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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그리고 35

이승룡 칼럼

1997년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가 왔을 때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뇌리속에 “IMF” 라는 단어가 각인 되었듯이 이제 임플란트 라는 단어는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적인 용어가 되었다. 임플란트 라는 용어가 등장 할때만 해도 신기하고 치과계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을 거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임플란트가 대중화 되기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레드오션이 되어버렸다. 초창기에는 임플란트 수술을 할 수 있는 치의가 많지 않고 국산보다 외산들이 앞장서서 임플란트를 선도하다 보니 수가 면에서나 비싼 명품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임플란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생겨나고 국산 임플란트 제품수준도 향상되면서 수가 하락은 자연스럽게 조정이 되는 국면이 되었다. 1개당 식립시 2~300만원 하던 게 10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2013년~2017년) 시기에 그 정도 형성된 일반수가에서 2014년 7월 만 75세 이상부터 적용한 보험 임플란트가 총진료비 120만원으로 책정하였으며 본인 부담률이 50% 였다. 그리고 2015년 7월에는 만 70세 이상으로, 2016년에는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여 지금까지 평생 2개의 임플란트를 보험 적용하면서 본인 부담률을 30%로 진행하고 있다. 당시 총진료비가 120만원으로 책정된 수가는 치과계 보험 급여팀의 노력의 일환으로 회원들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편 의료광고는 의료기관의 정보차원에서 상호나 번호, 병상수, 보유장비 등을 나타내는 상식선에서 허용되고 있었으나 이제는 그 도를 넘어선 과대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안과의 경우 라식, 라섹이 유행할 때 각 의원들의 과다경쟁으로 비용적인 부분을 노골적으로 광고를 하였다. 지하철 및 버스내 광고는 특히 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한안과의사협회에서 자정작용으로 회원들께 협조를 구했는지 비용적인 부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치과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과대광고 및 임플란트 수가 광고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8~9년전 100만원의 임플란트가 무너지고 99만원 임플란트라는 광고와 더불어 현재 지하철에는 59만원도 아닌 35만원 임플란트 광고가 버젓이 홍보되고 있다. 정말 개탄할 일이다. 어떻게 저런 임플란트 수가가 가능할까? 

아마도 미끼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 상부구조로 올라가는 보철물과 뼈이식 부분을 추가로 설명하고 일단 내원한 환자에게 현금을 유도하면서 할인하는 행태가 있다고 들었다. 
 

물론 정품이 아닌 임플란트가 35만원에 모두 포함되어 진행한다면 박리다매로 수가를 정할수도 있다. 문제는 환자의 구강건강을 위한 임플란트 술식이 마치 상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임플란트 1개 얼마” 하는 저수가로 광고하는 것이다. 의료인의 자세를 벗어나 장사꾼의 입장이 되어버린 일부 치의들의 비양심적인 광고는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한다. 아무리 치과가 과다경쟁을 한다 하더라도 저런 식의 광고는 제살 깍아 먹기 식이다. 정말 의료인의 품격이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심지어는 마트에서 파는 물건처럼 “임플란트 1+1”을 진행하는 치과도 생겨나기 시작한다니 치과의사가 아니고 치과아저씨 소리를 듣기 딱 십상이다. 특히나 유튜브를 보면 임플란트 광고를 제어하지 못할 만큼 저수가로 홍보, 광고하는 치과들이 즐비하다. 대한안과의사협회처럼 스스로 자제하여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협회에서는 의료광고 부분의 보다 적극적인 컨트롤이 필요하고 특히 “임플란트 35만원” 이런 숫자 기입을 하는 광고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 협회의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노력이 있는 줄은 알고 있으나 심지어는 치과계의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임원을 역임한 사람 조차도 임플란트 반값할인 광고를 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스러울 뿐이다.
 

1개의 치과로는 양이 안차는지 명의대여로 2~3군데 치과를 운영하는 곳이 심심찮게 많이 있다. 2024년 들어서 한국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물가가 너무 올라서 서민들이 아우성이다. 전국적으로 생필품이 오르긴 했지만 서울이 다른 지역보다 물가 상승이 높음을 체감하고 있다. 
 

필자는 이발을 할 때면 이용원이 아닌 미용실에서 헤어컷을 하는데 일반 미용실에서 2022년 5월까지는 23,000원, 23년 12월까지는 25,000원 금년부터는 28,000원으로 인상되었다. 무식한 생각인지는 모르나 남성 헤어컷에 재료가 더 들어가는지…

 

물론 인건비, 임대료 인상이 있다면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이러한 미용실에서도 물가 상승대비 미용료가 오르고 있건만 치과 임플란트 수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보철수가 또한 인하 내지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진풍경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나? 치과의사 과잉배출이 하나의 원인이라면 원인이 될련지는 모르나 일부 저수가 치과의원의 박리다매로 한탕 해먹고 튀는 먹튀치과의 전형을 주변에서 보고 있다.


몇 년전 투명치과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국민들이 속아서는 안될 듯 싶다. “신규 개업 기념으로 임플란트 환자 100명이 될 때까지 80만원으로 해드립니다”라는 식의 광고 영업사원들이 이곳 저곳 치과를 돌아다니면서 모 치과는 임플란트 70만원을 하니 원장님도 수가를 내려서 경쟁대열에 합류하라는 위기감을 조성하는 영업사원을 만난 적이 있다. 여기저기서 구실을 붙여서 수가하락의 경쟁에 앞장서게 하고 있다.


비급여 수가 고시로 말미암아 각 치과당 수가비교가 인터넷상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현실에서 금년 임플란트 보험수가가 총 진료비 128만원에서 130만원 사이로 인상이 되었지만 비급여는 오히려 하락하는 기현상으로 인해, 정부에서 볼 때 임플란트 보험 수가를 인상해야 하는 근거를 잃을 수 있다. 게다가 보험 임플란트 2개에서 4개 확대를 주장하는 협회의 근거가 무색하리만큼 일반 수가가 보험 임플란트 본인부담률보다 낮은 비용으로도 시술을 받을 수 있다면 개수 확대할 이유가 없게 되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일부 말도 안되는 저수가 35만원 임플란트 광고로 인하여 피해보는 치과계 전 회원들의 자존심과 미래를 위한다면, 저수가 광고 표시는 대중매체가 아닌 원내에서만 허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회원 징계 자율권을 속히 확보하여 더 이상 치과가 싸구려 진료, 치과진료비 할인 등의 저속한 단어가 나오지 않도록 제재를 가해야 한다. 내년 협회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치과의사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