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리화?
최근 모 경제신문 기사를 인용해 봅니다.
레디박사가 1984년 인도남부 첸나이에서 인도 최초로 기업형 의료사업을 시작한지 27년만에 아폴로병원은 현재 인도의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랍, 피지, 말레이시아, 자메이카, 영국 등에 53개 계열병원, 9000병상을 거느린 초대형병원으로 성장했다.
이 병원에는 의사 2000명, 간호사 6000명, 직원 6만5000명이 일하고 있다. 아폴로병원은 지난해 1850만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400만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55개국 출신 외국인환자 8만명이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한국과 인도의 의료제도가 달라 비교하기 곤란하지만 국내 최고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이 1989년 1000병상으로 설립되어 21년이 지났지만 2700병상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폴로병원의 성장은 부럽기만하다.
‘아폴로병원은 지난해 매출 205억6400만루피(약 6,160억원)를 기록했고….’
부럽다는 얘기에 의문이 들어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아폴로병원은 1인당 매출이 0.1억으로 생산성이 심히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산업의 2009년 시장규모는 38조원 정도랍니다. 그러나 한국의 병원 인건비 비율은 41.86% 정도된다고 합니다. 실제 의료서비스의 많은 몫은 인건비로 들어가는 노동집약적 시장인 것 같습니다.
의료서비스에서 추구하는 영리화의 목표가 고용시장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어느정도 정책적 목표는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하지만 자본의 속성은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속성이 있는데 자동화가 안돼있는 노동 집약적 분야에서 이득을 취하려면 외국에서 임금이 싼 의사나 직원을 수입하는 등의 싼 노동력을 이용하던가 직원들을 쥐어짜던가 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의약품시장의 세계시장 규모는 800조원이라하고 의료기기시장은 250조원 규모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의약품시장에서 연 3조원(시장규모 18조) 의료기기시장에서 연 1조원의 (시장규모 3조6000억) 수출입불균형을 이룹니다. 적자만 해소해도 의약품과 의료기기에서 4조원의 추가시장이 국내에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도 하는 제조업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산업은 경쟁력이 저하돼있는 의약품, 의료기기시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작년 의료관광적자는 1,320만불(150억)이라고 하며 보건산업진흥원의 장밋빛 전망에 의하면 해외환자 30만명을 유치하면 2조~4조원의 생산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부작용을 고려할 때 그보다 몇배의 대가를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의료환자 유치는 이번 구제역사태와 유사한면이 있습니다.
220억원(2009년) 수출하는 돼지 시장을 지키려다, 현재까지 1조원에 이르는 살처분 보상금이 들었다고 합니다.
해외환자 유치는 감염성질환의 글로벌화를 불러일으키고 보조인력의 다국적화만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공공서비스적 성격이 짙은 노동 집약적 의료서비스에 이윤을 고집하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다음 인터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렌만 하바드 의대 명예교수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