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역사문화 활동 (상)
이상근국제음악제
“진주의 정서를 바탕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음악을 만드신 이상근 선생님을 기리고 알리는 건 지역 후배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이죠.”
3일부터 7일까지 진주에서 열리는 ‘이상근국제음악제’를 마련한 (사)이상근기념사업회 리영달 이사장은 이상근 선생과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다름 아닌 일제 강점기 말 길야(吉野)국민학교(현 중안초등학교) 재학시절 이상근 선생에게 음악을 배운 제자이다.<경남일보 2010. 11.3.>
“치과의사가 무슨 음악축제 이사장이냐”고 하겠지만 원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1961년 초 개업하기가 바쁘게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음악 감상을 위해 사천공군기지의 PX에서 미군을 통해 부속품을 비공식적으로 구입하여 진주에서는 드문 Audio/stereo 시설을 하여 매월 진주의 초·중·고등학교의 음악교사를 초청하여 클래식 음악기행시리즈로 감상회를 2년간 계속하였다.
진주의 원로 음악가 최재호 선생의 해박한 해설과 음률에 맞춘 신나는 몸짓은 음악감상회의 인기를 드높여 참여를 희망하는 분이 너무 많아 비좁은 치과대합실로서는 더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시설을 안집으로 옮겨 가족과 함께 즐겼는데 맏딸은 음악심리를 하려다가 소리심리학자로 시카고 North western대학교의 교수로, 아들은 치과의사이면서 여가에 Electric guitar 연주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 소장하고 있는 SP음반이 무려 700장이 넘는다.
2008년 8월 14일 사단법인 이상근기념사업회의 이사장 자리를 제의 받았다.
4년 전 진주시에서 진주문화를 드높이는 차원 높은 문화축제를 고민하던 차에 당시 한 공무원의 소신발표를 통해 이형기문학상과 이상근음악제를 건의하여 추진을 하였으나 이상근음악제는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해야 할 규모가 큰 문화축제로 맡을 사람이 마땅치 아니하여 나를 지목했던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진주논개제, 은초탄신 100주년기념사업회와 (사)진주문화사랑모임 등 많은 직무를 보고 있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은사에 대한 보답과 지난날 클래식음악에 심취했던 바탕으로 진주의 음악 발전을 위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맡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은사로만 생각해오던 이상근 선생이 200곡 이상을 작곡했고 KBS교향악단에서 가장 많이 연주한 곡의 작곡가, 실내곡과 합창곡을 처음 만든 장본인, 음악이론도 깊게 공부해 논문을 많이 발표한 국내 유일한 작곡가이며 18세에 첫 해곡(海曲)이라는 가곡을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다른 작곡가는 외국의 음률에 가사를 붙여 작업을 했는데 반해 한국의 마음을 더 자세히 말하면 진주의 정서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음악으로 작곡활동을 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상근 선생과 함께 어릴 때부터 줄곧 공부했던 예비역대장인 백석주 형님으로부터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이상근 선생은 어릴 적에 부모를 일직 여의고 가난하여 오르간이나 피아노를 가질 수 없어서 하모니카로 악상을 다듬었다고 한다.
올 3회부터 국제음악제로 행사명을 바꾸어 지난해까지 이상근 선생의 제자들의 공연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국외 연주가들도 초청하여 행사를 더욱 다변화했으며 진주출신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 초청공연도 2차례 마련하는 등 이상근 음악팬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하였더니 예년보다 몇 배 많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심금을 울리며 기립박수가 떠나지 않아서 나 자신도 흐뭇한 감정에 눈시울을 적시며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이번에 초청한 오주영 바이올리니스트는 지난날 나 자신이 유학을 돕기 위한 후원회의 회장을 맡았던 적이 있어 그 인연으로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이번 행사의 백미가 된 것이다.
나는 이 음악제를 통하여 우리지역의 2세들에게 많은 교훈과 희망의 잣대가 되었으면 하고 또 진주인이 이상근 선생의 공적을 알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기에 혼신을 노력을 기울였다.
이상근 국제음악제를 준비하는 와중에 치과의사후배의 주례를 맡았는데 그는 재학시절 합창단 단장이어서 음악제에 초청하는 추억 만들기도 의미가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리영달
경남 진주 리영달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