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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8번째) 행복이 무엇인가? (하)

제1578번째

행복이 무엇인가? (하)

<1870호에 이어 계속>


휴가를 끝내고 출근하는 날, 저절로 휘파람 소리가 났다. 바로 이것이 행복인가 했다. 행복속에 있으면서 행복을 모른다더니 진료실을 갖고 열심히 봉사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뒤늦게라도 깨달은 것이다. 무엇인가 의욕을 갖고 날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가진 것이 많고 큰 집과 좋은 옷을 입고 산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바로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모자람이 점차 채워질 때 채워지는 기쁨도 있지만 넘치는 상태에서는 방종과 자만과 파괴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대개가 영혼의 즐거움이 아니고 육감적으로 느끼는 쾌락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가슴에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살면 그 사람은 바로 행복 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웃을 사랑하고 산에 있는 나무를 사랑하고 들에 핀 들꽃을 사랑하고 이런 마음을 가질 때 우리들 가슴은 항상 따뜻한 온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사랑이 괴어 있고 행복은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다.


세상을 적극적으로 살아보자. 모아 놓은 돈을 써보고, 일을 찾아서 무엇인가 모색하며 도전하며 살자. 즐길 줄 모르면 세상은 재미없다. 즐거움 속에 생동력이 넘치고 거기서 행복은 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윌 듀란트(Will. Durant)의 명저 철학이야기에서 옮긴 볼테르 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인도의 계급사회에 있는 브라만이 삶에 대한 회의와 갈등으로 고민했다. 우리가 먹고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이 단순기능인지, 머리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드디어 브라만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브라만은 간디스 강가에 있는 힌두교인 한 노파에 묻는다. “행복이 무엇입니까?” 그 노파는 대답한다. “나는 내가 지금 마시고 있는 이 한 바가지의 물이 바로 행복이오.” 힌두교인은 마음속에 힌두의 신을 믿는 것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고 간디스 강물이 새로운 정신을 갖게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한 바가지의 물이 행복인 것처럼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한 생각에 또 한 생각을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울 때 그것이 행복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너무 많은 것을 얻고 너무 많이 아는 것이 행복이 아니고 불행일 수도 있다. 브라만은 어느 철학자에게 물었다. “그 노파의 한 바가지 물이 행복입니까?” 그 철학자의 대답은 “아니다. 그것은 그 노파의 행복이지 내 행복은 아니오.” 그렇다. 행복은 개개인의 조건, 가치관, 선택에 따라 일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즐거움을 갖는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방글라데시의 행복지수가 세계1위라고 한다. 그러나 그 나라는 홍수도 많고 더럽고 비참하다. 못사는 나라가 행복지수가 1위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깊은 산속에 호화별장을 지어놓고 금고에 돈을 가득 담아놓고 좋은 음식을 날마다 먹으면서 혼자 산다면 그 사람은 행복할까? 아니다. 행복은 즐거운 만남 속에 있다. 어울리며 사는것, 좋은 만남 그 속에 행복이 있는 것이다. 남녀의 만남, 친구끼리의 만남, 의사와 환자간의 만남, 선생과 제자와의 만남 등 일생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만남이 있다. 만남 중에서도 좋은 만남, 즐거운 만남 바로 그것이 나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또 하나의 만남을 갖는다.


건너편에 있는 화단의 화초가 나에게 묻는다. “선생님, 지금 행복하세요?”


가끔씩 두런두런 말을 건네고 얘기를 하다보면 화초도 한집 식구처럼 정이 든다. 어린 생명들이 내 마음을 향기롭게 감싸주고 있는 것이다.


    유태영
서울 유태영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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