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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준비로 쉼 없이 두드리면 기회는 열린다”

한국 수준 이미 세계적…자신만의 연구 스토리 만들어야
인터뷰 - 구기태 IF 1위 ‘Periodontology 2000’ 부편집장

 

“문을 두드리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회는 두드리면 열립니다. 이제는 우리 치과계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꾸고, 스스로 문을 열어가길 바랍니다.”


구기태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치주과학교실)가 ‘Periodontology 2000’ 부편집장에 선임됐다. 이 저널은 치의학 저널 중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등 독보적 위상을 자랑한다. 특히 동양인이 편집장단에 오른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치과계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다.


그런 구 교수의 시작은 다소 소박했다. 치대 졸업 후 안양에서 봉직의로 첫발을 뗐고,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안정된 삶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은 학문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구 교수는 “진료를 거듭할수록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은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해외치대 단기 연수나 임플란트 코스를 고민했지만, 고교 선배의 “너는 꿈도 없냐”는 한마디가 정신을 번쩍 들게 했고, 학문적 도전의 불씨가 타올랐다. 그렇게 그는 미국 템플치대의 문을 두드리며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유학 초기, 연구와 학업은 낯설었다. 실험실에서 수없이 쥐와 개를 다루며 하루하루를 지냈다. 그는 “돌이켜보면 실험을 반복하고 논문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던 그 시간들이 저를 단련시켰다”고 밝혔다.


귀국 후에도 도전은 지속됐다. 그는 국내·외 학술대회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며 존재를 알렸다. 첫 국제학회 강연 기회를 얻었을 땐 한 달 넘게 근이완제와 진통제를 복용하며 긴장과 싸워야 했다. 그는 “발표를 마치고 나서야 긴장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때 깨달았다.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려면 압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그 뒤로 10년 이상 글로벌 연자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쌓았다. Osteology, JCP 등 주요 학술단체와 저널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특히 2019년에는 국제 Osteology 심포지엄에서 임상 연구 부문 1등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 교수는 이번 부편집장 선임이 개인적 영광을 넘어 아시아 치과계의 도약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아시아 연구자들만으로 특집호를 기획하는 것이 나의 작은 목표”라고 밝혔다.


후배 치과의사와 연구자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구 교수는 “나 하나의 성취로 그쳐서는 안 된다. 더 많은 후배들이 기회를 얻고,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아시아 치과계의 위상을 높여나가길 바란다”며 “자기만의 연구 스토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고,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 두드리면 기회는 언젠가 열린다. 그 문을 열 준비만 돼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