아 갈 때 우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고 보여 질 것이다. 자기를 찾아가는 치료법은 정신분석적 치료, 인간중심적 치료, 행동주의적 치료 등 세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정신분석적인 치료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Freud)에 의하면 인간행동은 비합리적인 힘, 무의식적인 동기, 생의 초기 6년 동안의 주요한 심리 성적 상상에 의해 전개된 본능적 충동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하고, 이 본능이 개인과 인류의 생존 목적이라고 보았다. 정신분석적 관점에 따르면 성격은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이루어진다. 1)원초아(id)는 긴장과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한다는
월요 시론 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오늘 내 환자는 재수 좋은 사람입니다 펜실베니아 의과대학에서는 인턴, 레지던트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진료에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연구해 왔다. 잠을 자지 못하면 혈중 알콜 0.1%인 상태에서 수술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우리나라 혈중 알콜 농도 0.05% 면허정지: 5년에 3회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거나 혈중 알콜농도 0.1% 이상 2회면 구속된다.) 외과 시술할 때 잠을 6시간 이하로 잔 경우에는 합병증이 83%나 증가했다고 한다. 과로와 수면부족 때문에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의료과실이나 부작용이 증가한다고 한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환자를 바꿔서 수술하거나, 엉뚱한 부위를 수술로 제거하거나, 다른 시술을 하기도 한 결과들이 과로와 수면부족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어제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데, 치료 받으시겠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혈중 알콜 농도 0.1%로 2회 적발되면 구속이므로, 전날 과음하고 잠을 제대로 못자고 그 이튿날 치료를 하면 치과의사 면허정지가 되고, 그러한 일을 두
월요 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5)-무대와 역할 치의학이란 예술과 과학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근거하면, 치과의사는 예술가 역할과 과학자 역할의 이중성을 가진 직업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필자가 ‘월요시론’를 쓰는 일은 문사(文士)라는 기능을 가진 치과의사를 의미한다. 문사란 詩論과 時論과의 다른 글자 모습처럼, 문예인 입장보다는 언론인이라 불리는 역할에 더욱 가깝다. 즉 언론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치과의사들의 호칭은 원장님, 선생님, 박사님, 교수님, 등이 있다. 이것은 곧 그 역할을 지칭하는 것이다. 얼마 전 치과계 모임의 책임을 맡은 일로 협회장님을 모신 일이 있었다. 필자는 그 분이 단상에 가실 때나 말씀을 마치고 내려오실 때 협회의 수장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정중한 예의를 갖추어 드렸다. 협회장님은 개인적으로는 학교 후배이지만, 그 자리는 모든 치과의사를 대표하신 분이기에 내가 소속한 단체의 수장님으로 최고의 예를 갖추어 드려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주강사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분은 국가의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하신 분으로 합당한 예의를 갖추어야 할 장소였다. 연극으
월요 시론허택 <본지 집필위원> 지령 2000호 발행을 축하하며 2012년 임진년 벽두부터 치과계에 경축해야 할 사건이 생겼다. 경사스럽고 의미 있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바로 치의신보가 1월 9일자로 지령 2000호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2011년 12월 15일이 치의신보 창간 45주년이었다. 1966년 창간돼 거의 반세기 동안 파란만장한 역사를 관통하면서, 대한치과의사협회라는 전문기관의 대변인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행해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 접어들어 디지털 미디어시대로서 활자문화의 상실이라는 세기적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근간에는 출판계뿐만 아니라 언론계에서도 신문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자주 만나는 지방신문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필자는 그들이 10여년 안에 직업전환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 즉 IT의 혁신적 발전으로 10여년 안에 지방신문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신문의 소멸. 얼마나 엄청난 문화의 혁명적인 변화인가! 그들과의 대화에서 심각한 현실적 상황을 읽을 수 있었다. 인류역사 상 문화, 문명의 예측할 수 없는 발전방향에 당혹감을
월요 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내가 아는 지식 만일 “이 사회에서 지켜야 할 제일 중요한 원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일본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을 첫 번째로 꼽는다. 미국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한다. 두 가지 생각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공통점이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 질서도 없어지고, 사람들은 어째야 좋을지 모르며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생각은 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말은 듣기에는 참 좋은 말이다. 그리고, 참 깨끗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는 말은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앞의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이고, 뒤의 것은, 나누어 줌으로써 같이 살고자 하는 뜻이 엿보인다. 살면서 여러 가지의 어려운 일들을 만나게 되는데, 사람이 일부러 악한 생각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는 많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