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석굴암의 열력풍상 2006년 1월 8일 친지들과 정초 산행으로 토함산에 올라 석굴암 앞에서 해뜨는 장관을 지켜보았다. 몹시 추운 날이어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모자를 썼는데도 볼을 스치는 바람이 매서웠다. 1963년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찾은 경주에서, 일출을 보러 토함산에 올랐으나 짙은 안개로 일출을 볼 수 없었고 석굴암은 수리중이어서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주를 처음 찾은 지 40여년 만인 2006년에야 일출과 석굴암을 동시에 보았으니, 이제 떳떳한 한국인이 된 느낌이다. 토함산 중턱에 자리한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때(서기 751년) 재상 김대성이 창건하기 시작해 신라 혜공왕 때(서기 774년) 완공했으며, 건립 당시의 명칭은 석불사였다. 백색 화강암재로 인공석굴을 축조하고 그 내부 공간을 장방형의 전실, 원형의 주실, 전실과 주실을 잇는 비도(扉道)로 구분했으며, 주실에는 본존불인 석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그 주변 벽에 범천, 제석천, 문수, 보현보살, 10대 제자상 및 십일면관음보살상이 있고, 그 상부 10개의 감실에 각각 보살상과 유마거사상이 안치돼 25 조각상이 있다.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국가 구강검진 블루오션인가, 계륵(鷄肋)인가? 일요일 오후(10.25) 자존심이 좀 상하지만 마침 특별한 일이 없어 구강검진 교육을 한다는 중구 의회 강당으로 나갔다. 주로 삼사십 대 회원이 대다수여서 오십 이상만 되면 소외감을 느끼고 ‘내가 나올 자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육십 대 이상의 회원 분들을 뵈면 경외감도 든다. 사실, 구강검진은 중요하긴 하지만 치과의사 입장에선 따분하고 지리한 과정이다. 수입에 도움 되는 것도 아니며 비슷한 말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검진을 하더라도 바로 진료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요즘 환자들은 불신 풍조인지 똑똑해서인지 치료는 다른 의사에게 가서 받는다. 그러나 의사로서 검진 온 환자를 내보낼 수 없어 의무감과 도리상 하는 것이 구강검진이다. 그날, 1교시 보건복지가족부의 담당관이 국가 건강검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큰 틀에서 설명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과거에는 서민들이 피검사만 하라고 해도 무슨 큰 병인가 걱정도 되고 우선 비용 때문에 못하던 것에 비하면 이제는 국가 비용으로 웬만한 검사는 다 되는 시절이니 금석지감이다. 그야말로 어느 정도는 복지
월요 시론 김 신 <본지 집필위원> ‘食育’의 개념 요즈음 아이들 중에는 만 3세가 되었는데도 젖병 없이는 잠을 못 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밥을 한 숟가락 먹이려면, 그야말로 아이와 엄마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그나마 한 술 받아먹은 밥도 밥물만 쪽 빨아먹고 밥알은 그대로 뱉아낸다. 김치는 물론 야채를 일체 입에 대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통통하게 살찌고 키도 과거의 아이들보다 더 크다. 여기에 동력을 실어주는 것은 엄마들이 바빠지고 이를 편승하여 무수한 유아용 고도가공 음식이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육아지식도 크게 기여한다. 과잉연장된 수유는 아이들에게 수많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젖니가 맹출하면서 개개 치아의 맹출에 상응하는 기능적 자극이 부가되어야 한다. 아기에게 어금니가 났다는 것은 이제 씹을 수 있으며 씹어서 삼킬 수 있는 음식을 주어야 함을 의미하며, 이것은 조물주의 명령이고 동시에 성장발육에 부응하는 당연한 생리적 요구이기도 하다. 교과서적으로 유치열에 총생을 보이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것이라 하였으나, 요즈음에는 그렇지가 않다. 유치열이 이미 설측으로 경사
이병태 원장의東醫寶鑑(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정) 이야기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현대인의 가을 가을이 벌써 떠나가려고 한다.지난 가을비에 단풍이 우수수 떨어지더니 기온마저 뚝 떨어져 벌써 장갑을 꺼내야하는 건가 하릴없이 고민이다. 어느 신문 문화면에서 읽은 “가을, 널 이렇게 보낼 수는 없는데…”가 아직 내 심정인데, 장갑을 끼는 순간 겨울을 인정하는 것 같아 쌀쌀한 아침기온에도 곱은 손을 입으로 호호 불며 버티고 있다. 단풍은 떨어져버렸어도 아직 밟을 낙엽이 있다면 가을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직업마저 3차 산업에 종사하는 나에게 가을은 늘 감성의 영역이다. 올 초 부모님이 농사를 시작하시기 전까지는 적어도 그랬다. 분가해서 살지만 맞벌이 자식들을 걱정해 자주 집에 다녀가시던 부모님들의 발길이 올 봄부터 뜸해지신 것과 아는 분 야산에 텃밭을 만드셨다는 말씀 사이의 상관관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나는, 얼마 전 다녀온 그 텃밭(!)을 보고 그만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베란다의 상추모종과 옥상의 방울토마토쯤을 상상하던 내게 산자락 가득 펼쳐진 배추밭, 무밭, 고구마가 그득 묻힌 이랑들과 콩, 깨, 옥수수, 고추 심지어 생강에 토란까지 주렁주렁
기고 박성원 경기지부 치무이사 밥 한 공기 최근 대부분의 치과에서 환자 수 감소와 수입 감소로 인해 많이 힘들어한다. 공교롭게도 이럴 때일수록 진상환자는 늘어난다. 우리병원을 찾아주는 환자가 고마워도 진상환자는 환영할 수 없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데 한 사람이 밥 한 공기만 구입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식사를 한다. 그런데 이 진상손님은 밥 한 공기 값이 비싸다느니, 반찬이 부실하다느니, 시설과 서비스가 나쁘다느니, 불평불만이 더 많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렇게 행동한다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진상손님의 눈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쌀값이 자신이 식사하는 가격의 기준이라 생각한다. 식당을 유지하기 위한 임대료, 인건비, 시설유지비, 반찬값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필요할 때만 배고플 때만 식당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 이런 진상손님을 식당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년부터 치과에서 구강검진을 하려면 구강검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지부 치무이사와 구강검진 TF팀으로서 식당주인 입장이 되어 본다. 검진교육을 방사선안전관리자 교육처럼 국가주도로 시행하게 방치했다면 치과의사들은 평일 3시간 교육 이수를 위해 병원을 휴진해야 한다. 국가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그냥 무조건이야’ 은사스님이신 대행 큰스님의 법어집이 현대불교신문과 한마음선원 출판부의 공동 기획으로 이번에 새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다른 법어집과 달리 어른 스님께서 제자들에게 해주신 이야기들이 대화 중심으로 실려 있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사스님이 거두신 제자들은 그 수가 많지만 스승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은 색깔을 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에서 스승을 생각하는 정성은 지극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답니다. 이번에 나온 법어집에는 그런 제자들에게 스승이신 은사스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들이 실려있으니 세간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해준 스승이라는 존재를 마음에 품고 있기 마련입니다. 내 인생의 스승이라고 해서 반드시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과거에 경험한 어떤 작은 일이 주는 충격, 깨달음, 변화의 계기 등이 우리 인생에서는 그런 스승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이 구도의 길을 가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스승의 존재란 자기 공부의 전부라고 해
이병태 원장의東醫寶鑑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정>이야기 5 이몸·잇몸은 아상(牙床) 《東醫寶鑑》에 은( ? )을 아상(牙床)이라고 하였다. 잇몸(북한은 이몸)은 순우리말이다. 이 잇몸을 牙床이라고 한 데 필자는 경탄하고 있다. 이 床이 치과영역에서는 주로 의치상(義齒床)·교정상(矯正床)·상장치(床裝齒)라던가, 임상(臨床)이나 병상(病床)처럼 쓰이고 있다. 이 床은 bed이다. 구들이 아닌 잠자리를 뜻한다. 그러나 bed나 잠자리는 아늑하고 편안(便安)해야 한다. 이(齒牙)가 편안하게 쉬는 곳이라 하여 아상(牙床)이라고 했는지, 참으로 깊이가 있고 친근감이 간다. 일본에서는 치육(齒肉)이라는 용어를 치은(齒?)보다 더 쓰고 있다. 우리들은 (齒 ? )과 gingiva를 쓰고 있다. gingiva나 gum을 우리말로 잇몸(북한은 이몸)으로 쓰고 있지만 牙床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저자는 齒科醫史學 강의를 맡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東醫寶鑑》에 나온 이 牙床이라는 용어를 보고 놀랄 정도로 반가웠다. 그리고 구강을 옥지(玉池)라고 한 것에 대하여 아름답고 멋까지 흠뻑 배인 용어
이 무 건 <본지 집필위원> 세파라치, 과연 옳은 제도인가? 정부는 지난 9월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가 건당 3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거래할 시 반드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토록 의무화시켰다. 만약 소비자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못했을 경우 국세청에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진료비 전액을 벌금으로 징수해 신고자에게 진료비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법안과 관련해 정부 측에서는 앞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며 주로 현금사용을 유도하는 병의원이 집중감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세파라치 제도가 정부의 바람대로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들의 세금탈루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부부사이에서도 감추어둔 소득을 찾아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진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금탈루를 하려 드는 이들 앞에서는 그리 큰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오히려 성실납세를 하고 있는 대다수 의료인들에게 불편만 끼칠 공산이 크다. 선진국 전문직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신고율은 대체로 70~90%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자기 근본에서 나오는 것 불교에서 삼보에 귀의한다는 말은 스승이신 부처님(佛)과 부처님의 가르침이신 법(法)과 그 가르침을 둘 아니게 공부하는 이들(僧)에게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마음공부에서는 자성 삼보(自性三寶)에 귀의한다는 말을 씁니다. 자성 삼보라는 것은, 주 심봉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바퀴를 돌아가게 하듯이 그런 부동의 힘을 배출해 줄 수 있는 자기의 근본이 불, 자기의 근본에서 마음을 내는 것이 법입니다. 그리고 승은 법에 따라 움직이는 이 모든 것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가 바로 자기 자성한테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성삼보에 귀의했으면 들이고 내는 행을 자기가 어떻게 해야만이 계(戒)를 지킨다고 할 수 있을까요? 들이고 내는 이 모든 것이 자기 근본이요, 보는 것도 그놈, 듣는 것도 그놈, 가고 오는 것도 그놈, 모든 게 일거수일투족이 다 그 근본에서 하는 것입니다. 나무가 바로 제 뿌리가 있기 때문에 제 나무가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들 각자에게 누(累)가 되게 한다면 자기 가정까지도 부모까지도 자식까지도 누가 되게 됩
이병태 원장의東醫寶鑑(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정) 이야기 4 아치(牙齒)와 견치(犬齒) 판치의 양옆에 긴 치아를 아치(牙齒)라고 했다. 바로 견치(犬齒, canine)를 가리킨다. ‘牙’는 어금니, 어금니가 서로 맞물려 교합되어 있는 현상을 내는 漢字이다. 그리고 ‘齒’는 얼굴과 입모양을 나타내고 이(齒牙)를 드러내는 꼴을 하고 있어서 영어의 orofacial(구강안면), dentofacial(치아안면), maxillofacial(악안면)이라는 뜻과 통한다. 이 견치는 치열궁(dental arch)의 전방과 후방을 잇는 굽이길에 있다. 아마도 ‘牙’와 ‘齒’의 중간에 있다 하여 牙齒라고 명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견치는 치열궁의 구각부위에 있고, 치근을 보면 단근치아인 전치와 복근치인 구치 사이에서 굵고 가장 긴 치근을 가지고 있다. 犬齒나 canine은 외관을 보고 형태적인 뜻을 강조하는 용어라면, ‘牙齒’는 해부학을 바탕으로 기능을 고려한 용어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쓰고 있는 齒科를 중국, 대만, 홍콩을 포함해서는 牙科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tooth)를 우리나라에서는 齒牙, 일본에서는 齒, 중국, 대만, 홍콩 포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