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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아름다운 장미를 볼 것인가? 아픈 가시를 볼 것인가?

스펙트럼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12월 마지막 주입니다. 지난주 설레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죠. 이맘때가 되면 그동안 연락이 소원했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 은사님들께도 한 번씩 연락 드리고 연말, 연초를 맞아 약속을 잡기도 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며 설렘과 들뜨는 기분에 잠기는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지인들과 함께 식사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 집에서 작은 홈파티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안에서도 오히려 누군가는 평소보다도 외롭게 느껴지고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들 약속이 있다는데 혼자서 집으로 퇴근하는 모습, 매일매일 진료에 치여 연말 분위기를 느끼지도 못하고 정신없는 삶을 보내는 모습, 함께 하는 연인이 없는 것에 대한 외로운 모습, 누군가는 지난 한해동안 이뤄 놓은 것이 없다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비단 지금의 연말연시 뿐만이 아니고 명절, 휴일을 넘어서 평소에도 우울감을 갖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우울감의 하나의 큰 원인으로 남들과의 비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IT 발달과 더불어 SNS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하여 그동안 모르고 지내던 최상류층의 생활상이나 과도한 자기자랑을 위한 SNS를 보며 그 비교의 격차가 점점 커져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혼자서 지내다 보면 SNS를 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쉽고 그 SNS에서는 화려한 모임을 한다든가 내가 해보지 못할 여행이나 경험을 하는 것을 보면 내 자신이 결국 초라해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SNS에서의 모습은 극히 일부분이고, 그것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극히 일부입니다. 그리고 그 화려함의 뒤쪽에는 각자의 삶의 고민, 그리고 더 큰 외로움과 어려움이 있을테니까요.

 

남과의 비교보다는 내 삶에 더 집중하며 나만의 시간을 잘 채워 나가도록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나를 정말 함께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는 방법도 있을테고, 혼자 있는 시간을 오히려 더 즐기며 만족하는 삶을 찾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자주 연락하며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외로움이 줄고 마음이 포근해 질것입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외로움이 아닌 고독함으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말이지요.

 

그리고 이런 연말연시 한해동안 수고한 자신에게 보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좋고 비싼 물건도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예쁜 꽃이라던가, 기분 좋아지는 장소를 가본다든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든가 하는 나에게 주는 선물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서 감사할 것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19세기 프랑스의 비평가이자 작가였던 안폰소카의 책 나의 정원에서 쓴 편지에서 ‘당신은 가시가 있는 장미를 보면서 불평합니다. 그러나 나는 가시들이 장미를 품게 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뻐합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장미꽃에 가시가 달린 것에 대해 불평하며 살고, 누군가는 가시로 가득한 가지에 아름다운 장미꽃이 달린 것을 보며 기뻐하며 살아갑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내가 보는 시야를 좀 더 긍정적으로 잘 채워 나가는 것이 어떨까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