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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추천도서 - 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나이가 들면서 불면증이 생겼습니다. 시간을 놓치면 쉽게 잠이 들지 않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누우면 바로 잠이 드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인데 말입니다. 잠들기 전에 읽는 책은 주로 가볍고 부담스러운 내용이 아닌 것이 좋습니다. 무거운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책은 제대로 각성하지 않고 읽으면 그 내용이 제대로 기억되지 않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지루한 책을 읽어야 잠이 온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잠을 청하는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죠.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한때 저는 소설책을 주로 잠들기 전에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소설과 비슷한 내용의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책 읽는 것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불면증을 만들어서 밤새 책을 읽던 시절이었습니다. 첫사랑 연애를 시작했을 때에는 책에서 멋진 글귀를 찾으려고 밤새 연애에 관련된 책을 구석구석 뒤졌습니다. 어렵게 발견한 훌륭한 글귀는 부족한 잠의 피곤을 날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제는 불면증이 괴로워서 일부러 잠을 청할 수 있는 졸린 책을 찾기도 하니 세월이 무상합니다. 책 읽는 것이 좋아서 생긴 불면증과 불면증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은 물론 다릅니다. 하지만 넘어가는 책장 소리는 밤의 정적을 깨는 꽤 훌륭한 ASMR입니다.

 

 

수면의학자가 전하는 잠에 관한 정보 망라
24시간 작동 ‘일주기 생체시계’ 유전자 존재

『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 코리아닷컴, 2021

 

불면증에 괴로운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잠에 관한 책이 아주 많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불면증에 괴로웠던 사람이라면 숙면도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할 겁니다. 잠자는 기술을 배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잘 이해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수면의학자가 이야기하는 잠에 관한 책입니다. 오랜 연구 끝에 인간에게는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드는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하는 ‘일주기 생체시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신체의 기능을 24시간 주기로 작동시키는 ‘일주기 생체시계’ 유전자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유전자들이 서로 맞물려 상호작용하면서 우리 몸은 대략 24시간을 주기로 생체리듬을 만들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받음으로써 내 몸의 생체시계 스위치에 ‘On’을 켜는 것은 곧 밤에 숙면하겠다는 ‘예약’ 버튼을 누르는 것과도 같습니다. 아침에 보는 햇빛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우리는 ‘잠빚(sleep debt)’을 지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금전적인 빚이 쌓이면 파산으로 이어지듯, 잠빚도 쌓이면 결국 건강상의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잠은 우리의 인생의 거의 1/3을 차지합니다. 그런 시간에 우리는 얼마나 투자를 하고 있을까요? 숙면을 위해서 침대와 이불, 베개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좀 더 과학적인 근거로 ‘잘’ 자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현대사회 문제 쾌도난마로 풀어내는 통쾌한 대담
새로운 네트워크 환경 속 추구해야 할 것들 짚어

『침묵하는 지성』 서커스출판상회, 2021

 

우치다 타치루는 일본의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철학 연구가이자 윤리학자입니다. 프랑스의 현대적 사상을 그 누구보다도 일본의 체질에 맞게 받아들였다고 평가됩니다. 진영의 논리를 벗어난 아주 리버럴한 사상가로 거침없는 그의 말과 대담형식으로 제대로 맞장구를 쳐주는 히라카와 카츠미의 대담이 즐겁습니다. 모두가 발언권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모든 사람이 평론가인 인터넷 시대. 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역설 또한 존재합니다. 한없이 가벼운 언설의 범람으로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인터넷으로 인해 나날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고 지성은 비평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침묵에 빠져버렸습니다.

 

전 세계를 연결시킨 이 새로운 네트워크 환경 속에서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며 우리가 돌아다봐야 할 과거의 지혜는 무엇일까요? 여론, 종교 갈등, 표현의 자유, 계층 문제, 공동체의 쇠퇴, 어른, 무라카미 하루키,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 요시모토 다카아키 등의 주제를 통해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의 제 문제를 쾌도난마로 풀어내는 가벼우면서도 통쾌하고 진지한 대담입니다.

 

 

냄새와 인간 행동 사이 관계 파헤친 인문 교양서
냄새 관한 고정관념 깨고 신비한 후각 세계 탐구

『냄새의 심리학』 북라이프, 2021

 

입냄새를 치료하는 치과의사로서 사실 냄새에 대해서 알고 있는 수준은 폭넓지는 않습니다. 입냄새의 원인과 치료 정도의 지식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냄새는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그 깊이 또한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깊습니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말입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봅시다. 환자를 보았을 것이고,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사업차 미팅을 하는 등 누군가와 대화할 때를 떠올려 봤을 때 우리는 절대 말, 표정, 눈빛, 손짓만 주고받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어떤 냄새가 풍기는지, 상대는 어떤 향수를 쓰는지, 갓 나온 음식에서 얼마나 맛있는 냄새가 나는지 혹은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신을 둘러싼 냄새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냄새를 통해 시시때때로 수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냄새의 심리학》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냄새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냄새와 인간 행동 사이 관계를 파헤친 최초의 인문 교양서라고 자처합니다. 우리 삶은 첫 번째 숨으로 시작해 마지막 숨으로 끝납니다. 열정 가득한 어느 냄새 심리학자의 바람대로 냄새의 비밀을 우리는 완벽하게 파헤칠 수 있을까요? 후각 연구를 향한 지나칠 정도(?)의 열정과 그 위대하고 신비한 후각의 세계가 우리 눈앞에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