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스위치를 꺼라!
우리는 모두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힘듦의 원인, 그 중심에 각 개인의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일상 속의 주변 환경과 사람들, 그리고 내 자신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우리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한다.
이런 스트레스의 누적은 오늘날 뉴스 속 많은 질병과,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갈등과 사고들을 초래한다. 특히 치과의사로서는 네트워크 치과 문제, 의료 사고를 포함한 환자와의 문제, 세금을 포함한 치과 경영 문제, 직원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계속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의료인의 사례가 보도될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되고, 난생 처음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필자는 스트레스의 본질과 해결책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살아 남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남게 되면서 터득하게 된 생존 비법이 종족 보존을 위해 몸속에 깊이 남겨 진화된 것 같다. 아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먹이와 혹독한 추위를 해결하는 문제였을 것이다. 원시 시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우리의 조상은 어느 때는 돌이나 하나 들고 맹수와 맞설 때도 있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늦은 밤 깜깜한 골목길을 아무도 없는데 혼자 걸어서 집에 갈 때를 상상해보자. 이때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고 누가 쫓아오는 것 같으면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때 우리 몸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율 신경이 발동하여 교감신경이 긴장하게 되고,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노아 아드레날린이 나와 심장, 맥박이 빨리 뛰고,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이 수축하며 긴장하게 되고 이른 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몸 상태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럴 때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또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고혈당과 저체온 상태가 되어, 긴급 상황에 가장 효과적으로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일 예로 치과의사로서 우리는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이 들어간 마취제를 쓰고 있어 누구나 이것에 익숙한데, 이것의 장점 중 하나는 혈관이 수축되어 수술 시 출혈을 줄여주게 됨으로 수술을 쉽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맹수에 물려도 출혈을 줄이게 끔 진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 몸은 꼭 필요한 기능이 극대화 된다.
즉, 적을 잘 보기 위한 눈, 순간적인 힘을 폭발적으로 쓰기 위한 뼈, 근육, 정확한 판단을 위한 뇌의 기능은 강화되고 소화기관의 기능은 약화된다. 목숨을 걸고 싸워 죽이던지,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면 죽기 살기로 도망가던지 하는 정확한 판단과 행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몸 상태는 무엇보다 생존에 중요했기에 우리의 몸속에 각인되어 진화 된 듯 하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의지로 생각하고 결정할 필요도 없게 심장이 뛰는 것 처럼 자동적으로 작동되게 프로그램 되어있다.
이런 상태는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만 단기간 써야 하는 이런 상황이 현대에는 너무 자주 일어나고 일상화되어서 문제인 것이다.
사소한 스트레스라도 우리 몸은 돌 하나를 들고 맹수와 맞서는 상황과 같이 인식하게 되고 교감신경이 자동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혹독한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계속 긴장하는 견디기 힘든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항상 긴장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장기를 둘 때의 훈수 한마디가 목숨을 거는 상황으로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작동되어 버리게 된다. 만성적인 이런 고혈당, 저체온 상태는 뇌기능을 떨어뜨려 우리를 난폭하게 만들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상태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평생 후회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알 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술, 담배, 마약 등 중독성 있는 것에 의지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지만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나빠진 건강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난폭함과 비합리적인 판단은 더 심해질 뿐이다.
그러면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우리에게 생긴 이런 일들이, 우리에게 생긴 행복했던 일들이 그랬던 것 처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어떻게든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사실만 인지하게 되어도 반은 해결된 것과 같다. 모든 일이 대부분 최악의 결과를 생각해 보아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일상 속의 작은 문제로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가 생겨 화, 짜증이 나더라도, 이것을 오히려 경고 싸인으로 알고 의식적으로 분노 스위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무게는 전신의 3%이지만 혈액은 20%가 공급되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만성적이고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위기상황에서는 뇌가 정상적 기능을 못한다. 이런 위기 상황을 넘기고 다시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되면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나쁜 상황이라도 가장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스트레스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주변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어 조금씩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가 ‘나비 효과’를 만들 수 있기를, 더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이정화
충주 중앙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