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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번째)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때!

제1559번째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때!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다.”
물이나 공기처럼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 등이지만 평소에는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건강 또한 그렇습니다. 건강할땐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크고 작은 질병으로 고생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의 고마움을 깨닫게 됩니다.

 

계절의 여왕 5월. 어느날,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산천을 멀리서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맘 먹고 주말 오후 산행을 시작합니다. 길섶 풀길따라 피어있는 갖가지 들풀과 들꽃 감상에 오랜만의 산행이지만 과히 숨차진 않습니다. 숲속 소나무향을 맘껏 들이 마쉬면서 진료실에서의 탁한 공기를 토해내길 반복합니다.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만사 제쳐 놓고 주말엔 꼭 산행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걸음을 재촉합니다. 가벼운 발걸음을 너무 쉽게 내딛은 탓인지 아차 순간에 미끄러지면서 무게 중심을 위해 냅다 잡은 잡목이 꺾이고 몸이 앞으로 쳐박혀버렸습니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은데 오른쪽 손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월요일 진료! 조금 부기가 있긴 하지만 손 움직임은 크게 불편하진 않았는데 핸드피스를 잡으면 통증이 옵니다. 부랴부랴 환자 약속을 조정하고 얼음찜질을 시작합니다. 점심시간에 왼손으로 핸드피스를 쥐는 연습을 해 봅니다. 손을 다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람쥐 쳇바퀴돌 듯 손을 씻고, 또 다음 환자를 보고, 아무것도 아닌듯 너무도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진료행위를 할 수 없게 되다니…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 잠자리까지의 작고 사소한 일상의 시간들. 매순간마다의 자잘한 사연들이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었구나!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 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잠이 들면 다음날 깨어날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입,
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
아기의 옹알거림과 자연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기쁨과 슬픔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남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 할 수 있는 가슴을 가진 나는 행복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중에서

 

 

조세열

전북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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