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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시론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강화할까요? 철학자의 어깨 위에서 함께 고찰해 볼까 합니다. 20세기 러시아 출신 철학자 아인 랜드(Ayn Rand, 1905-1982)는 모든 인간은 타인이 세운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기주의(利己主義, egoism)를 옹호합니다.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교육되어져 왔지만, 이는 휴머니즘(humanism)에 기반한 개념입니다. 휴머니즘은 철학적 사유의 근원으로서 인간내에 실재하는데, 각 인간이 가진 능력과 성품을 존중하고 인간이 가진 현재의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 자기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이성적입니다. ‘이성적 이기주의’의 렌즈를 거치면, 모든 행동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평가됩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어려움에 처한 타인이나 동물을 도우려는 도덕적 충동을 전혀 느끼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BC428- BC348)의 말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작은 폭군’이 숨어 있어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살펴보는 타인의 존재,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중요한 의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 행동의 결과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벤담(Jeremy Bentham, 1748-1832)의 답은 다름 아닌 쾌락의 총량입니다. 벤담은 일곱가지 기준, 즉 쾌락의 강도, 지속성, 확실성, 근접성, 쾌락이 더 많은 쾌락을 파생시키는 다산성, 쾌락에 고통이 뒤따르지 않는 순수성, 쾌락의 범위를 토대로 자신의 모든 행동에서 비롯한 즐거움과 고통을 합산해봐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쾌락 계산법(hedonic calculus)을 제시하려 했는데, 각 기준을 명확히 이해할수록 자기 행동이 낳는 결과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우리는 더 선해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를 통하면 편리하고 객관적으로 과연 어떤 행동이 올바른 행동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의 쾌락 최대화는 다른 사람의 쾌락이나 사회 쾌락의 총합 최대화를 보장할까요? 쾌락의 기준은 상황과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는 않을까요?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올바른 행동의 기준을 ‘세상 모든 사람이 나와 똑같이 행동하면 어떨지’를 기준으로 삼길 권하였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보편화가능성(universalizability)를 기준으로 내 행동에 대한 이성적 판단을 내려 보는 것이지요. 이는 감정이나 직관뿐만 아니라 인간의 고귀한 특성인 이성을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칸트는 모든 인간의 내면에 절대적 도덕성이 존재하며 누구에게나 이 도덕성을 드러낼 능력과 특권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칸트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를 모두 긍정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서로 돕고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므로 ‘단지’ 수단으로만 타인을 대해서는 안되고 조건적으로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칸트의 개념에 따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타인에 대한 다음 행동을 결정할 때 ‘나는 이 사람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있는가, 아니면 오직 도구 취급을 하며 이용하고 있나?’의 물음을 자신에게 던져보고, 또한 역으로 타인의 행동에 적용해 본 후, 이 답을 내 행동의 지속이나 변화에 대한 기준으로 삼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타주의(利他主義, altruism)는 엄격하게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주의로, 행동의 목적을 타인에 대한 행복에 둔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실증주의자인 프랑스 철학자 콩트(Isidore Marie Auguste Francois Xavier Comte, 1798-1857)에 의해 제시되었습니다. 콩트는 자신이 인간의 본성을 잘 안다고 생각했고, 보상이 없는 행동, 도움, 공유, 혹은 희생이 진정한 이타주의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과연 이성적이고 고등한 판단을 하는 인간이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콩트의 철학은 오늘날 ‘진화심리학’이라고 불리는 개념에 기반을 둔 내용도 다수 포함합니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인간이 이기적이기 보다는 다음 세대로 자신의 유전자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한 유리한 행동을 하는데, 이것의 일환으로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진화심리학에 기반한 의견을 펼쳤습니다. 사실 인간에게 행복과 안정감을 주는 만족스러운 삶은 이타주의와 관련되고, 자신 외에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이기주의자는 끝없는 욕망의 갈구상태,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인한 불행에 빠질 수 있습니다.

 

분명한 점은 인간은 맹목적으로 이기적으로 행동하라고 프로그램 된 기계가 아닙니다. 합리적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덕에 인간은 전보다 훨씬 나은 존재가 될 수 있고 한결 심오한 행복과 진정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