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를 자주 만지게 되는 은행·호텔·상점의 종사자는 다른 이들보다 독감에 더 걸리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네바 대학병원 스위스 국립 인플루엔자 연구센터의 이브 토마 연구팀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폐에서 최장 17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지난 16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위험성이 큰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5N1’을 제외한 다양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온도와 습도, 집중도 등에 변화를 주면서 지폐에서 얼마 동안 살아남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인플루엔자 A의 일종인 H1N1 바이러스는 지폐에 묻힌 다음 불과 몇 시간 만에 죽었지만 H3N2 바이러스는 3일까지 살아남았다.
또 감기에 걸린 어린이의 콧물과 섞었을 때는 17일까지 살아남았고 지폐를 만진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 책임자인 이브 토마 원장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병균과 바이러스가 지폐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일부 감기 바이러스가 공기가 아닌 문 손잡이나 지폐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자세히 밝혀진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토마 원장은 또 “전염병의 예방에 지폐와 같은 비생물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지폐를 자주 만지게 되는 직종을 가진 사람은 장갑을 끼거나 마스크를 쓰는 등 각별히 주의하고 규칙적으로 손을 씻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정일해 기자 jih@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