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꿈꾸는 세상 ‘위메진’
어릴적부터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가끔은 부정적이거나 음탕한 쪽으로 치우치기도 했지만 되도록 제 자신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상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시크릿’이라는 책의 내용처럼 저는 상상을 하고 이것이 실현되었다고 믿음으로써 강한 추진력을 얻어서 크고 작은 일들을 성취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일을 실행하기에 앞서 습관처럼 상상력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상상하다’라는 뜻의 이메진(Imagine)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제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꿈꾸고 좇으면서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흡족해하던 어느날 다음과 같은 글이 저의 가치관을 바꾸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쉽게 자신의 마음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게는 큰 영향력을 발휘한 문구였습니다.
‘어떤 행복도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게 하지 않으면 지속적일 수 없다.’
어릴적 막연히 다니던 교회에서 듣던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성경구절이 동시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이웃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의 행복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 였습니다.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라는 역설같은 진리였습니다.
인생의 반 정도를 정신없이 달려온 지금 저는 이메진이라는 단어에 브레이크를 걸고자 합니다.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직을 하는 것, 대학원을 다니고 자기계발을 하는 것, 군대를 건강하게 마치고 연애하는 일, 그리고 치과를 개업하는 것은 혼자만의 진실하고 절실한 상상으로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다른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좀 더 솔직하게 저의 행복이라는 쾌락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고 눈치빠르게 간파해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저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이메진이라는 단어대신 같이 꿈꾸자는 의미에서 위메진(Wemagine = We + Imagine)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물론 위메진은 사전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천 사람의 한걸음이 훨씬 강력하고 의미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저만의 단어일 뿐입니다.
개원을 하면서 원장이 되어 제 상상대로 치과를 꾸려왔습니다. 제 상상과 맞지 않는 시스템이나 직원들을 제 상상밖으로 밀어내 버리면서 제가 가진 꿈을 조금씩 실현시켜 왔습니다.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직원들은 자신만의 꿈을 잃은채 하루하루 열정없이 일하고 있었고 저는 그런 모습들을 모른체하며 제 생각을 강요하는 원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제가 가진 상상력을 실현시키기 위한 부속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슬쩍 찔러주는 인센티브로 그들의 마음을 쉽게 돌리기에는 골이 조금씩 더 깊어져가고 있었습니다. 먼저 개원한 친구들의 조언처럼 직원들과 원장간의 관계는 누구나 비슷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해보기도 했지만 퇴근할 때면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우리병원의 모습에 대해서 혼자서 이메진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직원들과 같이 위메진해보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직원과 원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행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로서 서로를 인식하였으면 합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직원들의 교육에 더 많은 자원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볼 겁니다. 수익이 줄어들지는 모르지만 직원의 행복은 궁극적으로 저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흐뭇한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원장과 직원이 모두 행복하고, 이것을 알고 느낀 환자들로 병원이 넘쳐날지 모른다는 앞선 욕심도 슬그머니 머리를 듭니다. 직원들이 제 병원을 떠나서 다른병원을 가게 되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그려 보는 것도 참 즐겁습니다. 우리병원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이런 가치관에 영향을 받아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사회구성원들과 위메진하게 될 것 같다는 기분좋은 꿈도 가져보고 싶습니다.
‘같이’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란 문구를 마지막으로 적어봅니다.
옥용주
내이처럼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