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여성 대변할 대의원 수 조정돼야
간담회·문화행사 등 소속·유대감 넓혀야
김진구 :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페이닥터들이 회원에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 회비가 부담된다기보다는 연회비 외에 각 분회 및 구회, 지부 입회를 해야 하는데 개원을 어디서 할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회비까지 납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페이닥터 대다수가 미가입회원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개원하기 전에 입회비를 유예시켜주는 등의 운영의 묘를 살렸으면 하는 의견이다.
김홍석 : 회원들간의 갈등 요인들은 세대간의 문제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치협의 대의원제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는데 이에 대한 생각도 말씀바란다.
김윤관 : 대의원총회가 치협 최고 정책결정기관인데도 불구, 총회를 통해 전국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원활하게 받아주는 구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매년 총회에 수많은 안건들이 올라오는데 물리적으로 하루에 모두 의결하기는 버겁다고 본다. 이에 중점 주제들을 잡아서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성옥 : 직선제에 대한 의견들도 대두되고 의사협회의 경우 직선제로 했다가 문제성이 노출돼 다시 간선제로 가는 등 서로의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대의원 수를 늘리는 부분도 총회의 능률 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김경선 :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공보의 등 젊은층과 여성 회원들의 회무참여를 위해서도 대의원 수 조정 등이 신중히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 치과의사들의 고충은 기성세대보다 더욱 절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의견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김진구 : 치협이 전체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라면 대의원 수를 늘리는 정관개정을 통해서라도 젊은 치과의사들의 치협내 의사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구조에서는 사실상 젊은 치과의사가 대의원으로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의사협회의 경우 각 시도지부 외에도 공보의 등 4개 직역단체의 장에게는 의협의 정책이사직을 부여하고 각 직역단체에 해당하는 대의원 비율을 보장하고 있다.
김홍석 : 토론을 하다보니 페이닥터들의 문제에 대해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씀바란다.
김진구 : 저 역시 공보의를 마치고 페이닥터로 근무할 치과를 알아보는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어렵게 구했다해도 10년전과 같은 보수는 차치하고라도 야간, 토요진료에다 심지어 진료 중에 발생하는 배상책임보험 부분도 페이닥터에게 주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치과계 최대 약자가 페이닥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선배 치과의사들에 대한 반감이 자연스레 싹틀 수 있다고 본다. 페이닥터들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경선 :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인원 중 페이닥터까지 포함해 비개원의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을 위한 입회비 면제, 회원고충 해결 등 포용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도 필요할 것 같다.
김윤관 :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선후배 간에 또는 원장과 페이닥터 간에 서로 상대방 의견들을 교류하고 소통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민다면 각종 치과계 갈등들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선후배간의 결속력이 약화돼 가고 있기는 하지만 서로 먼저 손을 내밀다보면 치과의사라는 소속감을 통해 멘토, 멘티 관계처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김성옥 : 페이닥터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젊은 회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정한 치과의사 수 조절이 필요하며, 아울러 대진의 척결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은퇴를 앞둔 선배와의 연결고리 형성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치과계 이슈가 되고 있는 일부 불법 네트워크 치과 문제와 관련해 대학교육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요즘 윤리적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우선돼야 할 것이 주치의 개념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건강은 물론 마음까지 치료하는 주치의 개념 확산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경쟁적으로 점점 치과가 대형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치과가 대형화되면 될수록 개원비용은 물론 여러 가지 제반적인 유지관리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가능성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환자에게 오버페이스를 할 여지도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치과계가 이미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불경기에도 치과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홍석 : 오늘 좌담회를 통해 그동안 등한시 했던 치과계 세대간, 계층간 갈등들에 대해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오늘 토론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향후 정책적 보완을 통해 치과계 갈등을 해소하는데 치협 집행부가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 오랜 시간 토론을 진행해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정리=신경철 기자