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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2번째) 같은 꿈을 향해 가는 세계 치의학도들과의 만남

같은 꿈을 향해 가는 세계 치의학도들과의 만남

  

제37회 도쿄 APDSA 참가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내는 이제 2시간이면 기차로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 웬만한 곳은 하루면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굳이 직접 가지 않아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어디 있는 누구와도 쉽게 접촉하고 실시간으로 교류를 할 수 도 있다. 영어라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용어가 존재하고 해외여행은 보편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정착되었다. 본과 3학년이 되어 수업과 병원 생활로 바빠졌을 때 동기 형으로부터 APDSA(Asia Pacific Dental Student Association)라는 행사에 대해 들었다. APDSA는 아태 지역 치과대학생들의 학술교류의 장이자 37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적인 친목도모 행사로써매년 아태지역 참가국인 일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피지, 캄보디아, 호주 등을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솔깃한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올해는 가까운 일본에서 행사가 열려 바쁜 와중에도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올해 참가한 37회 APDSA는 도쿄 근교에 있는 하코네에서 4박 5일 일정으로 열렸다. 우리가 머물렀던 하코네의 숙소에는 호주의 백인 학생들부터 일본, 대만, 챠도르를 두른 인도네시아 학생들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치과대학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배낭여행을 가서도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같은 전공을 공부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자유 여행을 통해서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타국의 450명의 학생들이 똑같이 치의학을 공부하고 있고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찼다.


각 나라에서 치의학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여러 측면에서 다른 점들을 발견했다. 학사제도의 경우, 홍콩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임상과정을 바로 시작했으며 조별로 환자를 배정받고 치료계획을 세우고 집중적인 care를 하면서 배운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학생도 2학년 때부터 직접 엔도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학사과정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었다. 친하게 지냈던 말레이시아 친구 Yaw로부터 말레이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말레이시아의 경우 다민족 국가로서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이렇게 크게 세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고 했다. 같은 말레이시아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각 민족 학생들은 외모부터 서로 많이 달랐다. Yaw는 중국계였는데 APDSA에 참석한 말레이시아 학생들을 소개시켜주면서 누구는 말레이계 누구는 인도계라면서 분류를 시켜주데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PDSA의 공용어였던 영어의 경우 홍콩에서 온 학생들은 영국식 발음의 화려한 영어를 구사했으며, 인도네시아 학생들도 수업을 영어로 받아서 그런지 영어가 유창했다. 대부분의 일본 학생들의 경우는 영어가 서툴렀는데, 개회사 때 일본 대학의 학장님이 직접 일본학생들은 영어가 많이 부족하니 다른 나라 학생들이 많이 가르쳐 주고 이해해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렇듯 서로 다른 점도 많았지만 얘기를 시작하고 서로 친해지자 닮은 점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우선 어느 나라에서든 치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만이나 일본 친구들의 학사 일정과 과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의 학교생활은 그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또 어느 나라 친구들이나 치과대학 학생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미래에 대한 패기와 부푼 꿈을 안고 있었다. 일본친구 Atsuko는 고령화가 되어가는 일본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했고, 말레이시아 친구 Yaw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프랜차이즈 치과를 만들고 싶어 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 한국에서 개업해 살고 싶다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Tiwi, 그리고 임플랜트의 대가가 되고 싶어 했던 대만 친구 Hsuan까지 다들 꿈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었다.


마지막 날 Culture night 행사에서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나라별 장기자랑도 하고 서로 각 나라에서 준비해온 작은 전통 선물을 교환했다. 선물을 많이 준비해가지 못했던 나였기에 주기보다는 주로 받기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괜찮다며 편지까지 써서 주는 타국 친구들에게 깊이 감동했다. 대회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났지만 벌써 동경 하코네에서 만난 친구들이 그립다. 그래도 각기 자신의 나라에서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실습을 하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치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세계의 치의학도들을 보면서 치의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각국에서 나중에 훌륭한 치과의사가 되어 하코네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던 친구들과의 약속을 기약하며 오늘도 한국의 멋진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정진해야겠다.


이주호
단국치대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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