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수행의 길
젊었을 때는 그냥 살기 위해서 열심히 했는데 이제 나이 40을 넘으니까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옛말에 불혹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다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삶에 대한 자세가 아니라 방법론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즐겁게 살자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그런 머리 아픈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전체적인 흐름이 없기 때문에 인생이 무의미하게 지나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각자 나름대로 삶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생을 하나의 수행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즐겁고 좋은 일만 일어나길 원하지만 그렇게 하면 인생의 참맛을 알지 못하게 됩니다. 반드시 쓰고 어려운 일을 겪어보고 그것을 이겨가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냥 그것을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것은 내가 삶을 살면서 겪는 하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하면 인생의 모든 어려움들을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를 보면서도 내가 이 사람과 교감을 하면서 이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그냥 의미없이 오늘 만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에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그 과정이 저에게는 수행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남을 즐겁게 해주면 자신도 즐거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나 자신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기분이 안 좋아지는 걸 아마 여러분들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남을 기쁘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결과물로 나 자신이 행복해진다면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소한 일을 할 때도 수행이라는 자세로 하면 마음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예를 들면 환자를 위해서 카드를 쓰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지만 그것을 참으면서 하는 과정이 나에게는 하나의 수행이고, 그것으로 인해서 환자분들이 좋은 기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입니다. 환자들을 위해서 장치를 만드는 것도 정말 하기 싫을 때가 있지만 그것을 하면서 나 자신의 마음을 닦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 환자를 위해서 이것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중하면 아무런 잡념도 떠오르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리는 항상 쾌락을 좇습니다. 뭐 화끈한 것 없나 고민하지만 사실 그것을 좇는 과정이 괴롭고, 그 쾌락을 느끼고 난 뒤 허무감을 느끼기 때문에 더 큰 쾌락을 찾게 됩니다. 현재의 많은 안 좋은 일들이 그런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을 좇지 말고 항상 수행을 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단순하고 소박한 것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불가에서는 먹는 음식이 그 사람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육식을 많이 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으면 사람이 왠지 모르게 급하고 화를 잘 내게 됩니다. 그런 것은 약물학적으로, 또 생리학적으로 증명된 것인데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 동안의 쾌락 때문에 그런 것을 먹습니다. 제가 주위를 살펴보면 현대인들은 그런 것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것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잊고서 사는 것 같습니다. 될 수 있으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정제된 것보다는 그냥 음식을 많이 먹으면 마음도 맑아지고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맛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설탕 같은 단맛을 주지는 않지만 씹을수록 맛이 나는 쌀의 깊은 맛을 주게 됩니다.
그냥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수행을 한다는 자세로 살면 인생이 행복합니다. 그런 금욕적인 삶이 무슨 재미가 있냐고 하지만 현대인의 삶은 과연 행복을 주는지 한번 되짚어 볼 일입니다. 모든 일을 하면서 그것이 마음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어떤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 보았을 때 과연 나는 얼마나 마음을 닦았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장성원
서울 이잘난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