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 보셨습니까?
모든 이의 삶은 울음으로 부터 시작한다.
첫 울음은 엄마의 산고를 잊게 하는 행복한 탄생의 울음이다.
이울음은 오직 하나다.
왕후장상의 울음이 따로 없고 말구종, 여릿군, 까정이패, 각설이패, 화적패, 논다리, 더벙추의 울음이 다르지 않다.
이울음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곧은 선물이며 옹근 몫이다.
울어 보셨습니까?
동계 올림픽에서 우승한 김연아의 눈물이 아니어도 좋다.
찌든 삶 속에 한푼 두푼 옹골지게 모은 돈으로 처음 자기 집이라고 15평짜리 아파트를 샀을 때, 창가에 서서 자기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은 환희와 기쁨의 눈물이며 끝내 해낸 성취의 눈물이다.
이때만큼은 지난날의 모든 사연들이나 괴롭고 안타까웠던 모대기가 모두 사라져 버린다.
울어 보셨습니까?
이건 큰 싸움이다. 인생의 갈림 길이기도 하다. 꼭 이겨야 했다.
전쟁, 전투가 아니고 우리 생활 속의 입시, 선거, 진급, 당첨, 말질 등에서 이겨야 했다.
그러나 매양 떨어지고 석패와 열패로 얼룩졌다.
어느 누가 말하기를 ‘자기는 운전면허 시험까지 합해 인생의 합격률이 45%라 한다." 그럼 55%는 울었다는 얘기 아닌가?
울어 보셨습니까?
영화 워낭소리의 황소 죽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 짖게 한다.
워낭소리의 황소 뿐 아니라 개, 고양이, 앵무새, 고슴도치, 햄스터, 토끼 심지어는 이구아나 등등 반려동물의 죽음은 영원한 이별에 대한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아픔과 슬픔이다.
생후 몇 개월도 안 된 길고양이를 데려다 15년을 길렀다. 결국 길고양이는 천수를 다하고 죽었다. 그런데도 눈물이 났고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울어 보셨습니까?
‘엄마 배고파! 엄마 배고파!"
‘없는 밥을 어떻게 주니?"
엄마의 먹힌 가슴이 언제 시원해질까? 밥이 생기면 정말로 엄마의 응어리가 풀릴까? 아무튼 애들과 엄마는 밥이 생기기를 바라겠지?
굶주림, 배고픔, 허기, 기아의 고통은 참고 견디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슬픔이다.
풍요가 허기를 다 채워 준다 해도 또 다른 주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울어 보셨습니까?
한 노파가 부모의 산소를 찾는다.
산소를 부둥켜 안고 소리 내여 울기도 하고, 물끄러미 바라만 보기도 한다.
이 모두가 부모에 대한 연민의 정과, 못 다한 효를 조금이나마 채워보려는 뜻이리라.
그러나 항상 우리는 부족함, 미흡함, 뉘우침, 아쉬움으로 눈시울을 적신다.
울어 보셨습니까?
‘이 늠의 자슥아! 무엇이 그리 급해 내 보다 먼저 세상을 뜨냐?"
‘이러케 내맴에 가시를 꼽으면 난 어떠케 사냐?"
‘에이 몹쓸늠의 자슥 가터니라구!"
꼭 죽음만이 아니다. 다쳐도 그렇고, 병들어도 그렇고, 실패를 해도 그렇고 항상 부모의 마음은 자식 생각뿐이다.
울어 보셨습니까?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백사장 새 모래밭에 칠성단을 보고.’
‘님 생겨 단하고 비나이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울어 보셨습니까?
회심곡 끝자락
‘일신정기(一身精氣)며 인간오복(人間五福)
몸수태평 얻어다가 귀한 아들 따님 전에 전법(傳法)하니,
어진 성현이 선남자(善男子) 되리로다.
명복(命福)이 자래(自來)라,
아하~헤나네
열에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아’
울어 보셨습니까?
지금 이야기는 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의 은퇴 설교 중 하나다.
‘6·25전쟁 중 1·4후퇴 때 한 미군병사의 이야기다.’
‘미군병사가 어느 다리 밑을 지나다 한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다리 밑에는 발가벗은 한 여인이 죽어 있었다.’
‘죽은 여인 옆에는 여인의 옷으로 감싸인 어린아이가 있었다.’
‘여인은 자신의 옷으로 아이를 보호 하고는 죽어 간 것이다.’
‘미군은 여인을 그 자리에 묻고 아이를 미국으로 데려 갔다.’
‘미국으로 간 아이는 성인으로 성장했다.’
‘노인이 된 미군병사는 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에 대해 알려 주었다.’
‘성인이 된 아이는 추운 겨울 어느 날 엄마가 잠들어 있는 다리 밑에 왔다.’
‘아이는 자신의 옷을 다 벗었다.’
‘엄마! 내가 왔어요. 살아서 왔어요.’
‘엄마! 이제는 춥지 않게 나의 옷으로 덮어 드릴게요.’
‘아이는 옷 하나하나를 엄마의 무덤을 덮어 갔다.’
‘발가벗은 아이는 엄마의 산소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엄마! 제가 너무 늦게 왔어요.’
울어 보셨습니까?
신덕재
서울 중앙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