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내가 하고 있는 가치있는 일들
내가 개원하고 있는 성남에서 치과의사회 공보 영역에서 일한 지 2년여가 되어간다. 공보이사가 뭐하는 자리인줄도 모르고 그냥 회보발간만 도와주면 된다는 선배의 말에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하고 어물쩍 맡게 되었다.
처음엔 정말 회보발간을 도와주는 업무로 일년에 한번 내지는 반년에 한번 발간되는 8페이지 분량의 아주 단순한 소식지를 발간하는 일로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데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안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최고의 사랑’에서 톱스타 배우인 독고진과 비호감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의 ‘레벨’이 다르듯 2년여가 지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레벨’이 되었다.
먼저 소식지의 발간이 격월에 한 번씩으로 정례화 되었고 그 사이 소식지의 이름도 회원들의 공모를 통해서 ‘성남치원’으로 명명이 되어졌다. 또한 홍보위원회를 조직하여 구강보건의 날을 앞둔 지난 5월에는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지역방송과 지역신문 기자들에게 치과치료에 관련된 정보들과 치과계 관련 소식들을 전달, 보도되게 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치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회원들의 과반수가 넘는 동의를 얻어 불법 네트워크치과의 폐해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인근 지하철역에 올바른 치과선택의 가이드가 되어 줄 수 있는 내용의 지하철 벽면 광고를 추진 중에 있다.
이렇듯 크게 부담스럽지 않던 초기의 수준에서 자의든 타의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이제는 꽤 부담스러운 수준이 되어버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왜 이렇게까지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이 일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처럼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 가치가 있고 그 가치가 일반 시민들과 우리 성남시 회원들에게 실직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이왕 하는 일 제대로 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하는 게 요새 나의 솔직한 심정인 것 같다.
그런데 그동안 성남시치과의사회의 공적인 일들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회장님 이하 여러 이사님들은 여러 가지 사안으로 점심 및 저녁 약속, 심지어는 조찬 약속이 줄지어 있고 진료를 빠뜨리고 회의에 참여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인데 그렇게 바쁘게 뛰어서 하는 일들의 성과를 일반 회원들이 정말 알아주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일을 열심히 한 만큼 일의 성과를 알리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그렇게 일한 것이 빛을 발할 것인데 밑 빠진 독에 물 붓 듯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것은 요새 같은 시대엔 맞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성남시치과의사회에서는 현 집행부에서 하고 있는 일들과 홍보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성남치원을 통해서나 회원들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소상히 알리는 일도 일반시민들에게 하는 홍보 활동만큼이나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노력들로 말미암아 예전에는 회비도 잘 내지 않던 회원들이 이런 일들을 하려면 회비납부라도 해야지 않겠냐며 밀린 회비를 납부해주고 회에서 하는 일들에 관심을 쏟아주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노라면 내가 고생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도 되는 듯 힘이 솟는다.
요새 치협에서는 불법의료신고센터를 개소하고 불법 네트워크치과의 척결을 위한 특별성금 모금을 하는 등 온힘을 쏟고 있다. 부디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의 어깨에서 힘이 빠지지 않게 우리 모두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세나
서울나란이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