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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생각하는 새해가 되기를…”

양영태 칼럼

새해 벽두부터 치과계는 오랜 숙원이 이뤄진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치의학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할 수 있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할 수 있는 법안이 3만여 회원들의 염원을 담아 지난해 12월 28일 국회를 통과 한 것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그간 여러 집행부를 거쳐오면서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그 필요성을 역설해 왔으나 아쉽게도 매번 성사되지 못했다. 2012년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국회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가 11년 만에 드디어 통과된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치과계로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태근 집행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렇듯이 모든 일은 한순간에 되는 법이 없다. 때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이뤄지지 않는 일도 있다. 과거 구강보건전담부서가 1975년 폐지된 이후 보건복지부 내에 다시 부활시킨 것은 22년이 지난 1997년 11월이었다. 매 집행부마다 매년 대의원총회 때마다 구강보건전담부서 부활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으나 이뤄지지 않다가 20여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2007년경 다시 단독 전담부서가 없어지고 다른 과와 통합되어 구강생활건강과로 변질됐다가 10여년 만인 2018년 구강정책과로 구강전담부서가 다시 설치됐다.

 

이처럼 정부 내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것도 수십 년이 걸리고 하루아침에 통폐합됐다가 다시 전담부서로 설치한 것이 10여년 세월이 지났듯이 치과계의 숙원사업은 집행부마다의 헌신적인 노력 없이 공짜로 이뤄지는 일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통과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법안도 마찬가지다. 이 과제를 공약으로 걸고 실행에 옮긴 집행부만 해도 여럿이었으나 십여년 만에 법안을 국회에 통과시킬 수 있었다. 치과전문의제도는 어떤가. 1960년경 의료법에 명시는 되었지만 50여년 간 시행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논란을 벌이다가 2011년 의료법 개정으로 시행하게 됐다.

 

치과계 파워가 현실적으로 커져 나가면서 이러한 과제들을 이뤄낼 수는 있었지만 결코 거저 얻어지는 일은 없었다. 여러 집행부가 일궈논 토양 아래 결실이 맺어져 왔다. 그만큼 치과계의 주요 과제와 숙원사업들은 여러 집행부의 수많은 노력과 희생들이 뒤따라야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회원들을 위해 대내외적인 제도와 사업들이 하나씩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에 현재의 우리 모습은 어떤가. 지난 한 해 역시 대외적인 파고에 대응하기도 바쁜 시기에 치과계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며 집행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빈번했다. 심지어 내부고발로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방송과 신문매체에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2021년 보궐선거로 집권한 현 집행부 1기인 2년간의 임기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직전 집행부 임원 상당수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그 중 극히 일부 임원들의 내부 총질행위는 도를 넘기기도 했다. 집행부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 했다고 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코 3만여 회원들을 위한 행동들은 아니었다.

 

이러한 분란을 일으키는 세력들은 자신들이 정의라고 하지만 그 정의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필자와 같이 일반 회원들 눈에는 현 집행부가 어떠한 성과를 내는 것을 극도로 방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런 자세로 차기를 꿈꾸게 되면 자신들이 해 온 행동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지난 3일 열린 신년 교례회에서는 주요 인사들의 인사말이 있었는데 자꾸 귀에 담게 되는 말들을 종합해 보면 ‘치과계 단결과 화합’이었다. 아마도 현재의 내부 분란을 의식한 당부로 보인다.

 

특히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전 국회의원)이 한 말은 곱씹어볼 일이다. “어떤 자리를 놓고 경합할 때는 치열하게 경합하지만, 일단 어떤 임무를 맡게 되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정치를 하면서 느낀 게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 우리 치과의사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사회가 급변하고 의료계 주변여건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는 요즘같은 시절에 내부 분란으로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키는 것은 공멸로 가는 길이다. 새해에는 더 이상의 내부 분란을 획책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발걸음을 옮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