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밤하늘 명멸하는 별처럼 -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Relay Essay 제2536번째

정년이 가까워지는 나이에 제자들을 바라보며 ‘이 세계가 불안해 보이고 살아가는 일이 힘든데 한 줄의 글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대학에서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의 과정은 자신에게 ‘무형의 자산’으로 남아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 기준에 영향을 주고, 가정에서 다음 세대의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눈앞의 돈만을 세지 않고 조금 더 고양된 세계에 눈을 뜨게 되고, 주위 사람들에게 작지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시간이 지나며 금세 평범해집니다. 중년이 되면 ‘아무 일 없음’의 행복이 어떠한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 평범한 일상이 오기 전 진료 현장에서, 일상의 시간 속에서 꿈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라고 노래한 시인 유치환 선생님이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편지를 쓰듯 겨울 하늘이 보이는 연구실 창가에서 새로운 세대의 후배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

 

윤동주 시인이 밤하늘의 별을 헤듯 사랑하는 제자들과 이 시대의 젊은 청년들의 모습을 헤아려 봅니다. 밤하늘에는 명멸하는 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큰 별이 눈에 뜨이게 빛나지만 밤하늘에 큰 별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작은 별 또한 매력적이고 영롱한 고유의 빛으로 사랑받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살아가는 모습이 밤하늘의 크고 작은 별들처럼 각자가 지닌 고유의 빛으로 빛나기를 소망하고, 이 사회와 주위 사람들에게 작지만 좋은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 세상은 늘 예기치 못한 일들과 상황이 생겨 힘들지만, 각자 성실하게 지내온 ‘시간의 힘’과 ‘인연의 힘’을 믿고 준비된 마음으로 지내다 보면 미처 예상치 못했던 선물들이 여러분의 삶에 축복처럼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누렸던 재능과 영광은 나 스스로 이룬 것이 아니었음을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고백을 통해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 그러하기를.

 

-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