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문인의 향연 치과의사문인회](시)밥그릇에 대하여/김영훈

아담하게 다듬어진 밥그릇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내 기억들
젖었던 꿈을 헹구어 내는 일이
새벽에 내가 챙겨야 할 목숨의 몫이었다

 

그 안과 내 속에 있는 공간이
오래 비어있으면 서글픔으로 가득해지고
정갈한 것들만 잘도 빨려들어
나도 깨끔한 그릇이고 싶었다


어쩌다 그를 멀리함은 나의 종말일지니
배고픈 짐승처럼 허덕이다가
허리끈 조이며 큰 산 하나를 넘고
심해도 건널 불을 당기는 짓도 하겠지

 

그늘진 곳에서 온전한 나이를 채워
외로움을 털고 밖으로 나서면
순금빛 문화를 가득 채울 그릇으로
아스라한 생명, 그 빛이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