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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0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상)

제1620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상)

신구대학 치위생과에 갓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호주 해외 인턴십에 대해서 처음 들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신구대학 치위생과는 이 사업을 통해서 이론과 실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겸비한 치과위생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호주 인턴십을 통해서 호주를 다녀오신 선배님들이 여럿 계셨다. 인턴십 제도를 딱 듣자마자 ‘아 저건 내꺼다, 졸업하기 전에 꼭 한번 해봐야지"하고 마음을 먹었었다.


나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영어에 대한 흥미가 있었고, 한국의 치과위생사로서의 삶도 물론 좋지만 호주나 캐나다에서 직업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것이 아마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2학년 1학기 때는 학교에 개설된 영어회화 강좌를 시간을 내어서 청강하고, 여름방학 때는 워크캠프를 다녀오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외국 친구들과 보름동안 생활을 같이 하면서 그렇게 나는 점점 해외에서의 나의 삶을 그리게 되었다.


이전에 인턴십을 다녀온 선배님들은 3학년 1학기 때 갔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2학년 2학기 때 기회가 있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조금 빠르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니까 모든 것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되든지 한번 해보자고 결심을 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외국어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영어 구술 면접을 준비를 했는데, 준비해 간 것보다 너무 말을 못했다. 면접이라 하면 한국말로 해도 떨릴텐데 영어로 내 생각을 분명하게 전해야 하니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못 봤다고 생각했으니까 당연히 떨어질줄 알았는데, 워크캠프를 다녀오고 나니까 합격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외국어 교육원에서 인턴십을 가는 학생 모두를 위해 마련한 영어회화교육을 들었는데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자유롭게 어제 하루 동안 있었던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해서 그날 꼭 배워야 하는 영어공부까지 항상 웃으면서 갈 수 있었던 강좌였다. 


이러한 일상 가운데서 한국에서는 꽤나 먼 호주에 도착했을 때, 시드니 공항을 나서는 순간 마음을 탁 트이게 하는 하늘을 잊을 수가 없다. 호주! 하면 떠오르는 높은 하늘과 맑은 바다, 대자연이 연상되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는 것을 처음부터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 시야로는 다 담을 수가 없는 맑고 높은 하늘은 정말 인상 깊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신구대학 치위생과와 협약을 맺은 호주 병원인 Dental Focus에서 우리를 마중 나오셔서 짐을 모두 실고 우리가 앞으로 살게 될 숙소로 향하였다.


호주의 치과는 Branch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Dental Focus는 3개의 Branch를 가지고 있는 호주에서는 보기 드문 치과였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Strathfield Branch를 중심으로 하고, 현지 환자들이 80% 정도인 Baulkham hills, 마지막으로 거의 대부분이 호주 환자들인 Wetherill park Branch로 나눠져있었다. 늘 실습생은 한명씩 오곤 했었는데 이번년도에는 나를 포함해서 3명이기 때문에, 우리는 3개의 Branch를 돌아가면서 실습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3명 모두 Strathfield에서 전반적으로 호주 치과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를 배우는 warming up 시간이었다. 그런데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Strathfield에 우리학교를 졸업하신 정혜정 선배님이 근무를 하고 계셨다.


우리학교를 선전하는 광고 중에 ‘거미줄 동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혜정 선배님은 우리가 호주 병원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


Strathfield에는 Head dentist이신 Kay park선생님을 포함해서 3명의 선생님이 계셨고, Denture만 전문으로 보시는 denturist 한분, 그리고 Dental Hygienist 겸 Therapist로 활동하시는 Sharon Yang 선생님이 계셨다. 호주의 치과위생사는 한국의 치과위생사와 많이 다르다. 우선 Dental Assistant와 Dental hygienist는 그 업무가 확연히 나뉘어져있다. Dental Assistant는 말 그대로 Dentist가 진료를 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는 진료실의 협조자 개념이라면, Dental hygienist는 치과의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단독적으로 자신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scaling 이나 root planing(치근활택술)이 주 업무이다. 그리고 환자에게 dental health education과 oral hygiene instruction을 하는 등의 예방업무를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Dental Hygienist제도와는 다르기 때문에 호주에서 Dental Hygienist로 진료를 하시는 Sharon Yang선생님을 보는 눈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은 병원에서 promotion차원으로 환자들 한 명 한 명의 구강 상태를 체크 해주고 올바른 잇솔질 방법을 알려주는 행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Yang선생님 옆에서 진료를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치과위생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꼼꼼하게 한 명 한 명 진료를 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호주의 Dental Hygienist는 한국의 Dental Hygienist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내 직업, 내 환자에 대해서도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는 호주인턴십을 오기 전에 한국에서도 한 달간 실습을 했었는데, 그 때 조차도 치과위생사로서 가져야 하는 사명감에 대해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지 않았었다. 환자들의 구강건강을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이렇게나 필요한 일인 줄 몰랐다. 선생님의 환자들 중에 한 분은 자신이 치과에 정말 오래 다녔는데도 그 누구도 자기에게 올바른 칫솔질 방법이나 치실, 치간 칫솔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며 고마워하셨다. 이런 환자들을 보면서 선생님은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고, 나 또한 한국에 돌아가서 치과위생사가 된다면 정말 내 일에 대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Yang 선생님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또 보다 전문적인 호주의 치과위생사가 되기 위해서 도전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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