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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추천도서 - 채팅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예전 PC 통신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4대 PC 통신하면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를 꼽았습니다. PC로 채팅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상대방과 동시에 접속해서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채팅하면 전화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채팅하면 전화가 통화 중이기 때문에 늘 식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최근 채팅을 하는 재미에 다시 빠지고 있습니다. 쳇GPT로 대화의 대상은 AI입니다. 그런데 그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어보는 것에 대해 거침없고 막힘없이 얘기해줍니다. 그리고 대화 매너도 좋고, 무엇보다도 너무 똑똑합니다. 치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약물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봐도 너무나 잘 대답합니다. 감정적인 내용을 물어봐도 꽤 인간에 가깝게 얘기를 해줍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가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것에 관해서 물어보니 다행히도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좋은 말들과 함께 한국의 치과의사가 읽었으면 하는 책도 소개를 해주더군요. 앞으로 책 소개도 제가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를 어느 정도 정해서 이달의 추천 책을 골라 달라고 하면 AI 채팅이 다 해줄 테니까요. 거기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가미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래도 인간은 기계문명을 잘 이용하는 편입니다. 물론 잘 사용하지 못하고, 또 나쁘게 사용하는 때도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AI와의 채팅은 그 사용하는 능력에 따라서 인간의 능력도 차이가 나게 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시대 ‘AI와 대화하는 기술’ 직관적으로 전달

챗GPT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에 폭넓은 이해 도와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동아시아, 2023

 

챗GPT에 대한 책은 최근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문구나 광범위한 내용의 다른 책과는 다르게 이 책은 조금 색이 다릅니다. 오히려 챗GPT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먼저 접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가장 첨단의 이슈에 항상 귀를 기울여오고 있었던 저자인 뇌과학자 KAIST 김대식 교수가 이번에 챗GPT에게 눈을 돌린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죠.

 

1장에서 챗GPT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하여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나가는데, 그보다 놀라운 것은 엄격한 윤리 기준하에서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 얘기하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챗GPT를 상대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저자의 기술입니다.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촉발합니다. 인간 사이의 대화에서 필요한 ‘대화의 기술’이,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AI와 대화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고 저도 챗GPT를 시작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책

인간사회에 대한 수많은 생각거리 던지고 방향 제시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꿈꿀자유, 2023

 

이 책은 제가 챗GPT에게 추천을 받은 책입니다. 질문은 ‘한국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로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책을 올해 나온 것 중 추천해줘’였습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한 추천의 글들을 보니 “첨단의학과 환자의 권리, 불평등과 차별, 의료윤리와 사회적 정의, 무엇보다 인간이 사회에 공헌한 다른 인간을 인정하고 기리는 방식에 관해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지고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니 이런 추천의 글들을 학습한 결과로 소개해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국, 책도 읽을 것에 대한 명확한 범위를 정해주면 제대로 추천받을 가능성이 커지겠죠.

 

헨리에타 랙스는 자궁경부암으로 죽은 평범한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허락도 받지 않고 몰래 그녀의 세포를 가져갔고 그녀의 이름을 딴 헬라 세포는 무한 증식해 불멸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의학 혁명을 일으키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탄생시켰지만 헨리에타 랙스는 이름 없는 무덤에 묻혀 잊혔고, 수십 년간 가족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의료 혜택도 받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이런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 이 책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봤더라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챗GPT에게서 추천받은 첫 번째 책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경영, 세무, 노무 관련 궁금증 해소 개원의 필독서

오랜 기간 의사들과 일해온 베테랑들의 실전 조언

『요즘병원, 요즘경영』 렛츠북, 2023

 

제가 최근 만나는 개업의들에게 1순위로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아주 ‘실전’에 가까운 책입니다. 데이터 경영, 세무 경영, 노무 경영은 모두 원장으로서 매일매일 겪고 고민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의 내용을 아주 그대로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뜬구름 잡는 듯한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경영책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저자들은 각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의사들과 함께 일해온 베테랑들입니다. 의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병원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은 데이터화되고 그런 데이터는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입니다. 그것을 마케팅, 내부관리체계 수립 등에 유용하게 활용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무에 관한 내용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지만 막상 절세의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좋은 직원을 뽑고 오랜 시간 함께하는 것이 모든 원장의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무에 관한 내용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노무사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에 이 책에 모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개업의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는 그야말로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책입니다. 개업의의 필독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