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4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문인의 향연/시]다시 시작하는 하루/김영훈

산마루 멀리 새벽이 오르면
도시를 휘감은 골짝 안으로
안개가 잔뜩 잠겨
큰 호수를 이루게 된다

 

큰 집들이 듬성듬성 서 있으면
작은 집들은 비좁게 모이듯
송사리는 자갈여울에서 노닐고
쏘가리는 맑고 깊은 곳에서 산다

 

두더지들은 제 굴로 기어들고
구조조정의 두터운 이불에
밤잠을 빼앗긴 사람들
산 넘어 햇덩이가 어둠에서 꿈틀댄다

 

밤 갈피마다 햇살은 파고들어
깊게 가라앉았던 강물에
잠 덜 갠 빈 손을 씻어 보면
출렁대는 하루는 다시 시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