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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번째)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제1557번째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그래, 그렇다더라.
어느 유명한 가수의 노래에 따르면,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님은 남이 되어버리고 만다.
오~ 이 얼마나 명쾌한가! 님이 남이 되어버렸던 무수한 연애담(오해는 마시길, 간접 연애도 포함되어 있으니)을 들춰보며 진리를 이렇듯 멋지게 표현한 작사자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점" 하나만으로도 ‘님"이라는 사랑스런 단어가 ‘남"이라는 무심한 단어로 바뀌게 된다는 그 경이적인 발견이었다. 이보다 더 재미있고 오묘한 언어 유희가 또 있을까. 비슷하면서도 정말 상반된 의미를 갖는 단어.


무언가에 홀린 듯 신이 나서 ‘다른 것은 또 없을까" 단어들을 찾아본다. 그런데 이게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던 놀이가 점점 무겁고 심각한 것이 되어버린다.

“꼼꼼!, 그리고 비슷한 단어 깐깐! 오~ 너무 멋지다!”
사실 꼼꼼과 깐깐은 비슷한 면이 많다. 말의 운율도 그렇거니와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면에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꼼꼼하면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지만, 깐깐하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천지 차이인 것.


“세심! 그리고 비슷한 단어 소심!”
세심과 소심도 그렇지 않은가. 작은 것 하나에도 관심 갖고 신경 쓴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세"와‘소" 글자 하나에 따라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모르겠는가? 그럼 세심한 남자와 소심한 남자 둘 중 누구를 선택할지를 한번 생각해 봐라.)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나는 내가 정말 꼼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내 동료들은 내가 너무 깐깐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배려해서 세심하게 말한다고 말했는데, 혹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심한 인간으로 비춰진 것은 아닐까. 헉! ‘님이 남이 되어버리는 게 한 순간이듯 꼼꼼함이 깐깐함이 되어버리는 것 역시 한 순간"인 것이다.
흘깃 옆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를 한번 쳐다보고는 조심스레 물어본다. “저기 말이야, 내가 꼼꼼한 사람인 것 같아, 깐깐한 사람인 것 같아?”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이내 동료가 입을 연다. 자, ‘쌍기역(ㄲ)" 다음에 ‘ㅗ"가 먼저 나올 것인가, ‘ㅏ"가 먼저 나올 것인가, 모음 하나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꼼꼼한 것인지, 깐깐한 것인지~

 

이주선
㈜휴네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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