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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산업 기술 패권 무한경쟁…새 활로 발등의 불

■치의신보 기획 지상 포럼-③ 국제 사회 속 K-치과 산업 전망

 

 

“우리나라 치과 산업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의 치과 산업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치과 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치과 산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난 몇 년간의 국내 치과 산업의 성장을 큰 성과로 인정하면서도 이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발전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 치과 산업의 발전은 눈부신 속도로 이뤄졌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치과 산업계의 중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상태다.


특히 국내 치과 의료기기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결과 지난 2023년 생산실적 4조 원을 돌파했으며, 치과 임플란트의 경우 지난 2024년도 기준 수출액 1조2450억 원을 기록, 전체 의료기기 수출에 있어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 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우리 치과 산업계 역시 여러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 치과 산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며 우리나라 치과 산업을 위협하는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유럽 진출 실적, 최근 주춤한 임플란트 수출 실적 등도 우리 치과 산업계에 당면한 과제로 꼽힌다. 또 임플란트로 견인해온 우리나라 치과 산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에 본지는 치과계 100년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획 포럼, 그 세 번째 주제를 ‘국제 사회 속 K-치과 산업의 전망’으로 선정하고 관련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지난 10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혜안을 나눴다. 포럼 좌장은 치의신보 편집인인 이석초 치협 공보이사가 맡았다. 패널에는 안제모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 단장, 송호택 치협 자재·표준이사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안제모 회장의 ‘한국 치과의료 산업의 발자취, 그리고 미래 전략’ ▲임영이 단장의 ‘국제 무대 속 K-Dentistry의 위상’ ▲송호택 이사의 ‘치과 산업 발전을 위한 치과계의 바람직한 역할’ 등 주제 발표가 펼쳐졌으며 발표 이후 치과 산업계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토론을 통해 공유했다.


이석초 공보이사는 “현재 우리나라는 치과 의료 수입국이 아닌 수출국으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무한 기술 경쟁 시대 속에서 안전지대는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세 번째 포럼에서는 우리나라 치과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세워보고자 한다. 특히 치과 산업의 트렌드를 조망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과 시급한 정부 정책 등도 알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제모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


포스트 임플란트…디지털·AI에 “답 있다”

디지털 장비·워크플로우·AI 활용 앱 등 주목해야
중국 산업계 경쟁 넘어 협력자 관계로 볼 필요도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안제모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이 ‘한국 치과의료 산업의 발자취, 그리고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먼저 안제모 회장에 따르면 세계 치과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지난 5년간 연평균 5%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치과 의료기기 생산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15.9%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했으며 수출의 경우 연평균 20.9%의 성장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3년 이후로는 생산과 수출 모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리나라는 임플란트 3대 품목이 전체 생산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이 심한 편이다.


안 회장은 “여전히 생산과 수출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23년부터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임플란트 시장의 성공이 산업 발전을 이끄는 계기로 작용했지만, 현재 우리 치과 산업계는 또 하나의 숙제에 직면해 있다. 임플란트 이외의 품목에서 발전을 꿰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포스트 임플란트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최근 치과계 흐름인 AI 기술력을 포함한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치과용 CBCT, 구강 내 스캐너, AI 기반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진단·영상 분야는 물론, CAD/CAM 밀링머신, 3D 프린터, 디지털 교정 등 디지털 치료 워크플로우 장비와 일반인이 주목할만한 예방·관리 분야 AI 활용 앱, 구강 건강 모니터링 기기, 진단 키트 등으로도 시장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임플란트의 성장으로 전 세계에는 이미 ‘K-덴탈’이라는 브랜딩이 돼 있는 상태다. 여기에 디지털, AI 등과 관련한 품목들을 확대해 새로운 수출 성장 축을 확보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 치과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치과 산업 시장을 두고는 우리나라가 R&D 및 CS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고부가가치·프리미엄 전략 ▲소프트웨어·AI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유통·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각종 규제 완화, 해외 인증 지원, 보조금 지원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중국 역시 성장 추이가 빠르고 산업의 질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 경쟁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협력 관계로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끝으로 안제모 회장은 근본적인 산업 발전은 학문적 발전과 함께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돼 치의학과 치과 산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적으로 서포트를 받게 된다면 K-뷰티처럼 치과 산업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신속히 설립돼 산·학·연이 함께 상생의 구조로 나아가 글로벌 역량까지 갖춰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 단장===================


K-치과 산업, 기술력 중심 글로벌 리더 ‘우뚝’

학술·임상·기술·산업 융합 모델로 세계 인정
산학연계 치과 영상 정보 플랫폼 구축해야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 단장이 ‘국제 무대 속 K-Dentistry의 위상’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임영이 단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500개 치과 관련 제조 및 유통사가 활동 중이며 다수의 치과 주요 기업들이 70여 개국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치과 산업계는 학술과 임상, 기술과 산업의 융합 모델을 바탕으로 최근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 단장은 “최근 글로벌 치과 전시 트렌드를 살펴보면 디지털과 AI, 친환경 등이 대세다. 실제로 지난 2023년 퀼른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참가 기업의 60%가 디지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주로 전시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술력 중심의 신흥 리더 그룹으로 인식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임 단장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 단장은 “치과 의료기기 산업의 경우 일반적인 의료기기 산업에 비해 비교적 덜 포화한 상태에 있고 신흥 시장의 성장 여지도 더 열려 있다”며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는 물론 미용 또는 심미 치과 분야 등 틈새시장도 전략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치과 의료기기 인증 등의 절차가 앞으로는 더욱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응 역량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더해 원활한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시장 공략 및 사후관리 전략, 유통망 확보에 있어 국내 치과 의료기기 업체들이 함께 전략을 마련하는 등 공동 브랜딩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치과 영역 연구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치과대학, 학회, 산업체 간의 연계를 바탕으로 한 임상 데이터 교류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임영이 단장은 “의과의 경우 의료영상 저장 전송 시스템(PACS)을 갖추면서 건보공단과 심평원에 엑스레이, CT 정보가 저장·관리되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이를 활용해 AI 진단 기기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다”며 “치과는 개원가 중심이기에 이 같은 자료 수집이 어렵겠지만 그렇기에 많은 영상 정보를 활용해 연구를 활발히 하려면 병원급에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이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호택 치협 자재·표준 이사============================

 

치협이 산업 제도·법적 개선 적극 나서야
지재권 보호·국제표준·인증 완화 지원 제안
개원가도 클린 소비 등 기술 선도 협력해야

 

 

마지막 패널 발표에서는 송호택 치협 자재·표준이사가 ‘치과 산업 발전을 위한 치과계의 바람직한 역할’을 주제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송 이사는 치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치협이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및 촉진 ▲정책 제언·입안 및 제도 개선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국제화 ▲국민 구강 보건과 산업 연계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송 이사는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치협이 신기술 개발, 임상시험, 산업화, 시장 적용까지의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또 치과 산업이 성장하려면 제도적, 법률적 기반이 튼튼해야 하므로 정부 및 국회와의 협의 채널을 통해 제도·법률 개선을 제언하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제 치과계와의 교류에 힘쓰고 치과 산업이 단순히 장비나 재료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 구강 보건 향상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치협이 나서 산업계와 함께 캠페인을 펼치는 등 중개자 역할을 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치협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지난 2023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 최종 통과를 견인한 바 있다.


또 송 이사는 치과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시급한 정부 정책으로 ▲지적재산권의 보호 ▲R&D 투자 확대 및 기술사업화 활성화 ▲산업 클러스터 생태계 조성 ▲국제 표준화 및 인증제도 개선을 통한 해외 진출 지원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산업 발전은 인력이 중요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초반에 치과 산업이 발전할 때는 카피의 카피가 빈번했다. 이러한 가운데 참신한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일이 만연했다. 이를 제도적으로 바로잡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가 기술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증·표준화, 글로벌 마케팅, 해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AI 소프트웨어 제품의 등장에 따른 빠른 인허가 및 인증이 중요하다. 이를 정부가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송 이사는 치협과 정부 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치과 산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개원가 차원의 노력도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호택 이사는 “산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개원가 차원에서도 윤리적 소비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등 지속 가능한 기술 선도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소비자인 치과의사도 힘써야 한다”며 “또 우수한 소비자군인 치과의사가 직접 개선점 등을 생산자·유통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순환 고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산업 성장 상생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핵심

 

이어진 패널 자유 토론에서는 치과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치과 산업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연구 개발, 임상의들과의 교류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고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먼저 안제모 회장은 “산업도 학문과 연계해 함께 가야 한다. 특히 치과 의료기기는 치과의사가 반드시 인벌브 돼야 한다”며 “치협에 정책연구원이 있듯 치협이 중심이 돼 산업계, 학계, 연구자, 임상가들이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지면 아웃풋을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쌓인 데이터가 정부 측에 산업 관련 정책 제안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영이 단장은 “치과계에서 주목하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설립에는 기초부터 임상, 산업화까지 전부 융합하겠다는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하고 치과계에서도 이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융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에 주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치협이 이끌고 산업계가 협력해 나갈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송호택 이사는 “현재 치의학 분야의 연구 개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R&D 펀드 조성, 기술이전·사업화 지원 등에 더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또 단일 기업보다는 여러 기업·연구기관·대학이 모여 상생할 수 있는 클러스터 모델을 만들고 지자체와의 협력 강화도 이뤄야 한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되면 그곳에 산학연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석초 이사는 “치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방이 아닌 소비자이자 임상가인 치과의사, 실제 연구자, 산업계 및 투자자 등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클러스터, 한국형 실리콘밸리이자 라운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이 자리가 치과 산업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국내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저가 의료기기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의견을 들어봤다. 토론에 참여한 오은애 치산협 부장은 “치산협에서도 관심이 높다. 일주일에 10건씩 검색을 통해 식약처에 차단 요청을 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지는 내부적으로 지속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