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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치의학연구원 법안 통과, 그 이유와 다음은?

스펙트럼

국립치의학연구원(이하 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지난 연말 (2023년 12월 28일 오후 본회의)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치과계가 한 목소리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2년 11월 12일 국립치의학연구원(이하 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국회에서 첫 발의된 이후 무려 4,064일, 만 11년 만의 낭보이다. 현재 통과된 국립치의학연구원 법안(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는 ‘치의학 기술의 연구를 통해 산업진흥을 촉진하고, 기술표준화 및 치의학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의 보급 확산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운영할 수 있다’로 치의학연구원의 역할을 정의했다.

 

필자가 느끼는 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첫째, 인구 고령화에 따른 구강건강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구 초고령화 진입과 (전체의 20% 이상 65세 이상, 2025년 예상) 구강만성질환 (치주염, 턱관절 질환 등) 증가에 따른 치과 관련 의료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지출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구강보건의료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사회·경제적 지출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요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누적금이 20조 이상으로 커 보이지만 워낙 지출 또한 크게 성장하여 왔기에, 현재의 적립금은 3개월 정도의 지출 비용만 유지하고 있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둘째, 국내 소비 및 수출 부문에서의 치과의료기기 시장이 가지는 막강한 파워이다. ‘치과의료기기’란 학문적 정의에 의하면 덴탈체어, 광조사기 같은 쉽게 생각하는 치과의료기기에서부터 컴퍼짓 레진, 임플란트 같은 이게 치과의료기기야? 라고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치과재료를 모두 포함한다. 한마디로 ‘치과의료기기’란, 우리가 치과에서 필수적으로 쓰는 모든 치과재료 및 치과의료기기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 치과 의료기기 산업은 임플란트, X-ray 조사 장치 (파노라마), 보존/보철용 치과재료를 모두 포함하여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현재 전체 의료기기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시장점유율은 치의학 술기 발전으로 인한 국내 소비 증가와 수출 효자 상품으로 다수 등극한 치과의료기기가 있기에 가능했다. 현재 이에 대한 보상으로, 관련된 치의학 R&D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치과의료기기를 찾아주려는 움직임이다.

 

셋째, 우리나라 정부의 치의학 분야 R&D 투자가 전체 보건·의료 투자 규모의 단 2%에 그친 채 6년간 제자리에 맴돌고 있었는데, 이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치과의료기기 시장이 가지는 파워에 비하면, 홀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로 작은 규모인 2% R&D를 국가에서 지원받았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 (민간+정부) 연구개발비는 112조 6,4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조 5,108억 원(10.3%)이 증가하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21%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12.7 보도자료). 2024년에 약 15%의 정부 R&D 삭감으로 한풀 꺾였겠지만, R&D 비용의 전체 크기는 선진국과 견줄만할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치의학 분야 R&D는 지속적으로 2%대에 그치면서, 의약품 개발 약 20%, 한의학 약 4%에 비해 투자를 매우 적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많은 치과 종사자, 치과의사협회 및 관련 단체 (학회), 및 국민들이 전방위적으로 홍보하여 국회를 설득하여 결실을 이룬 것으로 생각한다.

 

넷째, 정무적으로 많이 활용되었던 치과의료기술에 대한 호감이다. 비보험 치과치료의 보험화는 국민의 구강건강보건에 직결되기에 대선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이에 국민 및 국회에서의 치과의료기술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게 형성되어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임플란트 치료, 아이들의 막 자라난 영구치에 적용되는 치아홈메우기, 그리고 전 국민의 치주건강을 위한 스케일링 등 많은 비보험 치과진료들이 보험수가로 들어오게 되면서 치의학 의료 기술에 대한 국민적 친숙함이 형성되었고, 11년이나 걸렸지만 국회의 치의학 R&D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 임플란트 보험화가 정책으로 논의되었던 2012년도부터 1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치의학연구원 설립에 대한 법안이 통과된 것은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현재, 우리나라는 최근 1인당 GDP가 32,000~35,000$로, 2022년 5월 유엔 통계국에 의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되었다. 진정한 대한민국의 선진국화가 세계적으로 명시된 것이다. 선진국들의 성장동력 힘은 R&D에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원인 ‘인적자원’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향한 R&D로 ‘기술패권’에 동승해야, 그 다음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략은 정답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술 혁신이나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않고, 이미 Cash-cow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 개발에 투자를 주저하면서 적극적으로 최첨단 세계 의료기기시장 경쟁에 뛰어들기를 꺼리게 되기에, 정부 주도로 어느 정도 R&D 원동력을 만들어주어야 함을 말한다.

 

필자는 이번 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의 통과로 K-Dental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며 전체 대한민국의 의료기기 R&D를 리딩하여,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 치의학연구원 법안 뿐만 아니라 미래 치의학 의료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첨단재생 관련된 많은 법안들도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신나는 소식들은 치과 종사자와 국민 모두에 파이팅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