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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버스의 나

스펙트럼

저번에는 메타버스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멀티버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얼마전에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스파이더맨은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도움을 청하려다가 주문을 망치면서 멀티버스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뒷수습을 하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영화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나라는 존재가 미래에 무수히 많은 멀티버스의 나로서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해온 선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집합체입니다. 내가 선택한 전공, 직업, 배우자 같은 큰 결정 뿐만 아니라 그날 누구를 만나고 더 게으를지 또는 부지런할지의 선택으로 지금의 내가 여기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내가 하는 선택도 마찬가지로 미래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나 중 한 명을 택해서 소환하게 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는 존재는 그렇게 보면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죠. 비슷한 말이 조던 피터슨의 ‘질서 너머’란 책에도 나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그런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문득 지금 40 초입에 접어든 제가 10년 전과 20년 전의 저를 멀티버스의 경계가 깨져서 만나게 된다면 상당히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그 때 믿었던 생각과 신념들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때 고민하고 노력해온 점들도 있기에 제가 여기 서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그 때 어떤 것에 대해서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더 현명한 선택을 내렸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또다른 멀티버스의 내가 다른 곳에 존재했을꺼라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또 오늘 자기 전에 본 딸과 아들의 얼굴들을 떠올리면서 이 역시 내가 소환한 멀티버스의 결정체인건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찬가지로 저희 부모님도 역시 무수한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모습 중 하나를 택했기에 제가 태어났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그동안의 어떤 선택이 잘했고 못했고는 다 부질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를 닮은 내 DNA가 들어간 생명체를 보는 것만으로 내가 그동안 이렇게 살아온 강력한 한 가지 이유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거나 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더 좋은 부모인 멀티버스의 나를 소환하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오늘은 마감인 과제가 많아서 새벽 5시 20분까지 깨어 있습니다. 이 역시 더 좋은 멀티버스의 나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소환행위라 생각됩니다. 다음번에는 12월 말부터 시작해서 몇번 실패하면서 계속하고 있는 미라클모닝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새해가 이미 두 번이나 지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