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티스트 최신호
사람들이 자기 가족의 체취 자체를 싫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인 주립대학의 티퍼니 칠리 박사가 사람은 자기 가족의 체취를 구분해 낼 수 있지만 체취 자체는 싫어하며 이는 근친상간을 막기 위한 진화 메커니즘의 일부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밝혔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칠리 박사는 6~15세 사이의 자녀를 2명 이상 둔 25개 가정을 대상으로 이 가족들 모두에 3일 동안 같은 T셔츠를 입고 자게 해 자신의 체취가 셔츠에 묻어나도록 했다.
3일 동안은 비누도 향내가 전혀 없는 것만 사용케 했다.
3일 후 가족 각자에게 자기 가족 중 한 사람의 셔츠와 다른 가족 중 한 사람의 셔츠 등 두 가지를 주고 냄새를 맡아보게 했다.
부모는 구체적으로 누구의 것인지까지는 가려내지 못했지만 자기 자식의 셔츠를 정확히 구분해냈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체취는 모두 가려냈지만 어머니의 체취는 모유를 먹인 아들과 9~15세의 아이들만이 구분해냈다.
두 가지 체취 중 어떤 것이 더 좋으냐는 질문에는 모두 자기 가족의 체취보다 다른 가족의 것이 더 좋다고 대답했다.
특히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체취가 싫다고 대답했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체취에 `강한 혐오"를 나타냈다. 또 형제들은 자매들의 체취가 싫다고 했고 자매들 역시 형제들의 체취가 싫다고 했다.
칠리 박사는 결론적으로 자기 가족의 체취가 싫은 것은 근친상간을 차단하기 위한 진화론적인 메커니즘의 결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유타대학의 더스틴 펜 박사는 진화 메커니즘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누구의 체취를 좋아한다는 것이 반드시 동침하고 싶다는 의미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일전에 영국 과학박물관 연구팀은 남녀는 자기 부모의 체취를 상기시키는 냄새를 좋아한다는 이와는 상반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