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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1번째) 나를 만들어 준 고마운 인연들에 대한 그리움을 보내며

제1561번째

 

나를 만들어 준 고마운 인연들에 대한 그리움을 보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지 공부를 좀 했다는 이유만으로 난 무작정 서울행을 택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낯선  이방으로 눈 덮인 고속버스를 타고 마치 어찌 될 줄 모르고 트럭 짐칸에 실려 가는 가축들마냥.

 

그런 나에게 손을 내 밀어 준 것은 예수였다. 그는 나에게 위로와 용기와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주었다. 성경 속에서 난 나의 잊혀진 모습을 찾을 수 있었고 막연히 그리워하던 영혼의 고향을 향한 강한 향수를 느끼게 하였다. 가난했지만 난 정열적이었고 행복했었다. 성경의 말씀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위해 신학에 빠져들었고 나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상들로 머리가 너무 무거웠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나의 진정한 물음에 답을 주진 못했다.


온통 최루탄 가스 냄새로 학교 공기가 오염되던 시절  대학인들의 화두는 민주화, 군부독재타도, 인권수호들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감옥에 가고 학교를 그만두고 현실을 바꾸기 위한 고민들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난 거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겁이 났었고 그런 고민을 할 정도의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였다고나할까. 

 

대학 본과 3학년, 나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현대인의 사도라 불리우는 현대신학의 거장 ‘폴 틸리히’다. 그의 저서 존재에의 용기를 우연히 접하면서 그의 신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기숙사 방에서 그의 조직신학을 밤을 새워 읽으면서 내 영혼에 강한 빛이 비추임을 경험했다. 내가 그토록 방황하던 것에 대한 질문; 이성과 신앙은 양립할 수 없는가에 대한 해답의 근거를 제시했다.

 

2000년 난 미국 유타주에 있는 Gordon Christensen의 clinic에서 internship을 했다. 치과의사로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시절 그는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단순히 치과지식과 노하우가 아니라 치과의사로서의 꿈을 보여주었다. 난 비로소 치과의사가 이렇게 멋있게 살 수가 있음을  알았고 그의 성숙한 인격은 나의 영혼을 감화시켰다.

 

사람은 사람을 먹고 산다. 사람을 통해 자라며 성숙하고 영원한 진리와 생명의 경지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불가의 진리를 빌리지 않더라도 인연이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매일매일의 삶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우리는 자신의 영원한 고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해 호
일산 탑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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