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 뇌 침투… 저소득층 치과치료 사각 심각
미국 의보제 비난 빗발
최근 미국에서 충치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사망에 까지 이른 12세 아동의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미국 내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내 주요 지역 언론들은 최근 미국 워싱턴 외곽의 메릴랜드주에 사는 디아몬테 드라이버 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아몬테 군은 의료보험도 없고, 저소득층 의료구제 대상자 자격인 ‘메디케이드(Medicaid)’마저 일시적으로 박탈당한 후 충치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바람에 박테리아가 뇌에 번지면서 사망했다는 것.
디아몬테 군은 변변한 집이 없어 노숙인 보호시설에 거주했으며 열 살 난 남동생과 빵집 공사장 노역, 화장실 청소를 하는 어머니가 가족의 전부였다.
지난 1월 중순 디아몬테 군은 학교에서 돌아온 뒤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인근 어린이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결국 그는 충치 박테리아가 뇌까지 번졌다는 판정을 받고 메릴랜드 어린이병원에서 2차례 뇌수술을 받는 후 6주간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25일 끝내 숨졌다.
디아몬테 군은 늘 이가 시리고 아팠는데 이번에 충치 6개를 발치해야 했던 그의 남동생과 그는 태어나서 지난해 중반까지 단 한 번도 치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의료보험 가입자가 충치를 뽑는 데 드는 돈은 80달러 선이지만 디아몬테 군의 경우 보험 미가입 및 행정지연 때문에 치료비는 최소 25만 달러로 불어났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메릴랜드주의 저소득층 자녀 가운데 2005년 1년간 치과 검진을 받은 아이들이 16%에 미치지 못한다”며 “보험체계도 엉망이지만, 뒤죽박죽 일처리 때문에 치러야 하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메릴랜드주에는 5500명의 치과의사가 등록돼 있지만, 메디케이드 진료를 하는 의사는 900명에 불과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