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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Relay Essay 제2487번째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던 때... 그때 학교에서는 연중 행사로 소풍을 가곤 했다. 소풍은 주로 학교 뒷동산... 산에 올라 가는게 뭐가 그렇게 좋았을지 우리는 항상 전날 밤이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우선 “야~~~호~~~” 소리 한번 힘껏 지르고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은 당연히 김밥. 지금 우리가 먹는 불고기 김밥, 참치 김밥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맛 없을 그런 김밥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닭싸움, 술래잡기 등등 지금 초등학생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할만한 그런 놀이들을 땀을 흘려가며 했다. 물론 요즘 인기가 많았던 오징어 게임도...

 

항상 소풍의 하이라이트는 당연 보물 찾기였다. 선생님들은 우리가 도시락을 허겁지겁 먹는 동안 몰래 꼬깃꼬깃 접어놓은 보물들은 나무 가지에, 바위 틈에 또는 친구 가방에 숨기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찾기 쉬운 곳들에 보물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그 보물을 한번도 발견해 본 적이 없다. 이런 어린시절 추억을 뒤로하고 나는 40에 접어 들었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나는 당연히 남들처럼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치과의사가 되었고 사랑하는 와이프와 토끼 같은 딸, 아들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부러울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나는 가끔 내가 정말 행복한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 이런 고민으로 참 많은 사람들과 얘기도 많이 해봤다. 내가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은 “에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마~”, ”너가 그렇게 생각하면 남들은 어쩌라고~”, ”너가 왜 그런 생각을 해? 이해를 못하겠네~” 뭐 이런 도움이 안 되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나는 어느날 갑자기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나는 항상 행복했다. 그걸 나만 몰랐을뿐!’. 이게 내가 내린 정답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모습을 뒤돌아 보면 행복해지기 위해 특정 모습과 환경을 이루어내고자 열심히 살아왔던거 같다.

 

하지만 그 동안에 나는 불행했을까? 아니다. 내가 열심히 살았던 과거에도 나는 행복했고 많은 것을 이룬 나는 더 행복하고 있다. 그런데 그걸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내가 보물찾기 시간에 단 한번도 보물을 못 찾았어도... 그때 지금에 비하면 맛없는 도시락을 먹었어도... 또 재미 없는 게임을 하고 놀았어도 나는 항상 행복 했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참 암울한 얘기들이 많아 안타깝다. 하지만 스스로 행복함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았을 때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꺼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