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사람은 누구나 편안함을 추구합니다. 편한 옷, 편한 관계, 편한 일상, 그리고 가능한 한 불편한 순간은 피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가끔은 그 편안함이 우리를 점점 더 얕고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합니다. 예전엔 퇴근길에 작은 책방에 들렀습니다. 종이책 특유의 냄새를 맡고, 무겁고 투박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표지를 만지작거리며 고민했던 시간. 어떤 책을 고를까 망설이던 그 짧은 불편함이 어쩌면 나를 깊이 있는 세계로 이끌어주던 출입구였는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다릅니다. 원하는 책 제목을 검색하고, 몇 번의 터치만으로 그 책은 내 손에 쥐어집니다. 심지어 요약본이나 서평을 보며 “굳이 다 읽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게 되죠. 더 나아가 책 자체를 읽는 대신, 짧고 자극적인 릴스나 영상에서 지식을 얻습니다. 빠르고 간편하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니까요. 하지만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편해진 우리는, 과연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되었을까요? 무언가를 오래 붙잡고 읽고, 생각하고, 내 안에 쌓아두던 시간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책은 느리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멈춰서고, 되새기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게 바로 성찰이고, 성장입니다. 편안함은 때로 우리를 가두고, 불편함은 때로 우리를 확장시킵니다. 오늘, 일부러라도 책 한 권을 꺼내 보세요. 당신 안의 깊은 세계가 다시 깨어날지도 모릅니다.
진짜 에너지와 생명력은 ‘약간의 불편함’에서 시작
익숙하고 편안함의 포로가 된 삶의 폐해에 대한 경고
『편안함의 습격』 수오서재, 2025
진료 후 진이 빠진 몸으로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이미 편안함의 포로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이 익숙한 순간이 어떻게 우리 삶의 활력을 앗아가고 있는지 경고합니다.
저자 마이클 이스터는 “편안함”이 가져다준 폐해를 과학과 현장 경험을 통해 통찰력 있게 풀어냅니다. 현대인은 움직이지 않고, 도전하지 않으며, 침묵을 피하고, 배고픔조차도 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신체적 질병뿐 아니라 우울, 무기력, 삶의 목적 상실이라는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자는 북극 오지로 떠나 불편함 속에서 진짜 인간다움을 되찾습니다.
치과의사에게 이 책은 진료실 안팎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진료하고, 점점 자동화되는 업무 속에서 반복적인 피로감을 느낄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삶의 “야생성”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조금 불편해지는 선택’이 오히려 삶을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는, 매일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일을 하는 우리에게도 강력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생명력을 회복하자는 선언입니다. 특히 매일 디지털 장비와 정보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의료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회복은 ‘약간의 불편함’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전환의 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편안함을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을 펼쳐보세요. 우리의 진짜 에너지는 편안함의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을 ‘환자의 기억’에 남도록 설계하고 싶다면
진료공간 브랜드 자산으로 진화시킬 가이드라인 제시
『공간은 전략이다』 북스톤, 2025
진료실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일까요? 이제는 아닙니다. 이 책은 공간이 단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와 고객이 관계를 맺는 전략의 최전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치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가 처음 발을 디딘 로비, 대기실에서 마주하는 소리, 냄새, 빛, 상담 공간의 동선과 분위기까지. 모두가 병원의 철학과 태도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여전히 진료 효율 중심의 공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있지만, 브랜드다운 ‘철학’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환자에게 잊히는 공간이 되기 쉽습니다.
《공간은 전략이다》는 이런 간극을 메우는 구조적 전략을 제시합니다. 몰입, 공감, 연결, 진정성이라는 네 가지 축과 여덟 가지 키워드를 통해, 공간이 어떻게 브랜드의 태도와 환자의 감정을 연결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스타벅스 리저브 도쿄점,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등 다양한 공간 사례는 진료공간을 어떻게 브랜딩 자산으로 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줍니다. 병원 공간도 브랜드입니다. 소소한 변화로 환자의 체험을 바꾸고, 병원의 철학을 공간에 담아내는 연습은 곧 충성도 높은 환자와의 관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간을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도록’ 설계하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이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환자 표정, 말투, 행동 등 관상 넘어 심상까지 읽는 법
‘진상환자 대응법’ ‘분쟁 대처 매뉴얼’ 등 실전적 조언
『관상진료학』 부크크, 2025
이 책은 병을 치료하는 기술 너머, 환자의 심리와 태도를 읽는 법에 주목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현직 의사로서 수년간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의 표정, 말투, 행동을 분석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환자의 얼굴과 태도 너머를 읽는 감각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실전적이고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특히 치과처럼 환자의 불안과 예민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진료 환경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큰 도움이 됩니다. 환자의 주름과 표정에서 그들의 내면을 읽는 법, 외모나 말투를 통해 진료실에 들어서기 전 이미 환자 유형을 예측하는 방법 등은 치과진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상환자 대응법’이나 ‘분쟁 대처 매뉴얼’은 실제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민감한 상황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며, ‘의사의 설득력’에 대한 조언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데 유익합니다. 또한 ‘역(逆) 관상진료학’은 환자뿐 아니라 의사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도 전략적으로 점검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진료실이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니라, 심리전이 벌어지는 현장임을 일깨워줍니다. 환자의 표정과 태도를 분석하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공감할 수 있는 감각을 키우고 싶은 모든 임상가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