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설압(低舌壓)은 구강노쇠의 마지막 진단 항목이다. 혀는 혈액이 풍부한 8개 근육덩어리로 음식 섭취나 쉼 없는 대화에도 피로해지지 않는다. 간혹 혀에 염증이나 깨물릴 때 순간 고통만 강렬할 뿐 뭉친 느낌의 통증 없이 빠르게 치유되는 것으로 보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혓바닥의 미세한 주름은 마치 손가락 지문처럼 모든 사람에서 다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깊어진다. 이로 인해 면역 저하와 설하 신경 이상을 보이는 돌봄 노인의 혀에서 구강위생불량으로 설(백)태 형성과 함께 세균 혹은 바이러스의 감염원으로 작용한다. 혀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후각과 미각 기능도 점점 감퇴되면서 그들의 영양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필자는 혀의 미각 기능을 포함한 발음과 삼킴 등 운동 기능이 구강노쇠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 혀의 미각 이상: 뇌병변과 영양 고려 혀 점막에는 수많은 돌기(유두)가 있다. 혀의 전방 2/3에 분포하고 있는 심상돌기는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고, 유곽돌기와 엽상돌기는 각각 혀의 후방 1/3과 혀의 측면과 후방에 분포하면서 설인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돌기 속에는 미뢰가 존재하며, 그 속의 감각 세포가 음식물 이온과 접촉하
얼마 전 역사 시험 공부를 하고 있던 아들이 와서 투덜거렸습니다. “엄마, 요즘 뉴스를 보니 이제 음성으로 챗 GPT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애플이 만드는 스마트 안경만 써도 단편적인 지식 같은 것은 1초 만에 검색이 되고 알게 되는 3차원 메타버스 세상이 올텐데, 이런 단순한 암기는 왜 해야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음......그런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있듯이, 역사적으로 볼 때 기술의 변화는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세상은 완만한 변화와 급격한 변화를 번갈아가며 거듭하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어느 때보다 더욱 기술적 융합과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제는 누구든 한번쯤은 들어봤을 ‘메타버스’ 얘기를 새삼 아들에게서 듣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여러 미디어를 통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을 텐데요. 정작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계신 분은 적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우주)’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계된 가상세계를 통칭하며, 지금 급격히 현실에서 마주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는 메타버
저는 경기도 일산에서 의료재단안에 치과병원과 건강검진센터, 의생명연구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과병원을 주로 하면서, 법정 종합검진 등을 할 수 있는 진료시설과 인력, 연구소를 갖추고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굳이 제가 이런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주요한 이유는 구강건강이 우리 몸 전체의 질병과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해 가고 싶은 소망과 욕망 때문입니다. 구강건강, 그중에서도 특히 구강마이크로바이옴이 가벼운 감기나 코로나는 물론, 고혈압 당뇨 같은 심혈관 문제, 심지어 대장암, 췌장암, 치매 같은 중대질환의 위험요소(risk factor)임은 갈수록 많은 문헌들이 증명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입속세균 푸소박테리움(Fusobacterium nucleatum)은 대장암의 원인균(causality)으로까지 지목되어 치과에서보다 대장항문외과에서 훨씬 더 많이 회자되고 있고, 대장암 예방을 위해 푸소박테리움 백신까지 만들자는 제안까지 나와 있는 상태이니까요. 일상생활에서 보아도 치아와 혀, 침샘 턱뼈와 턱관절, 뇌신경 등의 중요한 인체구성물들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협업하는 씹기운동, 꼭꼭씹기 만으로도 다이어트나 혈당 혈중지방, 인슐린저항성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우리는 살면서 현실적이다, 혹은 비현실적이라는 경험을 합니다. 비현실적인 것을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을 보면 그 비현실이 현실에 나타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합니다. 내가 살아내는 현실이 아무리 녹록지 않아도 흔히 ‘현타’라고 불리는 ‘현실 자각 타임’이 오지 않는 이상 비현실적인 세상을 현실적으로 모두 살아갑니다. 제가 소설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내용이 흥미롭고, 소설과 지금 내가 사는 현실을 비교해서 나 자신을 주인공이나 관찰자로 삼으면 더 박진감 넘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서 현실을 깨닫는 것 못지않게 비현실적인 상상의 세계로 빠지는 것도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인간의 우뇌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책을
ADEX(서울에어쇼)에서 대한민국 공군의 블랙이글스 팀이 하늘에 그려준 태극 사진입니다. 태극기는 서로 상극이 아닌 상생하는 우주의 기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파랑은 음, 빨강은 양의 의미로, 둘은 상호작용을 통하여 우주 만물이 조화를 이루며 생성되고 발전함을 보여줍니다. 태극 주변에 배치된 4괘(건곤감리 乾坤坎離)에도 각각의 뜻이 있습니다. 건(하늘, 동, 춘분), 곤(땅, 서, 하지), 감(달, 북, 동지, 물), 리(해, 남, 추분, 불)을 뜻합니다.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과 ‘태극기 사랑운동 실천지침(국무총리 훈령)’에는, 혐오감과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일상 생활용품에도 태극 문양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공정한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굳게 다짐합니다.” 인터넷 치의신보(https://dailydental.co.kr/)에서는 13장의 연속사진으로 촬영된 비행기 두 대가 태극을 그리는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의사나 치과의사가 개원을 하고 진료를 함에 있어서 의료기사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원활한 진료를 할 수 없고 심지어는 도움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도 많다. 물론 어떤 특정과에서는 의료기사의 도움이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상호보완적 의미로 이제는 점차 그들의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그만큼 존재감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과거의 논리로 따져 갑과 을의 관계였다면 이제는 서로가 그들의 영역을 인정해주고 함께 가야할 동반자의 입장이 된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동물들도 공생이라는 표현으로 살아가는 무리들이 많다. 공생이라 함은 둘 이상의 생물이 서로간에 상생을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상생은 몇 가지로 분류하는데, 첫째 상리상생이다. 쌍방의 생물이 둘다 이 관계에서 서로 이익을 얻는 경우에 해당된다. 두 번째 편리공생이다. 한쪽만 이익을 얻고 다른쪽은 아무 영향이 없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편해공생이다. 한쪽만 피해를 입고, 다른 한쪽은 아무 영향이 없는 경우이다. 네 번째는 기생이다. 기생물만 이익을 얻고, 숙주는 피해를 입는 경우이다.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경우는 편리공생과 기생이라고 한다. 비
삼국유사의 고장 내 고향 군위가 2023년 7월 1일 대구광역시로 편입되었다. 전국의 시군구 중 소멸도시지수 1위, 평균연령과 노령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들 중에 하나라는 불편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군위가 대구시민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필자가 공중보건치과의사를 시작으로 3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인 이유로 이농인구는 증가하고 유입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자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연령 증가로 인해 노령인구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체가 부유해지면서 평균수명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여기 군위에서는 일흔 세로는 경로당에서조차 심부름하는 나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육자 달고는 두말할 것도 없고 어딜 가도 일흔은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 어릴 적 (대략 두 세대 전)만 하더라도 회갑연 한다고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로 장수했다며 모두가 꽹과리 치고 장구 치며 푸짐한 음식을 나눠주며 축하해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즈음에 와서는 회갑생일 축하를 해도 별로 내키지 않을 것 같다. 훗날 칠순잔치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팔순쯤 되면 축하를 받으려나...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투명망토를 입고 투명인간이 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때 꿈꾸던 투명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일탈을 꾀하기도 하고, 여러 속박에서 해방되는 자유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투명인간이 누릴 수 있는 여러 공간적, 시간적 확장은 결국 삶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책임이라는 명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료법 상 명확하게 의료기관을 통해 모든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문을 고려할 필요도 없이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그리고 최선의 방식인 것이다. 여러 한계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심미적인 욕구에 따라 투명교정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의료가 일부분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이를 틈타 불법적으로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거나 혹은 법률적 제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직접 의료 소비자와 접촉하여 투명교정치료 시도들이 일부 관찰되고 있다. 환자는 치과의원 혹은 치과병원에 내원할 필요 없이 회사가 운영하는 소위 스마일샵 등에 방문하여 치과의사의 부재하에 3D스캐너로 치아를 스캔한다. 채득된 스캔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명교정장치를 제작하여 환자들의 가정으로 직접 배송하
인생 선배들 앞에서 어리고 철없는 내가 어떻게 삶에 대해 언급하겠냐만, 그래도 내 생각을 읊어보고자 한다. 비록 짧은 인생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생이란 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 등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든 선택의 기로 앞에 서니 말이다. 그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같은 행동에도 생각이 깊어지며 지나온 길들을 점점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어린 시절 당차게 할 수 있던 선택들이 지금에 와서는 선택하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후회되는 선택들에 있어 배움을 얻고 다시 한번 그 갈림길에 섰을 때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을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주 이러한 주제로 얘기를 하고는 한다. “만약 네가 경험한 기억들을 전부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어떻게 할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물어보는 사람도, 그리고 질문을 받은 사람들도 대부분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더 괜찮은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또는 후회 가득한 어조로 이렇게는 살지 않을 것이라고. 이러한 감정들을 되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은 지나온 삶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진료하다 보면 가끔 유튜브를 보고 와서 치과 진료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틀린 이야기가 아니면 다행이지만, 가끔 이상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어서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무조건 무시하자니 그 자체로 잘못인 것 같고, 그렇다고 듣자니 너무 이상한 쪽으로 빠지니까요. 이런 경우에 관한 윤리적 접근법이 있을까요? 익명 치과를
자격지심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 즉, 자기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여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열등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 즉, 남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낮고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격지심과 열등감의 의미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은 자격지심의 경우는 자기 기준에 자기가 못 미치는 상황이고, 열등감은 남과 자신을 비교해서 나타내는 감정입니다. 자격지심은 본인이 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스스로에 불만족한 것으로, 다른 누구 앞에 나서지 못하고 소심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열등감은 상대방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고, 전투적이고 폭력적으로 되면서, 분노하는 모습으로 표출됩니다. 열등감 혹은 자격지심으로 나타나는 질투 또는 시기심은 다른 사람이 잘 되거나 좋은 상황에 있을 때 미워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치있게 여긴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생겨납니다. 타인이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가졌다는 생각에, 자기 긍정감 저하 같은 감정적 고통을 동반한다고 합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죽주산성은 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