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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생의 가장 큰 고민

스펙트럼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의 3학년 2학기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바쁘고 정신이 없는 하루하루입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병원 외래시간 전후로 주5일 수업들이 배치되어 있고, 병원 외래시간에는 병원에 들어가 어시스트를 하며 진료를 어시스트하고, 치주수술이나 외과 전신마취수술 등 수술 옵저베이션도 들어가고, 마지막으로 그 틈틈이 자기 환자를 보는 학생진료까지(이 학생진료는 진료 전후의 여러 기공과 테스트와 준비과정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 오늘은 학생진료에 대하여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의대와는 다르게 치과대학은 졸업요건에 학생시절 본인의 환자를 진료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학교마다 부르는 명칭은 다르겠지만 보통 학생진료, st진료 등으로 불리고 있지요.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교수님과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구강검진, 보철진료, 보존진료, 치주치료, 외과발치 등 다양한 진료를 보고 있으며 졸업을 위해서, 배우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수업에서 듣고 공부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고 필요한 과정이지만 실제 환자를 옵저베이션 하는 것이 더 큰 경험이고 그를 넘어서서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더 크고 좋은 경험이고 필요하다는 것에서 학생진료는 저 역시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학생진료를 시작한지 한학기가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아직 제대로 학생진료를 시작하지 못한 학생도 다수가 있는 사실을 다들 알고 계실까요?


학생진료에는 환자수급의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시대적으로 코로나시대라는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저희 이전세대에도 계속해서 존재해 왔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환자가 스스로 병원에 찾아와 학생진료 받고 싶다고 요청하고 실제로 진료비를 지불하고 진료를 보는 경우가 1년에 몇 명이나 될까요? 그런 경우가 있기는 할까요?


좀 더 세부적인 진료과목 내용으로 나누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속한 서울권에 있는 학교의 이야기로 지방의 학교들은 사실상 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한 영상촬영과 구강검진, 치주 스케일링 환자는 사실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지인들을 불러 진료비를 지급하며 진료를 하고 있으며 제가 아는 지방의 경우 서울에서 지인들의 교통비까지 지급해가며 진료를 하고 있고 사실 이 부분은 환자유인이라는 문제를 항상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환자를 구해서 졸업요건을 채운다면 다행이겠지요. 문제는 보철진료나 보존진료, 특히 크라운치료나 신경치료부분의 환자는 구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가족, 지인 중에 내가 원내생을 하고 있을 때 크라운치료나 신경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때가 얼마나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인이 아닌 경우 학생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있더라도, 또한 지인이더라도 본인이 진료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진료비부분도 학생들에게는 꽤 큰 부담입니다. 보험이 되는 진료는 원래 수가가 저렴하기도 하고 학생진료 할인수가까지 있어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비보험 진료부분에서 나오는 진료비는 상당히 큰 부담입니다. 물론 학생수가로 병원의 전공의 진료나 교수님 진료보다는 많이 저렴합니다. 하지만 저렴하더라도 로컬의 수가와 많은 차이가 있지 않습니다. 정확한 숫자와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졸업 때까지 들어가는 진료비는 저렴한 타 대학의 등록금이 추가로 들어가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어렵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볼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환자들이 오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선 학생진료라는 점이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진료를 받는 것을 더 원하겠지요. 이점은 사실 학생진료의 태생적 한계라 어쩔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이 한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생진료 수가부분이나 환자유치에 관한 부분 등 학생들이 좀 더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공부와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치과대학생들은 각종 시험과 수업, 실습, 과제, 당연한 공부의 부담 뿐 아니라 졸업을 위해 환자유치와 환자의 진료비 해결을 위한 경제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고 부담하고 있습니다.


원내생들끼리 요즘 인사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 구했어?’ 모든 치과대학 원내생들이 갖고 있는 고민일 것이고, 졸업하신 선배님들께서도 다 겪으셨을 고민일 것입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일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라도 해결돼야 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겪은 문제이고 현재도 진행중인 문제이니까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