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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나는 철학이야기]미셸 푸코 : 담론, 권력, 주체 (14)/이정우원장

자유와 윤리(상)


푸코는 원래 ‘성의 역사’를 6권으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첫째 권을 출간한 1976년 이후 갑자기 푸코는 8년간의 긴 침묵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세상을 뜨기 바로 전인 1984년 2권인 ‘쾌락의 善用’과 ‘자기 돌보기’를 펴낸다. 이 공백은 어떤 의미를 띠는가? 그것은 ‘쾌락의 선용’에 붙은 매우 긴 서문에서 잘 나타난다.

 

‘성’을 역사적으로 특이한 경험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또한 그것들에 고유한 특성과 상관관계 속에서 성을 이루고 있는 세 개의 축, 즉 성과 관계된 지식의 형성과 그것의 실천을 조절하는 권력체계 그리고 개인이 그 안에서 스스로를 이 성의 주체로 인식할 수 있고 인식해야만 하는 형태들이라는 세 개의 축을 분석할 수 있는 도구들을 마음대로 쓸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쾌락의 선용’)

여기에서 푸코는 ‘경험’을 말한다.

 

그러나 예전의 푸코는 경험이라는 것을 현상학적 개념으로서 거부했었다. 그런 푸코가 다시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근대적 주체 개념의 비판으로부터 새로운 주체 개념의 건설로 사유를 발전시켰음을 뜻한다. 푸코는 지식-권력의 그물망이 주체들을 어떻게 구성해내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이제 각 개인이 이 그물망으로부터 어떻게 자기를 구성해내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이로부터 ‘주체화(subjectivation)’의 개념이 등장했다. 주체화는 ‘subjectification’ 즉 대상에 스스로를 맞세우는 근대적 의미에서의 주체화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일정한 장(場) 안에서 대상화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를 나름의 방식으로 주체화하는 이중적인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그의 사유는 과거와 같은 주체철학은 아니다.

 

나는 싸르트르가 자아란 우리에게 주어진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자아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현실적인 결론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창조해야 한다. [...] 나는 그 역(逆)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창조적인 활동을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는 관계에로 소급시켜서는 안되며, 차라리 어떤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가지는 관계를 그의 창조적 행위에 소급시켜야 한다. (‘대담’)

<1209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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