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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의 구강건강과 구강건강지표

정회인 칼럼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따라서 노인 건강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여 2020년 기준으로 83.5세에 이르렀는데, 건강수명이 66.3세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이라는 뜻에서 유병기간이라고 한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속도를 건강수명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소위 유병장수가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구의 노령화 및 질병의 이환과 사망에 대한 이론으로 Fries의 사망의 압축이론(Compression of mortality hypothesis)이 있다. Fries는 인구가 고령화되었을 때에 대해서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질병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은 그대로인데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질병이 시작되는 평균연령이 기대수명의 증가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이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가 장수할 뿐 아니라 유병기간도 짧아지는 것이므로 이상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뿐 아니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첫 번째 시나리오와 같이 유병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구강건강이 유병기간과 연관이 깊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토호쿠 대학 연구팀은 일본의 65세 이상 12만6천여명의 개호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 자료를 이용하여 구강 상태와 유병기간의 압축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는 두 가지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조사하였는데, 첫 번째 사건은 사망이고 두 번째 사건은 개호보험에서 2등급 이상을 받는 것이었다. 개호보험에서 2등급 이상 판정을 받는 것을 전신적 기능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이 시점부터 사망 시점까지의 기간을 장애유병기간으로 정의하였다. 약 4년에 걸친 추적관찰 연구 결과 20개 이상의 치아를 가진 85세 이상의 노인이 무치악 노인에 비해서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증가하였으며 장애유병기간은 감소하였다. 즉 건강한 구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긴 건강수명을 갖는다는 실증적 보고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2017년 Journal of Dental Research에 발표되었다.

 

건강정책에 있어서 국가 차원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실천 전략을 제시하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모니터링 지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70세 이상 노인의 20개 이상 치아 보유율은 47.0%이며 저작불편호소율은 40.9%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20개 이상 치아 보유율은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이는 구강기능과 치아를 관리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에 대한 적절한 치과의료 서비스 제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임은 자명하다.

 

치과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질병의 치료를 넘어서서 구강건강증진과 구강건강관리가 이른 시기부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양대 구강질환은 항상 존재하는 세균으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되기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와 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니터링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재가 필요하다. 또한 구강질환은 비가역적인 조직 파괴를 야기하기 때문에 전 생애에 걸쳐서 그 결과가 축적되며 질병에 중점을 둔 관점만으로는 일생동안 만족할만한 구강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구강질환 뿐 아니라 구강건강의 관점에서 노인의 구강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현재 노인의 구강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부터 산출이 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아쉬운 점은 요양시설 입소자에 대한 표본추출을 하고 있지 않으며 스스로 조사가 수행되는 검진 버스에 방문할 수 있는 대상자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강한 재가 노인의 자료만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과, 구강기능에 대한 조사 항목이 주관적 저작 기능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해서는 노인에게 특화된 타액분비, 삼킴과 같은 구강기능 검사항목을 추가하고 조사 대상에 요양기관 및 요양병원이 포함되어야 하며 대상자가 거주하고 있는 곳에 조사진이 방문하는 형태의 별도 조사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한 구강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수명을 제고하고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전신질환과 쇠약으로 인하여 의존성이 높아진 노인에 대해서 구강기능의 악화를 막고 구강위생을 관리하여 다시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더 나은 노인 구강건강 지표 산출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