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삼매경 휴가
새해가 되면 항상 다짐하는 것이 있다. “올해에는 독서를 많이 하자" 또는 “한 달에 2권 정도라도 책을 꼭 읽자" 등등… 그런데 새해 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업무상 1년에 한 두 차례 큰 행사를 준비하거나 학술대회 통역을 준비하는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이 프로젝트에만 집중을 한다.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도 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온통 프로젝트 생각뿐이다. 이렇게 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다시금 다짐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봐라. 여유를 갖고, 내 시간이 생기면 꼭 책을 읽을 것이야" 하면서 바쁜 여정 속에서 여유를 찾아보려 애를 쓴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난다고 시간이 생기지 않는다. 어쨌든 나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또 다른 일들로 자연스레 채워진다. 간혹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찾게 되는 유명인들이 내놓는 추천도서 목록은 가능하면 스크랩을 해가며 나도 꼭 읽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이런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실제 독서는 거의 못한다.
매번 실패를 하는데도 독서만큼은 미련을 못 버리겠다.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렇게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독서만큼 투자가치가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읽으면 읽은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내 것으로 만든 만큼 나한테 돌아오는 것이 독서가 아니겠는가.
독서를 통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는 시간에 소설책을 읽으면 좋게다는 생각을 한다. 책은 한 자리에서 원하는 만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처럼 다음주 내용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라도 회식이 잡히는 날이면 드라마를 놓쳤다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뉴스, 신문 등에서 유명인사들이나 성공한 인물들을 보며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았길래 지금의 위치에 올라왔을까? 우리랑 뭐가 다를까?". 그 사람이 자라온 삶을 알고 싶다면 자서전을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소설 또는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되어 개봉하는 영화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 후기를 열심히 찾아보면 대부분 책이 훨씬 낫다는 평이다. 책을 읽을 때에는 나름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에 빠져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어서가 아닐까. 그렇다보니 좋은 내용이라도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는 마음 깊이 와닿기 어려운가 보다. 결론은 우리 생활 속에서 책과 연결고리를 만들려면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휴가계획을 세우는데 휴가철에 독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는 내용의 기사를 얼핏 보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e-독서 휴가를 즐긴다는 기사가 줄줄이 나오더라. 기사의 요점은 e-book이었지만 나는 휴가를 독서하며 보낸다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책은 어떻게든 우리 삶에 일부가 되려고 종이였던 자신을 버리고 e-book으로의 변화도 서슴지 않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
휴가철에는 어디에 가도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쉬었다 왔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럴 바에는 시원한 서점에 가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나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하는 관계로 서점보다는 산속으로 들어가 캠핑을 하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볼 계획이다.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 몸은 시원하고, 독서로 인해 마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가득 차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유현미
인비절라인코리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